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보낼 용기 - 딸을 잃은 자살 사별자 엄마의 기록
송지영 지음 / 푸른숲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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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사별자, 자살 생존자, 자살 유가족.
이 다섯글자의 의미를 품고 있는 사람들을 책에서 만났다. 사별, 생존, 유가족이란 단어만 해도 그 무게를 감당하기 어려운데 앞에 붙은 두 글자가 더 시리도록 아팠다.

<고질라와 헤엄치다> 중 우울증을 다룬 이야기에서 자살을 극단적 선택이 아닌 우울증이란 질병에서 오는 최악의 결과일 뿐이라고 설명한 문장이 떠오른다.

양극성 장애 2형으로 전부였던 딸을 잃은 엄마. '가족의 비극을 우리만의 비밀로 가두는 대신, 모두의 과제로 내어 놓는다'

책을 읽다 몇 번을 숨을 고르고 다시 펼치기를 반복했는지 모른다. 딸을 잃은 저자와 유가족의 아픔이 문장마다 살아있어 나를 바라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딸을 잃은 딸의 마음을 생각해 생전 외손녀의 방을 정리한 여인의 마음을 감히 짐작해본다. 딸은 엄마가 되고난 후에야 진정한 엄마의 마음을 알게 된다. 아는 것과 겪는 것이 천지차이라는 걸 나도 엄마가 된 후에 깨달았다.

'자살 생존자는 자살에서 살아남은 이가 아니고, 갑작스러운 죽음의 여파로 삶의 축이 무너진 사람이다.'라고 언급한 문장에 시선이 머문다. 2019년 이후 십대 자살률이 30%이상 높아졌다는 건 자살을 더 이상 개인이나 가족의 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사회문제로 인식해야 함을 시사한다.

가만 보면 쉬쉬해서 그렇지 우리는 모두 자살 생존자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신랑의 친구, 동서의 언니, 나의 지인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보통 자살하는 이들은 사전에 구조요청을 보낸다. 혹 내가 그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한 건 아닌지 괴로웠던 기억이 십여년 쯤 전 내게도 있었다.

🧶 대부분의 경우, 자살은 삶을 끝내고 싶은 게 아니라, 견딜 수 없는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절박함에서 비롯된다. 125p

슬픔을 건널 때는 동행이 필요하다. 한 사람을 추억하는 연대가 한 겨울 추위를 녹이는 온기가 된다.
남겨진 가족들, 떠난 사람을 그리워하는 지인들, 같은 아픔을 지닌 사람들...
저자가 용기내어 아끼는 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주었다. 딸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아이들을 살리고 싶어 글을 쓰고 행동하는 저자의 발걸음이 눈부시다.

독자들 역시 이 책을 읽는 것으로만 멈추지 말고 좀 더 적극적으로 생명을 살리는 일에 동참하면 좋겠다. 우리의 미래가 스러지지 않도록 남겨진 자들이 연대하고 보듬어주는 오늘이 되길 바란다.

위 서평은 <널 보낼 용기> 서평단에 선정되어 푸른숲 @prunsoop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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