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처럼, 채은이 - 그날에도 우리는 사랑했다
김윤환 지음 / 삼인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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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처럼, 채은이> 막내의 희귀질환을 품고 주어진 하루하루를 사랑으로 지켜낸 한 가족의 이야기다. 십여 년의 기록은 애달프고 먹먹하지만, 그 끝에서 우리는 기적 같은 시간을 목도하게 된다.

🖊 사람은 늘 특별한 기적을 바라며 살아가지만, 막상 삶의 가장 절실한 순간에는 그저 아무 일도 없다는 사실 하나로 구원을 받는다. 29p

부모가 되면서 아이의 발달에 예민해질 수 밖에 없다. 발달단계와 속도는 개인차가 있지만 정해진 범위를 넘어설 때 불안하고 긴장되는 마음은 숨길 수 없다.
'특이사항 없음'으로 시작된 채은이의 앞날에 햇빛만 내리쬘거라 생각했다. 아이의 발달단계와 아이의 숨을 가만히 들여다보던 부모는 동네 소아과와 다른 병원을 전전하다 대학병원에 간다. 그곳에서 마주한 병명은 척수성 근위축증. 이후 미국 병원에서 임상시험에 참여하기까지 이른다.

매일 숨죽여 아이의 숨결을 확인하고, 오르락내리락하는 가슴을 살피며, 아이가 아빠의 손가락을 얼마나 힘주어 쥐는지 확인하는 그 모든 순간을 같이 가슴 졸이며 읽었다.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아이가 주사실에서 주사를 맞고 울 때마다 그 울음소리를 들으며 사랑하는 딸 앞에서 느끼는 무력감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그날 밤, 나는 처음으로 아빠라는 단어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았다. 지킬 수 있을지 모르면서도 끝까지 지키겠다고 마음먹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아빠였다. 97p

고통스러운 현실 앞에서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게 부모다.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으므로 막연한 두려움을 넘어 구체적인 행동으로 움직인 부모.
임상시험을 목적으로 비자를 발급받고 태평양을 건너면서 이 책의 저자인 아빠가 기도한 세 가지는 너무 평범하면서도 소중해 목이 메인다. 채은이가 아빠라고 말하고, 같이 식사를 하고, 스스로 숨을 쉬는 것.
우리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이 은혜임을 고백하게 된다.

채은이의 임상시험을 위해 미국행을 결정하면서도, 남겨질 래은이와 도현이의 모습이 어찌 눈에 밟히지 않았을까. 책 말미에 덧붙인 가족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글에 무거워지는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 오늘을 버티고, 내일도 버티고, 그다음 날도 버티는 것. 어쩌면 희망은 기적처럼 한 번에 오는 것이 아니라, 이 작은 몸이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그 간절한 반복 속에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것인지도 몰랐다. 236p

하루하루 버텨낸 시간이 이어져 오늘의 채은이네 가족이 있다. 왜 우리인지 묻는 대신 오늘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행동하는 아빠, 오늘의 숨이 내일로 건너가면 된다는 엄마, 곁을 지켜준 래은이와 도현이, 외할머니가 있어 채은이네 가족은 오늘을 산다.
이제 초등학생이 된 채은이가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으로 비춰지지 않고, 여느 아이처럼 웃고 꿈꾸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이길 바란다.

위 서평은 <기적처럼, 채은이> 서평단에 선정되어 삼인 @samin_books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귀한 책 울림있게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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