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느린 작별
정추위 지음, 오하나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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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다시는 나를 이해해 주지 않는 남편이란 이토록 슬픈 존재구나.' 깨닫게 되는 여정속에 추위가 서있다.
저자는 배우자에게 치매가 찾아오고 다시는 마음을 나누지 못하게 된 그때부터 배우자가 있어도 홀로 늙어가는 시간이 시작된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이른 퇴직을 감행할 정도로 오롯이 남편을 감당한 그녀는 4년여만에 푸보를 요양기관에 보내기로 결정한다. 공동 간병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치매는 모든 증상이 곧 하나의 과정이라는 것을 배우고, 치매에 걸린 환자의 돌봄을 하고 있는 가족에게 경솔한 충고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빠가 아프기 시작했을 때 위로나 지지보다도 아빠에게 뭘 해라, 이런 방법을 써봐라 등의 충고를 했던 시댁식구들이 더 불편했다는 엄마의 말이 떠오른다.

🍡 푸보가 입원해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준 의료진, 고생을 마다하지 않은 간호사들 그리고 천사 같은 간병인 만위에게 마음 깊이 감사를 전한다. 또한 푸보를 보살피며 이 험난한 '과정'을 함께 지나 평온한 일상을 향해 걸어온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 176p

돌봄직에 일하고 있는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추위의 진심이 느껴진다. 비슷한 돌봄직 노동자로서 위로와 힘이 된다.
돌봄기관과 그 곳에서 종사하는 이들로 인해 한 가정과 가족구성원들에게 새로운 질서가 생겼다.
장애인복지 현장에서 일하며 "센터가 있어 제가 숨을 쉴 수 있어요. 제겐 숨구멍 같은 존재예요." 말씀해주셨던 한 보호자가 생각난다.

섬세한 시선으로 써내려간 언어학자의 치매돌봄 간병기가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것이다. 또 이 책으로 하여금 가족돌봄이 주목받고 인지저하증 환자와 사회적인 돌봄체계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길 바란다. 이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존재는 없다. 가정은 우리 사회를 이루는 최소단위다. 병으로 고통받고, 돌봄체계가 갖추어져 있지 않아 병들어가는 가정이 줄어들길 소망한다.

위 서평은 <아주 느린 작별> 서평단에 선정되어 다산북스 @dasanbooks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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