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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피부 - 나의 푸른 그림에 대하여
이현아 지음 / 푸른숲 / 2022년 7월
평점 :
품절
내 안의 고독과 불안에 위로를 건네는
푸른 그림에 관한 이야기
이현아 작가의 [여름의 피부]
에디터로 일하며 써 내려간 그림 일기에서 자신이 모은 그림들이 유난히 '푸른 기운을 머금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 책을 썼다는 이현아 작가의 첫 책, 바로 [여름의 피부]이다.
요즘은 제목이나 표지 그림이 책을 선택하는데 있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여름이라 그런지 제목도 그렇고, 특히나 푸른 이미지의 표지 그림이 굉장히 눈에 들어왔다.
이현아 작가의 첫 예술 산문집인 [여름의 피부]는 '오래도록 그림 바라보기'를 취미로 둔 저자가 그림을 바라보고 모으는 것을 너머, 꾸준히 그림일기를 쓰던 차에 자신이 모은 그림들에 '푸른 기운'이 담겨 있음을 발견하고는 그만의 시선으로 바라본 푸른 그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글로 써 내려온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푸른 그림을 쫓고 있다. 작가는 이 푸른 그림들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해봤다. 받아들이는 독자들마다 다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싶은데, 나는 이 책과 함께 깊은 바닷속에 가라앉는 느낌을 받았다. 어둡고 무서운 곳이 아니라 푸르고 안락한 나만의 공간에 있는 느낌이랄까. 그 곳에서 책과 함께 그림들이 있는...어찌보면 전시장의 모습이 바다 깊은 곳으로 들어왔다고 해도 될 것 같다. 그렇게 나는 작가님이 건네는 위로를 받은 것 같다.

p.60
내게 유년기는 지나간 시간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어떤 장소 같다. 내가 가본 적 있는 혹은 살았던 적 있는, 그러나 꿈처럼 기억은 희미한 곳
유년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나의 어릴적'이라는 의미인데, 작가님의 정의를 살펴보니 어쩜 그리 딱 맞는지...표현은 약간 다를 지 모르지만 훨씬더 강한 의미로 다가 왔다.

p.76
여름에는 새로운 단어를 껴안을 수 있는 몸을 갖게 된다. 여름이 나를 통과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계절의 모든 흔적을 남기고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볕이 내리쬐는 대로 느슨하게 몸을 푼다. ... ... 발끝으로 굴러오는 무수한 여름의 증거 중에서 몇몇을 주워 탐한다.
계절을 단어와 연결 짓는 것이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물론 일반 사람들도 겨울이나 여름에 어울리는 특징적인 단어들을 나열한다. 그런데 작가님의 방식은 조금더 특이하고 특별했다. 평소 나도 많이 느끼는 부분들에서 작가님과의 공감대가 있다는 것도 좋았고, 이렇게 글로 만나니 더 가까워짐을 느낀다.

비 내리던 어느날, 카페에 앉아 책을 펼쳤다. 내가 지금 있는 이 공간과, 빗소리, 그리고 음악소리와 카페에서의 작은 소음이 하나로 어우러지듯이 작가님의 일상 이야기와 그림 이야기로 가득한 이 책은 완벽했다. 사실 문장 하나하나가 그리 쉽게 읽는 글은 아니었다. 그래서 두번, 세번 읽으면서 이해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렇게 읽었기에 온전히 책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