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걸어도 나 혼자
데라치 하루나 지음, 이소담 옮김 / 다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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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나’에게 바치는
따뜻한 응원과 연대의 목소리

우리에겐 아직 더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다!
지금, 이 순간에 필요한 여성 서사

 

[같이 걸어도 나 혼자]

 

무레 요코의 [카모메식당] 을 읽으면서 참으로 담백하게 써내려갔다는 깊은 인상을 받았었다. 군더더기 없이 써내려간 글 속에서 깊은 여운이 남았었는데, 이번에 읽은 [같이 걸어도 나 혼자]역시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회사원과 주부생활을 병행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데라치 하루나. 그래서인지 화려한 묘사를 찾기는 힘들지만, 오히려 그 부분이 더 좋았다. 내 이웃, 내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듣한 느낌이 들었고, 담백한 문체가 오히려 소설의 재미를 느끼게 해줬기 때문이다.

 

『같이 걸어도 나 혼자』에는 직업도, 가족도, 애인도 없는 꼭 닮은 처지의 두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지난주부터 무직인 서른아홉 살 유미코와 내일부터 무직인 마흔한 살 카에데는 사회에 통용되는 ‘보통의 행복한 삶’에서 조금 궤도를 벗어난 삶을 살고 있다. 유미코는 남편과 별거 중이며 이혼을 하고 싶지만 남편이 실종되는 바람에 남편 찾기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카에데는 ‘이 사람이다’ 싶은 짝을 만나고 싶어 하지만 정작 그의 곁에 있는 건 성추행과 스토킹을 일삼는 직장 상사뿐이다.

그런 두 주인공 유미코와 카에데는 작고 먼 섬으로 여행을 떠난다. 유미코의 별거 중이며, 연락 두절이 된 남편이 나타났다는 섬으로...그러면서 섬에서 지내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두 주인공은 그저 옆에서 길을 함께 걸어주며 묵묵히 서로의 삶을 응원하고 상대가 도움의 손길을 요청할 때 적당한 만큼의 도움을 준다.

 

소설은 여성의 우정에 대해 유쾌하고 치밀하게 포작해냈다고 하는데, 오히려 나는 그냥 특별하지 않은, 우리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라 더 많이 끌렸다. 유미코와 카에데의 이야기가 교차되어 진행되는 이 소설은 서로의 일기를 솔직하게 풀어냈다고 해도 맞을 것 같다.

 

 

P. 28

 별은 아름답다. 그리고 멀다. 손에 넣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하늘에 빛나는 별이 알고보면 자기 손에 넘칠 정도로 크다는 것쯤 누구나 안다.

 

 

P.175

 내 보통과 당신의 보통은 아마 전혀 다를거야.

 

 

P.190

지나간 일은 다 잊어버리고 싶어. 전부 끌어안고 살면 무거워서 찌부러진다고. 그러니까 잊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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