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 인 더 스쿨 라임 어린이 문학 46
오선경 지음, 불곰 그림 / 라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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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행복한 학창시절을 보냈다.
국민학교 때 전학을 자주 다녀 친구 사귀기 어려웠던 것 말고는 단짝 친구들이 늘 있었고, 중고등학교 때에도 소위 날라리 아이들이 있었지만 교실 내에서는 장난도 치며 이야기도 나누고 지냈으니까.

아이가 학교에 가고, 학교폭력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면서 걱정이 된다. 혹여나 우리 아이가 피해자 혹은 가해자가 될 상황이 벌어지면 어떡하나.

<정글 인 더 스쿨>은 교실을 정글이라 표현하며 동물의 왕국을 연상케 한다. 관심과 권력을 독식한 사자와 그 곁에서 질투하고 신경전하는 하이에나들, 그리고 대다수의 초식동물들. 초식동물들은 화살이 되기도 하고 과녁이 되기도 하며 서로를 물고 뜯고 외면하고 침묵한다.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이번엔 너, 다음엔 내가 피해자 또는 가해자가 될수도 있는 이 끔찍한 교실에서 어느 누구하나 사실을 알리고 옹호해주는 사람이 없다니.
선생님께 알려도 그 자체를 왜곡해서 진실이 연기처럼 사라져버리는 현실 앞에 아이들이 느껴야 할 무력감과 허무함 등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착잡한 심정이다.

학교폭력은 비단 학교와 교실 안에서의 문제일까.
어른들이 가정과 사회에서 존중과 정직함이 결핍된 말과 행동을 보여온 게 원인은 아닐까. 가정과 사회를 넘나드는 어른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 "괜찮아......?"
아까까지만해도 별 느낌이 없었는데, 나연이의 그 한마디에 갑자기 코끝이 시큰해졌다. 얼마나 듣고 싶은 말이었는지 모른다. 내게 괜찮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길 간절히 바랐다. 85p

🎒 "난 네가 안 그랬다는 거 알아."
나연이의 말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나는 어쩌면 정말 괜찮은지도 모르겠다. 나를 믿어 주고 걱정해 주는 친구가 있으니까. 나도 나연이에게 그런 친구가 되어 주고 싶었다. 85p

폭력이 또 다른 폭력을 낳는 정글 같은 교실에서 각각 피해자였던 피나연과 김다인은 "괜찮아?" 다정한 말 한마디와 함께 온기를 나누고 용기를 낸다.

어쩜 이 세상에 필요한 건 다정함과 용기일지도 모르겠다. 타인이 힘들어보일 때 괜찮냐고 묻는 다정함과 따뜻한 시선. 숨막힐 듯한 분위기를 깨고 아닌 건 아니라고 정직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

아이들에게도 잘못했을 때 꾸지람하지만 용기있게 말해줘서 고맙단 말을 꼭 한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와 사회에 나가서 살아갈 세상.
지구의 온도 말고 사회의 온도가 1도라도 더 상승할 수 있도록 알려주고 모범을 보이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

이 책이 초등학생과 선생님, 학부모들에게 두루두루 읽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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