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 - 제주4.3, 당신에게 건네는 일흔한 번째의 봄
허영선 지음 / 마음의숲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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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역사 4·3,
제주의 봄은 두 얼굴로 온다

 

하얀 눈 위에 뚝뚝 지던 붉은 동백꽃 같은 목숨들

찬란한 제주의 풍경 한 귀퉁이 어디선가 아픈 비명이 피어오른다.

 

제주 출생 작가이며, 제주  4·3연구소 소장인 허영선이

제주와  4·3에 대해 써온 글들을 한데 묶었다.

  4·3 71주년을 바라보는 지금 이 시대가 풀어야 할 과제들,

 4·3이 남긴 상흔,  4·3과 여성들,  4·3 한복판에서 목숨 걸고 검은 바다를 건넌 제일동포와

그들이 꽃피운 예술,황홀과 비애를 동시에 간직한

제주의 역사와 자연 등  4·3으로부터 시작된 그 모든 이야기들을 담았다.

사실 제주  4·3 사건에 대해 알게 된 것도,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오래되지 않았다.

언론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통해 알게 된 것이 전부인데,

이렇게 책을 통해 자세히 알게 되니 마음이 더 아프다.

그렇게 아픔을 간직한 제주의 동백이 다시 보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은

우리가 꼭 알아야 할 4·3의 슬프고 처연한 이야기를 담았다.

책 제목에는 살아 있는 사람들은 설워(서러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

 이유 없이 억울하게 죽어간 자들은 서러워할 봄조차 맞을 수 없었다는

망자의 비통한 시선이 스며 있다.

독립운동가이자 민족사학자 신채호 선생은 일찍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저자 허영선 역시 이 책을 통해 “7년 7개월 동안 제주도민 3만여 명이 희생되었던,

이 대비극”을 항시 기억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이 책은 책제목도 굉장히 문학적으로 함축되어 있지만

책 속에 있는 소제목들도 인상이 깊었다.

 

'서러움에 사무치는 봄길을 걸어봅니다.'

'살다보니 살아지더군요.'

'전쟁이 남긴 노래'

문학적이면서도 굉장히 가슴아픈 마음이 전달이 되는 제목이었다.

 

그리고 작가의 말에서

'제주도에서 보내는 편지

당신과 딱 한 번의 봄이라도 살고 싶지만'에서는

가슴이 먹먹한 느낌을 받으며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날의 기억을 가슴 한구석에만 몰래 묻어두고 살아온 이들이

마침내 입을 열어 들려주는 생생한 증언은 너무도 참혹하고 놀라웠다.

4·3 사건이 이렇게 슬프고도 아픈사연이었다니...라는 생각과 함께 먹먹한 느낌마저 들었다.

 

『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에 깃든

단어 하나, 문장 한 줄, 이야기 한 꼭지는 쉽사리 페이지를 넘길 수 없게 만든다.

그러나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독자들은 깨닫게 될 것이다.

이 뼈아픈 역사 낱낱을 기억하고, 목소리 높여 이야기하는 것은

“죄 없는 게 죄였던” 참혹한 시대를 살아냈던 이들에게

보낼 수 있는 가장 뜻깊은 애도의 방식이라는 것을....

 

슬프지만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역사 4.3

이 책을 통해 조금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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