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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오브제 - 사물의 이면에는 저마다의 사연과 궁리가 있다
이재경 지음 / 갈매나무 / 2022년 4월
평점 :
설레는 오브제 / 이재경 / 갈매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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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여행을 다녀온 기념으로 연필을 선물하였다.
납작한 몸통에 두꺼운 흑심. 바로 목수연필이었다.
칼로 깍아내기에는 아깝고 전용 연필깎이를 사기도 애매해서 사용하지는 않지만 필통 한켠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목수연필 뿐만 아니라 여러 사물은 오브제가 되곤 한다. 오늘 소개하는 책 <설레는 오브제>에는 물체를 모으는 주머니처럼 여러 오브제의 담긴 설레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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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오브제>는 익숙하지 않은 오브제를 번역하기 위하여 이를 찾아가면서 켜켜이 쌓여간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다.
앞서 소개한 목수연필에서부터 익숙한 텀블러, 처음 들어본 팔러 체어와 같이 다양한 오브제를 만나게 된다. 이러한 오브제는 수많은 사연과 배경을 가지고 있었고, 여기에 더하여 다양한 지식과 소소한 이야기들이 흥미롭 읽혔다.
특히, 다음주에 딜쿠샤에 가보려고 마음 먹었었는데, 비연호와 딜쿠샤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서 더욱 흥미로웠다.
책에 나오는 오브제 외에도 각자가 생각하는 수많은 오브제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한 오브제를 추억하면서 책을 읽으면 더욱 흥미로운 독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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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
물체를 모으는 주머니에는 각자의 싹들이 담겼다. 아직은 유치하고 미숙한 관심의 싹, 사유의 싹, 미련의 싹. 무엇보다 장차 뭔가에 매혹될 싹수들이었다.
P.34
연필은 이제 완상, 동호, 수집의 대상이다. 도구에서 오브제가 됐다. 연필이 예술을 한다.
P.39
사람은 관심의 증거만 아니라 과거의 흔적도 모은다. 기억보다 흔적이 오래가니까.
P.98
텀블러는 애초의 장한 의도를 잃고 과소비의 길티 플레저가 됐다.
P.153
부채는 빛을 잃기 전 얼린 부인의 말처럼 '공기가 아니라 마음을 흔들 때' 진짜 였다.
P.169
기쁨은 슬픔의 반대가 아니다. 슬픔이 없는 상태도 아니다. 오히려 슬픔이 기쁨의 전제조건이고 자격조건이다.
P.170
딜쿠샤는 2018년에 복원이 시작됐고 지금은 관람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명소가 됐다. 어떤 기쁨은 팔리고, 어떤 기쁨은 사라진다.
P.176
사람은 어쩌면 '웰빙'보다 '웰빙의 느낌'에 돈을 쓰고 그 기억을 산다. 그게 내용물이 없어진 후에도 용기를 쉽게 버리지 못하는 이유 같다.
P.200
중요한 건 세상을 바꿀 비밀이 존재한다는 암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