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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에서 보낸 눈부신 순간들 - 그래픽노블로 만나는
존 포슬리노 지음, 강나은 옮김,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원작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0월
평점 :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 알고 있다. 오랜 시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아 온 책이지만, 그 분량이 어마어마하며 철학적 사유가 담긴 이유에서인지 어렵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들어 읽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만나게 된 이 책, 그래픽 노블로 소로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기회라니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그가, 또 그의 책이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무척 궁금했다.
p.42
이 세상에는 서로 다른 수많은 사람이 살지만,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주의 깊게 자신의 길을 찾았으면 좋겠다. 주변 사람들과 발걸음을 맞추지 않는 이가 있다면, 그의 귓가에는 다른 박자가 들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가 자신에게 들리는 음악에 맞춰 발 디디도록 내버려 두라...
우리 모두가 생각해 봐야 할 문제 아닌가, 아주 많은 이들이 타인과 비슷하게 살려고 애를 쓴다. "난 나만의 꿈이 있어, 난 나만의 길을 갈 거야"라고 말하곤 하지만 정작 실상은 어떠한가.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천편일률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마치 정답이 존재하는 것처럼 행동한다. 흔히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좋은 직업도 포기하고, 주변인들에게 이상한 사람 소리를 들으며 홀로 집을 짓고 최소한으로 필요한 것만을 취하고 살려 노력하는 그가 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p.72
내가 지닌 가장 뛰어난 기술은 원하되 적게 원하는 것이다. 나는 사랑이나 돈이나 명성보다는 진실을 원한다. 진정한 부를 즐길 수 있는 빈곤함을 원한다.
진정한 부를 즐길 수 있는 빈곤함이라니... 법정 스님이 왜 <월든>을 좋아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실 잘 생각해 보면 부와 빈곤에는 정해진 기준이 있지는 않다. 개인마다 다르게 느끼는 것인데 결국 더 많은 것을 갖고 싶지만 원하는 만큼 얻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괴리, 그것이 빈곤을 만드는 결정적 요인 아닐까.
p.111
나는 실험을 통해 적어도 이것을 알게 되었다. 꿈을 향해서 자신 있게 나아가고, 자신이 그리는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 사람은 보통의 경우에는 기대하지 못하는 성공을 얻을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소로가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당신은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나요,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현대인을 불행하게 하는 것에는 여러 원인이 있다.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 더 많은 부를 원하지만 갖지 못하는 것에 대한 갈망. 소로의 철학이 담긴 이 책이 바로 그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사회의 기준,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신의 내면에 귀 기울일 때 우리는 진정으로 잘 사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소로의 <월든> 뿐만 아니라 <시민 불복종>, <걷기> 그리고 일기에서 발췌한 명문장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분량이 적고 일러스트와 함께 보다 보니 술술 읽히고 그의 철학을 이해하는데 좀 더 수월했다. 앞서 이야기한 책들을 먼저 읽었다면 아마도 소로와 친해지기 힘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처럼 그의 저서를 읽어보고는 싶으나 살짝 겁이 나는이라면 이 책으로 가볍게 시작한 후 한 권 한 권 정독해 나가기를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