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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지 않지만 사는 데 괜찮습니다 - 소리 없는 세상에서 청각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이금자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6년 4월
평점 :
제목만 보고 이 책은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소리 없는 세상에서 청각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이야기하며, 청각장애인 건청인 농인의 차이를 정리해놓은 기록이다.
저자는 초등학생 저학년 때 고열로 청력을 잃었고, 중도장애인으로 살면서 가정에서 딸이 들리지 않는다는 걸 몰랐다고 한다. 시대를 잘못 만났단 생각이 드는데, 의료사고의 일종으로 한 존재가 소리 없는 세상에서 살게 되었다. 학교에서는 놀림을 받아 국민학교만 졸업했다. 집에서만 생활하다 신문을 보고 서울장애인복지관을 알게 되어 서울로 오게 된 저자. 저자의 일대기를 글로 읽는데 수년간 쌓여온 슬픔과 고통, 외로움, 인내와 결실이 스며들어 있었다.
저자는 부단히 노력해 세계적인 퀼트 작가가 되었다. 농인의 의사소통능력이나 환경 등을 고려할 때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었을 것이다. 글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벌어진 틈을 꿰매지 못한 채 살아왔다'고 회고하는 장면에서 먹먹해졌다.
'신의 뜻'이란 제목의 자작시에서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찾는 시어와 시구에서 나도 모르게 숙연해졌다.
🫂 인간관계는 동정이 아니라 협력과 존중 위에서 완성된다. 동정은 벽을 만들지만, 존중은 함께 걸어갈 길을 만든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연민이 아니라 관계를 잇는 이해와 배려다. 동정은 시선을 아래로 향하지만, 존중은 서로의 눈높이를 맞추는 일이다. 때로 소통이 어긋날 때도 있겠지만, 마음으로 대하고 사람 자체로 마주한다면 좋겠다. 장애로 인해 조금 다를 뿐이라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길 바란다. 132p
이 책은 단순히 장애를 극복한 내용이 아니다. 청각장애인의 삶과 애환, 꾸준함의 결실, 스스로 빛나는 존재라는 자존감을 두루 갖춘 한 사람을 읽는다는 생각으로 페이지를 넘겼다.
청년 청각장애인, 농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참 다정하다. 눈에 보이는 메시지에 상처받지 말고, 모든 것을 단정짓지 말라는 것. 당신 한 사람이 참 소중하다는 것을 책 한 권을 통해 설명하는 저자의 다정함이 읽는 이들에게 전해지길 바란다.
위 서평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chae_seongmo 서평단에 선정되어 슬로디미디어 @slodymedia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