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착한 나진 ㅣ 오늘의 젊은 작가 60
이서수 지음 / 민음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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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착한 나진]


책을 읽는 내내 나에게 물었다. ‘나는 착한 사람인가?’ 


‘착하다’는 말의 뜻을 찾아보았다. ‘언행이나 마음씨가 곱고 바르며 상냥하다’ 사전적 의미만으로 보면 나는 착한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착한 사람이고 싶지도 않다. 


그렇다면 『우리 착한 나진』 속 나진은 과연 착한 사람인가? 


15년전 나진에게 과외를 받았던 미지의 인간 다혜가 찾아오면서 나진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착한 사람이 되어야 했다. 


그렇게 착하고 싶지 않은 나진은 착한 사람이 되어 다혜를 집에 들이고 그렇게 두 사람의 동거가 시작된다.


다혜의 등장으로 나진의 삶은 어제와 다른 오늘이 된다 . 무엇이 먼저인지 알 수가 없다. 나진의 삶이 꼬이기 시작하면서 다혜가 등장한건지 다혜가 등장하면서 나진의 삶이 꼬인건지. 


책을 읽다보면 착한 사람의 삶은 자신의 의사와 의지와 상관없이 꼬인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요!” “싫습니다!” “못합니다!”같은 부정어의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모두가 ‘나진’이 된다 


나진과 달리 시간의 길이가 아니라 고통의 크기를 물어야 하는(p22) 어린시절의 다혜에게 나진은 늘 약자였고 갈곳이 없는 다혜에게 나진은 착한 사람이었다.


나진에게 서른 살의 어른이 된 다혜는 낯설었다. 

“언니는 여전히 착하구나” 나진은 온 마음이 뒤틀렸다. 폭발시키지 못한 분노가 다혜에 대한 적의와 뒤엉켰다.(p84)


봄이 오고 다혜와 나진의 동거의 양상이 바뀌었다. 어른이 된 다혜는 나진이 다시 열지 못할 것 같았던 문을 힘껏 열어젖히고서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이었다.(p98) 혼잣말이 나진을 아무 때나 흔들어 놓았다. 나진의 눈과 마음에 독기 오른 뱀을 풀어놓았다.(p106) 


여름이 왔다. 결국 나진은 다혜에게 과거의 일을 뒤늦게 사과했다.(p169) 관계의 중심이 다혜에게로 옮겨 간 것 같아 찜찜했다.(p171) 그러는 동안 그들이 처음 만나 헤어졌던 과거와 재회 후 여기까지 오게 된 현재가 콜라주처럼 한꺼번에 떠올랐다 분명 잘못된 선택을 내린 날도 많았다. 그러나 그걸 다시 반복하지 않을 용기가 나진의 마음속에서 생겨났다. 나진은 비로소 동굴 밖으로 한 걸음을 내디딘 느낌이었다. 이젠 나진이 다혜를 데리고 여기서 나갈 차례였다.(p187) 


나역시 착한 사람이고 싶었던 어린 시절엔 나진처럼 사과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 사과를 하고 받는 것이 착하다의 척도가 되지 못함을 안다. 과연 착하다의 기준이 있을까? 


‘나는 과연 착한 사람인가?’ 라는 물음에 “예!”라고 답하고 싶지도 않고 답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내 주위에 있는 착한 사람들 덕분에 오늘을 편하게 살아간다. 내 주위에 있는 나진과 다혜 덕분에 오늘을 살아간다. 



"여기서 뭐 하세요?"
현관문을 열고 집을 나서던 나진이 생소한 광경에 놀라 얼빠진 목소리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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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은 총을 부르고 꽃은 꽃을 부르고 - 열 편의 인권영화로 만나는 우리 안의 얼굴들
이다혜.이주현 지음, 국가인권위원회 기획 / 한겨레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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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공기를 담는 영화는 알지 못했던 것을 알게 하고, 의심하지 않았던 것을 의심하게 하고, 질문하지 않았던 것을 질문하게 하고, 꿈꿔보지 못한 것을 꿈꾸게 한다.(p6) 그러나 그 시대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의 공기를 머금고 있는 독립영화나 인권 영화를 대부분의 사람들은 찾아보지 않을 뿐 아니라 회피한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숙제를 품고 있는 영화를 바라보는 우리의 표정과 시선은 시간이 지나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꾸준히 사회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들을 표출하고 이를 영화로 만들어내는 감독들이 있다. 『총은 총을 부르고, 꽃은 꽃을 부르고』에는 2013년부터 10년 동안 인권 이야기를 만든 감독들의 영화가 담겨있다.

곤란한 표정을 한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영화 속 인물들은 뻔한 세상에서 세상을 다르게 보고 다르게 느끼고 다르게 상상하며, 가끔은 서로 다른 조건과 서로 다른 신념과 서로 다른 욕망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p8) 그 삶의 기적같은 순간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1장 우리가 구덩이에 빠졌을 때 해야 할 일
-영화 <메기>2018년 감독 이옥섭/ 글 이다혜-“청년을 위한 해피엔딩은 어디 있을까? ”

<메기>를 계기로 살펴야 할 통계는 불법 촬영만이 아니다. 2023년 1분기 청년실업률은 6.7%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p26)
-내레이션을 맡은 배우 천우희 목소리로 시작되는 영화는 극 중의 어느 인물보다 이 모든 상황을 전지적 시점으로 바라보는 <메기>의 존재가 더 심오하게 와닿는다. 포스트잇의 문구이자 메기가 내 뱉는 ‘우리가 구덩이에 빠졌을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구덩이를 더 파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얼른 빠져나오는 일이다.’(p28)를 듣고 있으면 현실에서 부딪히는 난관을이겨내는 방법이 바로 이것이구나 싶다.

2장 어쩌다 학교는 이토록 살벌한 공간이 되었을까
-영화 <우리는 떡볶이를 먹을 권리가 있다〉 2015년 감독 최익환/ 글 이주현-“혁명을 하기에 좋은 타이밍이라는 게 있다면 그건 지금 당장이다”

누군가에겐 ‘고작’ 떡볶이일 수 있지만 지수에 게는 떡볶이가 ‘전부’다. 떡볶이는 떡볶이일 수도 있고 연예인일 수도 있고 다른 무언가일 수도 있다.(p40)
- <우리는 떡볶이를 먹을 권리가 있다〉를 읽고 있으면 학교의 교칙은 과연 누구를 위한 규칙인가를 묻게 된다. 그리고 그 답을 찾아가다 보면 학교가 차별적이고 비하적인 가치관을 학생들에게 주입해온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되고 법과 규칙은 우리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p48)는 것과 통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야 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3장 추앙받지 못하는 낙오된 아이돌
-영화 〈힘을 낼 시간〉 2022년 감독 남궁선 /글 이다혜-“이른 나이부터 너무 힘을 내고 살아온 사람들”

“K-POP은 스타를 꿈꾸는 수많은 청소년의 경쟁을 통해 빠르게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화려한 K-POP 산업의 이면에는 오랫동안 묵인돼 온 노동 착취와 인권 침해 문제가 숨겨져 있다.”(p59)
-〈힘을 낼 시간〉은 이른 나이에 너무 힘을 내고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다.(p75) 아이돌이 되기 위해 꿈을 짐처럼 지고 압박감 속에서 살았던 아이들. 이제는 망돌이 되어 이십대를 지나버린 그 아이들. 엄청난 노력을 해도 꿈이 실현되지 않는 그 길에서 궤도를 이탈한 아이들은 자신들의 뒤에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또 손을 내밀며 ‘다음’을 말하고 있다.

4장 아이와 노인은 무엇이 닮았을까
-영화 〈봉구는 배달 중〉 2012년 감독 신아가,이상철/ 글 이주현-“노인을 위한 나라가 사라지고 있다”

영화에서 안타고니스트는 결국 사회다. 주인공 봉구를 괴롭히는 건 사람이 아니라 사회이며, 그가 맞서야 하는 건 노인을 불편한 존재로 여기는 사회의 인식이다.(p92)
-감독은 이 땅에 ‘노인을 위한 나리는 없다’를 비틀어 이 땅에 ‘노인을 위한 행운은 없다’는 것도 보여주려 했다.(p96) 그러나 결국 로또 당첨과 행운이라는 아이와의 만남으로 봉구를 위한 자그마한 희망을 만들어 낸다.

5장 누구도 자신의 희망이 되어달라고 강요할 수 없다
-영화 <4등〉 2014년 감독 정지우 /글 이다혜-“당신은 성적을 위해 어디까지 희생할 수 있나요?”

〈4등〉을 ‘자녀 교육’의 관점에서 볼 것인가, 엘리트 스포츠의 과도한 ‘성과주의’의 관점에서 볼 것인가, ‘재능과 노력의 상관관계’의 관점에서 볼 것인가에 따라 영화를 본 뒤의 논의는 여러 갈래로 나뉠 수밖에 없다.(p108)
-“이 영화는 부모로서 나의 고백과 자백 같은 게 담겨 있다.”(p106)는 감독의 말처럼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나는 학부모인지 부모인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6장 미우나 고우나 곁엔 사람들이 있다
-영화 <하늘의 황금마차> 2014년 감독 오멸 /글 이주현-“아름다운 죽음에 대한 힌트”

죽음은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어떠한 죽음이 존엄한 죽음이고 아름다운 죽음일까. 행복한 이별과 아름다운 이별이란 무엇일까.(p123)
-제주 4.3 사건을 다룬 <지슬>의 감독 오멸의 <하늘의 황금마차>는 죽음과 노인 문제, 치매라는 병, 우애 없는 형제의 이야기를 집을 나와 길을 떠나는 사람들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제 삶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으로 이야기로 풀어냈다. 진실은 아름답지 않고 아플뿐이다.

7장 가깝고도 먼, 고독사와 생의 의지
-영화 〈소주와 아이스크림〉 2015년 감독 이광국/ 글 이다혜-“나의 고독에 안부를 묻다.”

〈소주와 아이스크림〉은 죽음이 아니라 삶, 살고자 하는 욕망에 대한 이야기다.(p147)
- 홀로 고독하게 죽은 여자가 모아둔 소주 병을 통해 전달되는 삶에 대한 욕망과 자신의 생존을 위협하는 생존투쟁의 장인 가정과 가장 가까운 존재인 가족 그리고 자신의 죽음에 대한 고찰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이 〈소주와 아이스크림〉으로 만들어졌다,

8장 양심을 허락받아야 하는 세상
-영화 <얼음강> 2013년 감독 민용근/ 글 이주현-“한국에서 군대가 무엇이기에”

그는 〈얼음강)을 만들 때 그들의 ‘마음’이 궁금했고, 〈얼음강)을 만들고 난 뒤에는 그들의 ‘목소리’가 세상에 더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했다.(p166)
-영화는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선재의 행동을 따라가지만, 부모와 자식의 마음을 편견 없이 고루 살핀다.(p169) 그럼에도 편견 없이 보기가 힘들었다. 영화가 상영되던 시기가 한참 지난 지금 다행스럽게도 2020년부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위한 대체복무제가 시행되고 있다.(p172)

9장 장애를 은유가 아닌 실제로 표현하기
영화 <두한에게〉 2013년 감독 박정범 /글 이다혜-“왜 ‘장애인 흉내’를 내는 것에 박수 치는가”

박정범 감독은 두한이 말할 때 자막 처리를 하지 않았다. 누구나 처음에는 두한의 말을 알아듣기 어려워하지만 영화가 끝날 즈음에는 알아들을 수 있게 된다. 그것은 박정범 감독 자신의 경험이기도 하다.(p184)
-감독 자신의 친구 <두한에게> 못다 한 말을 영화로 하고 싶어 편지를 쓰는 마음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했다. 이제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인식에서 장애인 스스로 주체적으로 일어서는 모습을 통해 비 장애인들의 시각이 변화되어 가고 있음이 조금씩 영화와 드라마에서 보이고 있다.

10장 모르는 척하고 싶겠지만, 당신도 감시당하고 있어요
-영화 〈과대망상자(들)> 2015년 감독 신연식/ 글 이주현-“욕망 자체를 거세당한 세대”

영화가 집중하는 것은 고도화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하나의 소비 단위로 설정된 개개 인이 시스템의 설계에 예속된 채 자신의 정체성을 알지도 못하고 살아가는 현실이다.(p203)
-최근 <거미집>을 비롯해 <동주>와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연출한 신연식 감독의 <과대망상자(들)>은 거대한 농담 같은 영화다.(...) 해직교사 아버지의 죽음 이후 늘 누군가가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망상에 빠져있는 예민한 남자 우민을 통해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인 우리의 삶을 멀찍이서 관찰하도록 유도한다(p202) 감독은 끊임없이 사회와 시스템을 의심하게 만들고 그것으로 감시 사회 속 개인의 불안을 드러낸다.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들은 감시당하며 소비 단위로 누군가의 데이터로 남게 되는 존재 그 자체가 된다는 사실은 비극이 아니라 공포다.

#이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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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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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일기
권남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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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식당』, 『종이달』, 『마녀 배달부 키키』, 『츠바키 문구점』 외 수많은 작품을 번역한 작가 권남희의 에세이 『스타벅스 일기』에는 스타벅스에서 판매되고 있거나 판매되었던 수많은 음료를 마시면서 겪었던 작가의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작가에게 스타벅스는 ‘완벽하게 육아가 끝난 날’의 홀가분함도 잠시, 홀로 남은 집안에서 ‘빈둥지증후군’으로 인해 일할 의욕도, 식욕도, 살아갈 의미도 잃고 폐인처럼 우울하게 보내던 작가를 다시 일어나게 만든 곳이다.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싶어 노트북을 들고 나간 곳. 그곳에서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중하고 유쾌한 일상을 통해 ‘진짜 독립’을 해 나가는자신의 모습을 자신의 필력으로 차분하게 그려냈다. 

책은 1부 겨울을 시작으로 2부 봄, 3부 여름, 4부 가을로 이어가며 사이렌 오더로 나무와 트리님으로 주문한 음료를 마시며 겪었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1부 겨울
제주 유기농 녹차, 스노우 민트 초몰릿 블렌디드, 디카페인 카라멜 마키야또, 라벤더 베이지 오트라떼, 토피넛 라떼, 제주 유기농 녹차, 오로라 캐모마일 릴렉서, 스노우 바닐라 티 라떼, 카페 라떼, 디카페인 블랙 고봉 라떼,블랙 햅쌀 고봉 라떼,트러플 머쉬룸 수프,초콜릿 크림 칩 푸라푸치노, 자몽 허니 블랙티 

-이 중에 내가 마셔본 티가 디카페인 카라멜 마키야또와 카페 라떼 그리고 자몽 허니 블랙티가 고작이다. 디카페인 카라멜 마키야또는 위로와 잔소리로부터 작가를 구출하기에 적절한 음료인것처럼 무언가로 위로받고 싶은 날 마시고 싶은 음료이고 작가처럼 나역시 디카페인 카페 라떼가 아닌 카페 라떼를 주문하고 고치지 못하는 버릇처럼 후회하기도 한다. 그리고 믿었던 친구와 싸웠더라도 금방 다시 화해할 수 있었던 청춘의 시절이 그리운 것처럼 자몽 허니 블랙티가 그리운 시간이 있다. 

2부 봄 
핑크 플라워 유스베리티,슈크림 라떼, 포멜로 플로우 그린티, 핑크 크리스탈 캐모마일 티, 파인 코코 그린 요거트 블렌디드, 포멜로 플로우 그린티, 아이스 라일락 블라썸티, 딸기 드림 말차 라떼, 딸기 딜라이트 요거트 블렌디드, 민트 초코칩 블렌디드, 퍼플 드링크 위드 망고 용과 스탑벅스 리프레셔, 핑크 드링크 위드 딸기 아사이 스타벅스 리프레셔, 제주 유기농 녹차, 라이크 키위 라임 블렌디드

-작가가 마셨던 봄의 음료 중에는 하나도 마셔본 것이 없다. 이름도 생소하고 그 맛도 가늠이 되지 않는다. 다만 매년 봄이면 나온다는 슈크림 라떼는 내년 봄에  는 꼭 마셔보고 싶다. 작가처럼 봄마다 슈크림 라떼를 마시며 그때 맛없던 것이 올해는 맛있구나 라며 입맛의 변화와 가격의 변화로 내가 변해가고 있음을 확인받고 싶다. 

3부 여름 
유자 민트티, 디카페인 아이스 카라멜 마키야또, 블랙핑크 스트로베리 초코크림 프라푸치노, 패션 탱고티 레모네이드 피지오, 카라멜 프라푸치노, 피스타치오 아보카도 초콜릿 프라푸치노, 커피 드로잉 말차 프라푸치노, 핑크 크리스탈 캐모마일티, 우리 쑥 크림 프라푸치노 위드 콜드브루, 라즈베리 파 쉐이큰 티, 바닐라 크림 프라푸치노, 아이스 오렌지 판타지 유스베리티, 바닐라 빈 푸딩 블렌디드 위드 콜드브루, 캐모마일 티

-여름 역시 다르지 않다. 눈에 들어오는 이름이 고작 유자 민트 티와 디카페인 아이스 카라멜 마키야또 그리고 캐모마일 티가 전부다. 그러나 특별한 이름의티와는 달리 여름의 이야기는 일상이다. 재혼 하는 아버지, 친구의 연애 상담, 부모님의 건강, 결혼 후 출산, 실연으로 겪어야 하는 이별, 스벅을 찾는 빌런, 갱년기, 만남, 노후의 생활, 담배 끊기 그리고 여름 휴가지마다 있는 스타벅스 매장. 더운 여름 시원한 스타벅스에는 일상의 삶이 시원하게 있다.

4부 가을 
호두 블랙티 라떼,제주 유기농 말차로 만든 크림 프라푸치노, 오텀 로드 애플 블랙티, 아이스 호두 블랙티 라떼, 할로윈 코 헤이즐넛 프라푸치노, 블랙 글레이즈드 라떼, 아이스 녹차, 자바 칩 프라푸치노, 차이티 라떼, 따뜻한 우유, 디카페인카페 라떼, 제주 유기농 녹차, 자몽 허니 블랙티

-가을엔 유독 호두 블랙티 라떼를 자주 마시는 작가의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스타벅스에 놓고 온 핸드펀을 찾게 된 사연과 도서관 다녀오는 길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글을 쓰기도 하고 책을 읽는다는 이야기가 내 이야기 같고, 한가위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엄마의 마음이 내 마음 같다. 특별한 이름의 음료에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이름의 음료에도 특별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읽다보니 작가의 스타벅스 일기가 아닌 각자의 일기장에 각자의 삶이 특별하게 있구나 싶다.

#권남희
#스타벅스일기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7기 
#스타벅스에는삶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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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인간 선언 - 기후위기를 넘는 ‘새로운 우리’의 발명
김한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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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탈인간 선언
기후/생태 이슈를 다루는 창작집단 ‘이동시’의 일원이고, 리스본 고등사회과학 연구소(ISCTE)에서 아마존 원주민 공동체 관련 연구를 하고 있는 작가 김한민은 자신이 출간한 책 『탈인간 선언』에 FSC 인증 종이와 재생지, 친환경 잉크를 사용할 만큼 기후와 생태에 진심이다.

책의 시작에 환경운동자 조너선 포릿의 ‘기후변화는 환경 이슈가 아니라 문명 이슈다.’(p5)라는 문장으로 인간적인 것이 좋은 것이다가 아니라 좋은 것이었다고 말한다. 이제 ‘인간, 사람, 인류는 예찬의 대상에서 극복의 대상으로 전락했다.’(p7)고 하며, ‘인류세하에서는 순수한 의미의 천재지변이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자연재해와 인재의 경계가 불분명해졌다.’(p7)고 했다.

맞는 말이다. 인류세 대신 ‘자본세’라는 명칭을 선호한다(p8)는 작가의 말처럼 호모 사피엔스가 추구해온 삶의 양식만 생태적 파국을 불러왔다(p9) 그래서 이 문제를 ‘탈인간(탈인가중심주의)로 풀어가자고 말한다.

최상위 포식자의 개념인 EGO가 아닌 생태 중심주의 개념인 ECO로 고착화된 관념들로부터 탈피하고 자의식 과잉에서 벗어나 타자에 대한 앎을 넘어 포용으로 이를 통해 기후 위기를 극복할 탈인간적 관점을 녹여내고 실현하자고 한다

미셀 푸코의 말처럼 “이제 목표는 우리가 누군지 발견하는 게 아니라, 우리라는 존재를 거부하는 것”(p19)으로 관성에 머물던 인간이 아닌 탈인간 추구로 그 방향을 잡고 “소수의 사려 깊고 헌신적인 사람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걸 결코 의심해서는 안 된다."라는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의 격언(p20)을 을 가슴에 품고 나 스스로 소수의 탈인간이 되어 거대 화력발전 기업에 홀로 피켓을 드는 존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1부 기후 위기, 인류세의 끝에서
세월호 사건으로 골든타임을 놓쳐본 나라에서 혹사당하는 지구는 갈수록 뜨거워는 데 현실의 온도는 차갑(p31)기만 하다. 변화의 속도에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 그렇게까지 급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근시안적인 우리가 누군가의 시선에서는 참 좋겠구나, 안 급해서라고 생각될 수 있다.

기후 위기 상황에서도 무엇에나 적응하는 인간으로 위드 코로나처럼 위드 기후변화로 무감각해질까 많이 무섭다. 해서 우리가 치를 희생에 관해 이상 기후 상황을 코로나 시기만큼 위기 상황으로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

앞으로 아마존 밀림이 1분에 축구장 면적만큼 벌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지금 이대로의 육식’이 아닌 “어떤 채식, 얼마만큼의 채식이냐”(p49)로 의식이 변화되어야 하며, 여전히 환경오염과 기후 위기에 무지한 인식에 전환이 필요하다.

대기오염 문제는 마스크를 씌우고 공기청정기 사주면 끝이라고 여기고 축산업으로 인한 환경 파괴 때문에 채식을 한다고 하면 “너 혼자 그런다고 바뀌냐”라며 핀잔을 주는 것(p76)으로 지구적 생태 위기에 둔감한 인식을 반영하는 ‘어른’의 전형적인 행태가 수치스럽다. 지구 가열을 섭씨 2도 이하로 막을 수 있는 시간이 10년도 채 남지 않았다는 것(p78)을 알고도 모른척하는 이들은 기후 수치를 위기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들은 탄소 상쇄라는 것으로 면죄부를 받았다고 여긴다.

2부 탈인간 중심 사회
전염병은 확 와닿는다. 반면 기후 위기는 참 안 와닿는다.(p88) 강조하고 겁을 줘도 반응은 한결같이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냐는 태도다. 호모사피엔스만이 특별하고 우월 종이라는 잘난 사상 덕분에 전례 없는 생태계 위기가 찾아왔다.(90) 그럼에도 “와닿지 않는다.”(p87)는 안티 자뻑으로 일관한다. 기후 위기가 말 그대로 피부에 와닿는 순간이 온다면 그땐 이미 게임 오버(p91)다.

무증상-자본주의, 불평등, 기후 위기 등 문제가 넘쳐나도 근본적, 급진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엔 역부족일 만큼 자극의 역치가 높아(p107) 진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이성복이 시 <그날>의 시구처럼 “모두 병들었는데도 아무도 아프지 않은”(p110) 무증상의 사람으로 사회에 적응되었다. 아무리 파이가 커져도 대다수가 행복을 느끼며 살기 불가능하다는 걸 훨씬 더 많은 이들이 깨달아(p111) 가면서도 그들은 그들이 하는 일을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정체된 기후 운동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기후 활동가들이 예술을 겨냥하기 시작했다.(p127) 보물 취급받는 예술과 함부로 다뤄지는 자연의 처지를 비호한 발상이 처음은 아니다.(p128) 그렇게 극단적 상식, 상식적 극단으로 기후 위기를 알리는 이들의 행동에는 지구를 지키려는 처절함이 있다.

3부 환상, 그 너머로
21세기 한국에서 탈성장을 내건 정당이 선거에서 승리하고, 산업재해 사망이 0건이 되고, 내 집 마련과 공급의 틀에 갇힌 주거 문제를 해결하며, 10년 안에 배기가스 배출 자동차를 퇴출한 다음 30년 뒤엔 석탄, 가스, 석유 의존도를 0으로 만들고, 일회용 컵 없이 음료를 마시고, 성적 지향 때문에 차별받지 않고, 공장식 축산과 육식에 의존하지 않는 저렴하고 맛난 먹거리가 풍부한 세상(p159)이라는 것과 지구는 유한한데 경제(GDP) 성장은 무한히 지속된다는 생각, 자원 문제는 과학기술로 효율성만 높이면 해결된다는 논리, '녹색 투자로 공항 신축하고 수소 비행기 날리고 전기차 사는 게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분배는 모두가 서유럽 중산층의 소비 수준을 따라잡고 난 다음에 하자는, 빈부격차와 소수자 권리는 외면하며 시간을 끌면 넘어갈 수 있다는, 주택 문제는 공급만 늘리면 해결된다는, 꼼수를 써서라도 좋은 대학만 가면 된다는 발상(p160) 이 두 시각 모두 말도 안 되는 환상으로 계속 꿈꾸고 있는 것으로 작가의 말처럼 환상하고 자빠져보고 싶다.

환상에 빠져 같은 계산이라도 공동체적, 장기적 가치를 우선시해서 하는 세상
나눔의 미학으로 (10-1=13)의 세상. 적게 가지고 많이 나누는 걸 부, 번영과 등치 시키는 세상. 내가 조금 버는 것이 남에게 고용의 기회를 주고, 그것이 사회 전체로 봤을 때 이익이라는 것이 상식으로 통하는 사회(p174)에서 살고 싶다.

안다. 이 모든 일이 계란으로 바위치는 일임을. 그러나 이제는 ‘계란을 짓밟겠다고 벼르던 바위들’을 걱정해야 (p199) 할 바위로 계란 치기 시기가 오고 있다. 가해자가 버젓이 피해자 행세를 하는 분위기 속에서 바위들의 반격이 몰려온다. 지구를 망치는데 앞장서는 이들은 각오해야 한다. 그러니 이제라도 가장 현명한 방법은 지금이라도 정직하게 변하는 것, 역사와 인류의 적이 되지 않는 것이다.(p200)

#탈인간선언
#김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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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포터7기
#기후위기를넘는새로운우리의발명
#지구살리기
#타지말고걷자
#일회용품말고씻어쓰는것으로
#생활속에서찾고사회에서행동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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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꼭두각시
윌리엄 트레버 지음, 김연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10월
평점 :
절판


[126] 운명의 꼭두각시

『운명의 꼭두각시』의 작가 윌리엄 트레버의 이력은 화려했다. 그랬음에도 그는 나에게 낯선 작가였다. 

데뷔 이후 휫브레 드상(현 코스타상) 3회, 오헨리상 4회, 래넌상, 왕립문학협회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받았고, 다섯 번의 부커 상 후보 외에도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수차례 거론되었다. 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77년 대영제국 훈장 사령관 수훈을, 1994년 문학 훈위 칭호를 받았으며, 1999년에는 영국 작가가 받을 수 있는 가장 영예로운 문학상이라 불리는 데이비드 코언상을 수상했다. 2002년 평생의 업적과 공헌에 대하여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기사 작위를 받았고, 줌파 라히리,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등이 많은 영향을 받은 작가로 손꼽았으며, 아일랜드의 대통령 마이클 허긴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뛰어난 업적을 이뤄낸 우아함을 지닌 작가'로 표현한 바 있다. 2016년 11월 20일 88세로 세상을 떠난 그는 생전 수 백 편의 단편과 18권의 장편소설을 발표했고 대표작으로 <비 온 뒤> <여름의 끝> <루시 골트 이야기> <그의 옛 연인> <밀회> 등이 있다. 

1918년 봄, 여덟 살의 윌리의 삶은 평온했다. 그는 역사 수업에서 “그게 모든 것의 끝이어야 했어. 전혀 새로운 아일랜드의 시작, 하지만 물론 그렇지 못했지. 전쟁을 신뢰해선 안된다.(p16)”라는 킬개리프 신부의 단언을 이해하지 못했던 아니 이해할 수 없었던 파란 눈의 평범한 어린 소년이었다.

1차 세계대전 직후 전쟁에서 돌아온 도일이라는 이름의 남자가 제분소에 일꾼으로 다시 고용되지 않았다면 저택의 사람들은 살아남았을까? 혁명군의 지도자 마이클 콜린스가 킬네이 저택에 윌리의 아버지를  찾아오지 않았다면 윌리의 삶은 달라졌을까? 

고조되는 아일랜드의 독립투쟁을 막고자 영국이 파견한 단체 ‘블랙 앤드 탠즈’의 러스킨 중사는 자신에게 동네 정보를 가져다주는 도일의 죽음에 대한 보복으로 한밤중 킬네이 저택을 급습하고 이 일로 윌리의 아버지와 여동생들과 저택의 사람들이 처참한 죽음을 맞는다. 

 구체적인 설명이 아닌 포괄적인 표현으로 되어 있는 문장들이 직접적인 잔혹함으로 와닿지는 않지만 윌리가 처한 상황이나 알코올 중독자가 되는 어머니의 상황을 더 처절하게 느끼게 만든다. 

독립전쟁 이후 이어진 내전이 끝나고 아일랜드에 평화가 머뭇머뭇 어렵게 찾아오는 킬네이에서 윌리는 낯섦과 친숙함에 조금씩 익숙해져가면서 느린 속도로 제분소 일을 배우기 시작한다. 그러나 여전히 지난 시간의 악몽 속에 벗어나지 못하는 윌리의 엄마는 술로 시간을 견뎌보지만 결국 자신이 만든 상실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스스로 삶을 포기하고 만다.

이제 윌리에게는 아무도 없다. 고모와 이모가 윌리에게 그 어떤 것도, 그 무엇이 되어주지 못한다. 그에게는 메리앤을 향한 사랑만 남았을 뿐이다. 킬네이 저택의 새 하녀 조세핀의 충고대로 놓지지 말아야 한다. 그에게 그 사랑은 선물 같은 것이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선물이다. 그럼에도 윌리는 메리엔의 사랑을 놓친다. 아니 잡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또 하나의 비극이 생겨나고 아픔은 또 윌리와 메리엔의 딸 이멜다로 이어진다. 

소설은 삶에서 상실로 생겨나는 아픔이 삶을 지탱할 수 없게 만든다는 사실과 한 걸음 한 걸음 내 딛는 일이 엄청난 일을 겪은 사람에게는 말처럼 쉽지 않다는 현실과 현실과 사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가혹한 운명에도 그 운명을 이겨나가게 하고 살아남게 하는 한 가지가 반드시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읽고 나서 오래전 MBC 드라마 <아일랜드>에서 배우 이나영이 연기했던 이중아가 생각났다. 입양되어 북아일랜드에서 살게 된 그녀가 IRA 단원인 오빠로 인해 죽음을 맞게 된 가족을 외면하고 혼자만 살아남아야 했던 그 시간이 떠올랐다. 결국 이중아를 살게 남게 한 것도 또 살아 갈수 있게 한 것도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만들어진 선물 같은 ‘사랑’이었다. 

남들 눈에는 이해되지 않는 모습의 사랑이 스스로를 구원하게 만들기도 한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운명의 꼭두각시들도 시간의 소용돌이에서 스스로를 구원해 낼 힘이 있고 그 힘으로 살아갈 것이라 믿는다. 

아일랜드엔 정의가 살아 있지 않고 아일랜드를 바로 세우는 데에 꼭 아일랜드인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 어머니가 주장하는 바였다.(p45)

비록 여동생들에게 더 관심을 기울이며 그 사실을 숨기려 애쓰지만, 나는 아버지가 가장 사랑하는 자식이었다. 난 그 누구보다도 아버지를 사랑했다.(p71)

당신 방 앞에 선 나는 아주 가볍게라도 문을 두드리지 않았다. 그저 문을 열었다. 모든 두려움과 도덕이, 세상의 모든 잣대가 내게서 사라졌다. 난 아무것에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걸 당신이 알아야 한다는 것 말고는,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걸 알면 당신이 적어도 약간의 위안을 얻을지 모른다는 것 말고는. 난 램프를 화장대에 올려놓고 당신 이름을 불렀다.(p198)

그 염려가 우리의 여름과 우리의 사랑을 선물했고 그 사랑은 우리에게 우리 아이를 선물했지요. 킬네이에서 난 당신을 기다릴 거예요. 당신이 이 세계를 떠도는 동안 난 어떤 가혹한 운명에도 살아남을 겁니다. 외로움이 당신을 사로잡았다는 걸 난 이해합니다.(p264)

이멜다 퀸턴은 내 이름, 아일랜드는 내 조국. 불탄 집은 내 거처, 천국은 내 목적지. 시멘트 건물 앞에 하얀 성모 마리아 상이 있는 로크의 새 가톨릭 학교에는 압운 열풍이 불었다. 이멜다는 필사 책 표지 안쪽에 이 말을 적었다. 단어들이 오렌지색 표면에서 단정하게 찰랑거렸다.(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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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이깊으면위로가소용이없다
#너는무엇이든지나칠수있고
#아무것도모를수있다
#가장중요한일은우연히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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