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작가노트에서 이 책을 '무력감과 죄책감을 떠안게 된 우리 모두에게 바친다'고 썼다. 지난 4월 16일은 세월호참사 12주기였다. 이 소설은 화자가 단원고 교사였던 언니를 추모하며 써내려간 이야기다. 남매 넷 중 사고로, 참사로 소중한 아이를 둘이나 잃은 부모의 심정은 감히 상상하기 어렵다. 잠깐 떠올려보다 패닉이 올 것 같아 그만 두었다. 이야기가 이끄는 힘이 있다는 걸 믿는다.교사가 되기 전 고시원과 학원을 전전하며 힘든 시간을 보낸 언니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학교와 팽목항도 넘나든다. 20140416에서 시간이 멈춘 이들은 세월호와 관련된 시공간을 초월한 이야기를 이해하며 이야기에 빨려든다. 특히 팽목항에서의 이야기는 독자들도 팽목항에 가있는 착각이 든다. 패닉과 공포, 혼돈의 카오스다. 사고 소식을 접하고 팽목항으로 달려갔지만, 사람은 구조하지 않고 브리핑만 하는 정부 관계자들. 근처 어부들이 달려갔으나 다 구조되었다는 언론의 오보에 골든타임만 놓친다. 배가 기우는데 가만히 있으라는 선내 방송만 계속되고, 정작 선장일행은 빠져나왔다는 말도 안되는 현실. 더 이상 나라를 신뢰하지 못한 부모들이 직접 배를 구해 바다로 나갔을 때, 그 큰 배의 선체 일부만 보이고 모든 게 사라진 후였다. 해경은 배 주위를 돌기만 한다. 구조활동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생지옥이 따로 없다. 🤬 잘못된 구조 소식만 아니었으면!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만 아니었으면!! 토할 것 같다. 115p 🚢 세월호. 세월. 이름부터가 불길한 재수 없는 이름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이곳에서 세월은 가족들의 심장을 한 점 한 점 발라내고 있다. 이 소설은 "잘 가, 언니."로 끝을 맺는다. 세월호를 인양했는데도 시신을 찾을 수 없는 가족들은 장례를 치른다. 이제 고통을 끌어안고 추모하는 마음으로 살아내야 한다. 2014년 안산 합동분향소에 다녀왔다. 비현실적으로 압도적인 개수의 영정 사진에 숨이 멎을 뻔 했다. 눈에서는 계속 눈물이 흘렀다. 소중한 아이들을 잃은 슬픔이 전국민을 관통했다. 세월호와 관련된 책들을 찾아 읽으며 진실에 좀 더 가까워진 기분이다. 진실을 마주할수록 아프고 괴로웠다. 권력을 지닌 자들이 국민의 눈을 가리고 있다. 우매한 자들이 이제 그만 하라고 한다. 아니, 계속 기억해야 한다. 기억하려고 애써야 한다. 그래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고, 소중한 사람을 지킬 수 있다.위 서평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chae_seongmo 서평단에 선정되어 리브르북스 @unnie.minjung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