사랑하는 것들이 사라지기 전에
이영주 지음 / 꿈꾸는인생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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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p.7

"사라지는 것들을 사라지지 않도록 할 수는 없다. 

할 수 있는 것은 사라지려는 것들이 사라지기 전에 사랑하는 것뿐이다."


이 책은 이영주 산문집으로, 저자가 어린 시절 경험한 몇몇 죽음과 죽은 이들이 남긴 흔적과 사랑하는 이의 질병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암을 경험했던 작가이기에 어쩌면 삶과 죽음에 대해 더 예민할지도 모르겠다. 나역시도 그러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초반 책을 읽으면서 우울한 감정이 들어서 책을 덮을까도 했는데, 담담하게 이어가는 이야기에 뭔가 끌림이 있었다.


살며 경험하는 헤어짐은 정말 많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그런 일들이 주변에서도 자주 일어난다. 그런데 헤어짐을 말하면서 작가는 그저 쓸쓸함과 허무, 그리움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매일 찾아오는 '오늘 아침'의 특별함을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다. 즉, 과거가 아닌 지금 현재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죽음이나 또 다른 형태의 이별을 통해 가족과 친구의 사라짐을 경험하고 또 스스로 암을 경험하면서 저자는 나중이나 다음에 기대는 건 위험하다고, 어리석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런 마음이 어떤 것인지 공감이 된다. 



남의 글 읽기와 그와 관련된 일들은 시간을 내고 들여 추구하고, 암을 경험하였고, 여전히 경계하며 가끔 두려워하기도 하고, 섬세하게 자라는 식물의 잎들 몇 장에 쉽게 환해지는 기분을 가진 작가님과 나는 공통점이 참 많은 것 같았다. 그래서 읽는 내내 공통점 찾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러니 나도 지나간 후에야 그 고마움과 아름다움을 말하지 말고, 사랑하는 것들이 사라지기 전에 더욱 사랑해야겠다.


p.63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에 깨지고 부서진다. 그리고 사람이 사람을 부축해 일으키고 앉히고 옮겨 낫게 한다. 부축해 일으키고 앉히고 옮기고 낫게 한 사람이 깨지고 부서지기도 하며, 깨지고 부서진 사람이 부축해 일으키고 앉히고 옮기고 낫게 하기도 한다. 우리가 사는 모양이 늘 그런가 보다.


p.81

누구 엄마, 누구 아내, 누구 며느리, 누구 할머니 아닌 미숙이들이 앉았다. 다른 미숙이들이의 이름이 궁금해졌다. 백 살이 되어도 이름을 불러야겠다. 꽃보다 아름다운 이름을.


p.145

어린이의 세계는 그저 예쁘고 귀엽기만 한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아직 작고 여린 존재들이 산다. 그 세계에 있던 내가 자라서 지금의 내가 되었다. 이 글을 읽는 모두가 그 세계를 지나왔음을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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