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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가 두려운 당신에게
민선정 지음 / 마음연결 / 2023년 10월
평점 :
"내일만 향하던 시절에는 여유가 두려웠다.
게으름이고 뒤처짐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더는 무리하는 삶은 없다."
대기업에서 15년을 근무했다. 인정받으며 일했지만, 지금은 퇴사하고 제주로 떠났다. 지금의 삶에 만족하며 지금처럼 늘짝늘짝 흐르는 시간 속에서 여유롭고 다정한 사람이고 싶다는 작가의 이야기를 들여다 보자.
대기업에서 15년이나 근무했다는 것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을 지 듣지 않아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더 나은 성과를 위해 노력하는 삶은 치열하고, '더'라는 굴레 속에서 점점 더 나를 옥죄며 검열 기준만 높았던...그 삶 속에서 얼마나 여유있는 삶을 원했을지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서도 모든걸 내려놓고 제주로 떠날 수 있는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여유는 성공이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이다.'
라고는 하지만 그래서 더 여유라는 것을 선택했을 때 뒤따르는 문제들로 두려운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자신의 삶을 여유롭게 만드는 것에 관한 매우 솔직하고 엄청나게 치열한 고백을 듣게 되니, 나도 조금은 용기가 생긴다.
그리고 나보다도 더 치열하게 살고 있는 워킹맘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다들 잘하고 있다고...그리고 용기내도 된다고 말이다.
작가는 여유를 통해 주변에서 행복의 조각을 모을 수 있다고 했다. '행복의 조각'이라니..그 표현이 너무도 좋았다. 이웃의 관심, 가족의 사랑, 자신에게 상냥함, 그리고 자연과의 교감까지...그 모든 행복의 조각들이 작가님 곁에 오래오래 머물기를 바란다.
p.181
주도적인 삶을 사니 옷을 넘어 쇼핑 욕구 자체가 옅어졌다. 게다가 쓰고 걸으며 생각을 정돈하는 시간이 늘어나자 소비에서 얻는 기쁨은 점점 힘을 잃었다. 찰나의 기쁨이고, 허무가 따라오는 기쁨이라는 실체를 파악했다. 어떤 물건을 소유한 사람으로 나를 드러내기보다 시간이 여유를 우선한 삶의 방식으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게 됐다.
p.197
시간을 재촉하지 않고 사소하지만 반짝이는 변화를 알아차릴 여유를 가졌더니 행복이 가까이에서 쉽게 잡혔다. 빠른 속도에 지친 내가 아닌 느긋한 속도에 지금을 누리는 내가 있다. 지금의 느린 순간이 천천히 흘러가면 좋겠다. 건물안의 삶에 익숙했던 나를 자연의 변화에 익숙하게 두고, 빠른 속도에 익숙했던 나를 자연의 속도에 익숙하게 두며 그렇게 늘짝늘짝 흘러가면 좋겠다. 불안한 내일보다는 충만한 오늘을 살며 행복한 내가 이어지면 좋겠다.
*춢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