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10 - 자유로운 삶으로 초대하는 십계명 탐구
숀 글래딩 지음, 임고은 옮김 / 죠이선교회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두 돌 판은 팡파르다.”

 

결혼반지는 구속의 시작일까, 자유의 시작일까? 짝짓기에 실패하고 있는 까닭일까? 결혼정보업체가 미워진다. 90년에 등장한 이 업체는 악덕기업이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담보로 조건 만남을 주선하기 때문이다. 이제 결혼은 사랑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신분의 유지와 상승을 위해 존재한다. 사랑을 논하지 마라. 구차해지고, 유치해지기 십상이다. 내가 과도한 감정적 혹은 판타지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고 생각해도 좋다. 결혼은 조건적 거래가 아니라 믿는다. 사랑하면 하는 것이 결혼이다. 사랑이 빠진 모든 거래는 이미 불공정 거래다. 여기에는 구속만 있을 뿐 자유가 없다.

 

지금 결혼문제 의식을 따지자는 것은 아니다. 책의 저자는 십계명이 청혼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이 청혼하는 것이라 설명한다. 그럴싸하다. 물론, 한국의 결혼 관념으로 봤을 때, 이루어질 수 없는 만남이다. 십계명은 하나님 편에서의 일방적 통보에 가깝지만, 누가 보더라도 하나님이 밑지는 거래다. 이 주선은 결혼정보 업체의 사전 반대로 성사조차 되지 못했을 것이다.

 

누가 노예출신에게 청혼을 하겠는가? 제 것이라 주장할 수 있는 땅 한 평조차 없는 그들이 아니던가? 차라리 애굽에게 하는 것이 맞지 싶다. 하지만 어쩌랴 마음이 이스라엘인 것을.

 

십계명을 둘러싼 논쟁으로부터 이 책은 시작되었다. 딱딱한 규율쯤으로, 이제 더 이상 필요 없는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린 십계명을 수면위로 끌어올린 것이다. 매주 월요일 아침1010명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커피를 마시며 십계명의 의미를 역순으로 풀어나간다. 다양한 연령층이 모인 만큼 그 의미는 풍성해진다. 책을 읽으며 이스라엘에게 십계명은 구속이었을까, 사랑이었을까 생각해 본다.

 

토론 모임 중 십계명은 조건부 사랑 또는 협박이라고 말한 사람도 있었다. 과연 그럴까? 노예였던 이스라엘 입장에서 생각해 볼일이다. 안도하지 않았을까? 선택 당했다는 것을 말이다. 십계명이면 어떻고 이 십계명이면 어떠랴. 수많은 지침들 속에 오히려 행복의 비명을 질러야 할 것이다. 불과 몇 개월 전만해도 억압과 폭력을 맨 몸으로 견뎠던 그들이다. 누가 주지시켜 주지 않아도 태생 때부터 수십, 수백계의 규율이 억눌린 가슴속에 가득했을 것이다. 하나님은 십계명으로 이스라엘을 내 백성 삼으신 것이다. 이것은 청혼이었고, 두 돌 판은 팡파르였다.

 

요즘 근심이 많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결혼소식은 내 마음을 볶아친다. 사역자란 꼬리표가 이렇게 커다란 짐이 될지 몰랐다. 하지만 이젠 알았다. 결혼은 조건의 맞맺음이라는 것을 말이다. 상호거래 속에 가난이라는 부조리는 끼어들 틈이 없다. 신분상승을 노리는 그들에게 거치는 돌일 뿐이다.

 

누가 노예 이스라엘을 내 백성으로 삼아주겠는가? 하나님뿐이다. 여기서 확신했다. 십계명은 구속이 아니라 사랑임을 말이다. 내 백성 삼기위한 사랑의 구속이지 노예로 만들고자하는 채찍질이 아니다. 십계명은 정령 애끓는 청혼이다. 두 돌 판은 금반지를 이스라엘 손가락에 꼭 끼여 준 것이다. 여기에 구속은 없다. 자유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