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할매는 왜 다시 산티아고에 갔을까 - 두 번째 까미노, 포르투갈 길을 걷다
이윤 지음 / 푸른향기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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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향기 여행에세이를 애정한다. 떠나기 좋은 춘삼월 아닌가. 이번엔 순례길이다.
어머니를 황망하게 보내고 처음 떠났던 순례자의 길을 기억하고 십여년만에 다시 떠난 여행길. 시간도 그만큼 흘렀고, 몸도 예전같지 않을텐데 다시 가기 힘든 길이라며 결심하는 저자의 용기가 멋있다.

순례길에서 가장 감동적인 것은 역시 사람이다. 127p
<길이 내게 말했어>에서도 나오지 않나. 여행하다 도움이 필요하면 도움을 구하고, 그들이 못되게 굴면 다정함을 가르쳐 주라고. 낯선 여행지에서 도움받은 감동은 훗날 생생한 이야기로 살아날 것이다.

지구촌에 살고 있는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이 처음 만나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은 순례길이라고 말하는 저자. 아픈 다리로 동행하고픈 이들을 먼저 보내고, 때로는 도움을 받으며 여행 에피소드를 들려주는 저자의 이야기를 가만히 귀기울여 듣는 재미가 있다. 가끔 욱해서 '이넘의 영감탱이' 하는 부분이 우리 할머니 같아 웃게 된다.

⛰️ 인생은 수없이 많은 길을 숨겨놓고 있는 거대한 산 같다. 어느 길이든 사는 동안 한 번밖에 갈 수 없고, 어느 길을 선택하든 쉽지 않다. 그 길이 어떠한지는 길이 끝나봐야 안다. 153p

'K 문화의 힘'이란 소제목에서는 한국에서 왔다니까 환호성을 지르며 반가워하는 청년들 이야기가 나온다. 순례길에 올랐던 십여년 전과 다르게 K-pop, BTS를 언급하는 외국인이 많다는데, 며칠전 광화문에서 컴백무대를 했던 BTS 공연이 떠오른다. 역사속 김구선생님이 한국문화의 힘을 세계에 꼭 알리고 싶다 하셨다는데, 꿈이 현실이 된 것 같아 대중문화를 잘 모르는 나도 벅차올랐다.
해외에 나가면 다 애국자가 된다 하지 않나. 저자 역시 엄마를 그리는 마음에 떠났던 순례길에서 신앙과 위로, 사람이 주는 온기,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느꼈을 것이다.

저자 또래의 엘피, 마그리트. 둘 다 스위스 할머니인데 엄마 이야기를 나누며 세 여인이 과거를 회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엄마 사진을 품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순례길을 걷는 이들에게 국적을 넘어 새로운 우정이 싹트는 순간이다.

🎒 여행은 장소와 사람, 음식이 세트로 묶여서, 어느 날 문득 생생한 이야기로 살아난다. 그래서 평소라면 기억도 못 할 사소한 일이 못 잊을 추억으로 가슴에 남는다. 그렇게 여행길에 맞닥뜨린 먼지만큼 작은 사건은 오랜 세월, 마법같이 기억에 머무르며 개인의 역사가 된다. 181p

지금도 여행길에 있는 행복한 순례자들, 오늘을 뜨겁게 살고 있는 우리 모두 인생의 여행길에 다정한 인사를 건네보자. 부엔까미노👋

위 글은 푸른향기 서포터즈 13기에 선정되어 @prunbook 도서출판 푸른향기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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