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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들, 그릇 ㅣ 내가 좋아하는 것들 17
길정현 지음 / 스토리닷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27가지 나에게 기쁨을 주는 그릇 이야기
"내 취향에 맞는 그릇을 발견했을 때 두근두근하고 손발이 따뜻해진다. 그것을 실제로 사용할 때는 뱃속이 간질간질하다. 행여 대참사가 벌어질까 조심스레 설거지할 때는 가슴이 쪼그라드는 것만 같다. 남몰래 보물 상자를 열어보는 기분으로 고요한 새벽에 우리 집 그릇장 문을 살며시 열고 차곡차곡 정리해 둔 그릇들을 들여다보는 일도 큰 기쁨이다."


취미 부자이자 관심사 부자인 맥시멀 라이프 예찬자이자 마음에 드는 그릇을 만나면 언제나 뒷면을 뒤집어보고 해외 일정 중엔 맛집에서 배를 채우기보다 그릇 가게에서 현지 그릇을 사들여 가방을 빵빵하게 채우는 사람, 바로 작가 길정현이다. 좋아하는 마음이 삶의 의미라 믿으며 귀여운 것이 지구를 구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란다. 나랑 생각이 너무 비슷해서 좋다. ㅎㅎㅎ
이 책은 바로 취미 부자인, 그것도 그릇에 관심이 많은 길정현의 그릇 이야기이다. 그릇 덕후라면 더 좋아할 것이고, 그릇덕후가 아니어도 충분히 공감대가 형성될 이야기다. 사실 그릇을 많이 모으지는 않지만(내 기준에서는) 그릇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공감이 많이 됐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시리즈의 책들이 다 그렇듯, [내가 좋아하는 것들, 그릇] 역시도 누군가의 뾰족한 취향에 대한 모음집이라고 말하고 있다. 개인의 취향을 표현하는 방법은 여러가지이고 그릇 또한 그중 하나로, 누군가는 그릇에 아예 무관심할 수도 있고 그까짓 게 무슨 취향씩이나 되느냐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런 취향 또한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취향을 떠나 이 말에는 공감한다. 누구나 각자의 취미 생활은 존중받아야 하니까 말이다.
작가에게 그릇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줄곧 있었지만, 그 집중도가 정점을 찍었던 건 역시 팬데믹 시절이었다고 한다. 외출이 어려워지고 집 안에서 고립되어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과 동시에 누군가를 만나 함께 뭔가를 먹고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행위 자체가 심적으로 부담이 되던 시절이다. 대다수 사람이 밖으로 돌던 에너지를 전부 집 안에 모아 쌓았던 시기였을까. 실제로 이 시기에 그릇을 비롯하여 실내 인테리어와 다지인 용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고도 한다. 그러고보니 나는 그때를 어떻게 보냈던가...생각해 보게 된다. 작가님처럼 하나에 꽂혔다면 어땠을까 싶다.
이 책을 읽어보니 '내가 좋아하는 것들' 의 다른 시리즈에도 관심이 가게 된다. 디저트, 강릉, 차, 소설, 산책, 커피, 제주, 드로잉까지!! 도서관에 가서 시리즈 다 빌려와야 겠다. 어쩌면 이 책들도 나에게 새로운 취향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p.191
혹여 지금까지 위로가 되는 존재를 찾지 못했다면 부엌 구석에 자리 잡은 투박한 머그잔에라도 기대어보기를, 그렇게 조금씩 위로가 되는 존재를 찾아나갔으면 좋겠다. 타인들이 동경할 만한 대단한 꿈, 어디 내놔도 부러움을 살 멋진 반려자, SNS에 자랑하고 싶은 대단한 물건만이 우리의 삶에 위로가 되는 존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리뷰어스클럽으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