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런 하루가 있을 수도 있는 거지
이정영 지음 / 북스고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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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계절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가을 분위기에 어울리는 표지가 유독 눈에 띄는 이정영 에세이 [그냥 그런 하루가 있을 수도 있는 거지]는 인스타그램에서 계절을 향한 자신의 시선과 진솔한 감정을 기록해 온 이정영 작가의 첫 번째 에세이다. 이번에 책을 접하면서 알게 된 작가님이라 인스타그램을 들어가봤는데, 갬성 사진들과 좋은 글들이 가득해서 좋았다. 그런 작가님의 글을 이렇게 책으로 만날 수 있다니, 그게 더 좋은게 아닌가 싶다.

 

특이하게도 작가님의 글은 '계절'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이어지는데, 세상의 분주함 속에서 ‘오늘의 나’와 ‘오늘의 계절’을 놓치고 사는 우리에게 진심 어린 위로와 따뜻한 응원을 건네준다. 사실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우리가 놓치게 되는 것들이 많다. 자연스럽게, 늘 그렇게 지나가는 계절도 그중에 하나가 아닌가 싶다. 그러고보면 계절은 우리에게 참 많은 영향을 주면서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는 것 같다. 

 

첫번째 계절 마른 잎에 마음을 담은 하루

두번째 계절 발자국을 따라 나선 하루

세번째 계절 꽃내음이 가득한 하루

네번째 계절 물방울이 방울지던 하루

 

이 책은 이렇게 계절을 나누어 이야기 하고 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봄여름가을겨울의 순은 아니다. 하지만 계절은 그렇게 계속 흐르고 있음을, 그리고 우리는 그 계절의 흐름 속에서 지나간 하루에 대한 아쉬움 대신 지금의 이 계절의 움직임을 오롯이 담아 저마다의 계절이 전하는 고요하고도 덤덤한 위로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화려하게 꾸밈이 있기 보다는 담담하게 툭툭 내뱉는 글들이 너무도 좋다. 그렇게 무덥던 여름이 지나고 지금은 또다시 가을을 맞이하고 있는 요즘, 너무도 잘 어울리는 에세이 한편을 만나서 너무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짧은 글들과 어울리는 사진도 이 책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작가님의 새로운 글들을 기다려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p.77

나는 내가 정말 잘됐으면 좋겠다. 그러니 그대들이 먼저 잘 살아가길 바란다. 오롯이 이기적이고 이타적인 마음을 수반한 나의 진솔한 마음이 그렇다. 나를 포함한 모두를 응원한다. 열심히 살자. 열심히.

 

p.151

오늘을 살아 내는 마음과 내일을 살아갈 마음의 온도와 형태는 같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기로 했다. 때론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며 감정에 휩쓸리곤 하겠지만, 이러나저러나 나는 오늘도 잘살고 있다고 믿기로 했다.

 

p.189

표현이 투박스럽고 서툴게 보이더라도 괜찮다. 모양이 어떻든, 진심이 담긴 말은 언제 어디서 들어도 달게 느껴진다. 그렇게 사람에게도 꽃내음이 가득할 수 있다.

 

p.233

계절도 사람도 무엇하나 유예할 수 없는 삶이라서, 그리움이라는 감정만큼은 마음속에 영유하고 싶은게 아닐까. 흘러가는 것들을 그저 바라보고 추억해야만 한다니 마냥 매일과 이별하고 있는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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