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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
E. M. 리피 지음, 송예슬 옮김 / 달로와 / 2022년 3월
평점 :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살아가야하는 인생이기에 타인을 신경쓰지 않고 생활하기는 어렵다. 그러다보면 여러 가지 상황에 처하고 부딪히고 그것을 또 해결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일그러지는 나를 발견한다.
소설 ‘스킨’은 옛 하우스메이트의 ‘여행하면 머리를 비울 수 있다’라는 말을 듣고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 한 여성, 나탈리의 이야기이다. 한 때 교사였지만 일을 하면서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 그녀, 다시 돌아가 안정적인 직업마저 없는 상황에서 과연 여행이 그녀 인생에 긍정적인 여향을 미칠까? 그녀는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도중에 만난 많은 사람들과의 교류속에서 힘듦을 느낀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선택지 앞에서도 부정적인 생각을 멈출 수 없는 나탈리.
외면을 중시하는 나탈리의 시선으로 모든 장면들과 사건들이 나열되는데 섬세한 인물 묘사, 일상적인 설명이 구체적이라 마치 내가 그 나라에 있는 것 같은 듯한 느낌마저 든다. 습도까지 느껴져 어떤 장면에선 꿉꿉함 마저 느꼈다.
부정적이고 자기혐오에 가득찬 나탈리의 모습을 보는 것이 조금은 힘겨워질 때 즈음 그녀의 다른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고향으로 돌아온 후, 그녀는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몸과 내면을 인정하고 사랑하게 된다. 그녀는 우연히 운동 강사를 하면서 성장을 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며 서서히 자유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
“제가 떠나도 저를 기억하실 거예요?”
“넌 떠나는 게 아니야. 나도 마찬가지고, 우리는 언제나 서로 마음속에 있을 거잖아?” -p.189
나는 내가 아니야. 나는 모든 것. 모든 것이 나지. -p.271
“네게 필요한 건 이미 여기에 다 있어.”
“페루에?”
“아니 네안에. 네가 스스로를 버리지만 않으면 넌 혼자가 아니야.” -p.276
여성이라면 전부는 아니더라도 나탈리의 일부 모습과 성격에 공감할 것이다. 한 여성의 성장기를 바라보며 내 삶을 투영시켜보는 시간이었다. 외면도 중요하지만 내면에 더 집중하고 흔들림 없이 당당한 멋진 자아를 만들고 싶다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소설 속 묘사된 나탈리는 표지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르지만 작가가 정한 ‘스킨’이라는 제목에서 그녀의 내면과 외면의 마지막 모습 즉, 완성체를 보여주고 있는 것만 같다. 반짝이는 나탈리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