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 : 나를 깨우는 짧고 깊은 생각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p.7

"지금 당신은 행복한가요?"

난 자신있게 답할 수 있다, 오래 생각할 것도 없이 내 대답은 "No" 이다. 무슨 생각이 그리 많은지 정신없이 시간만 보내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행복하다 말할 수 있을까.

저자의 말대로 행복과 불행은 자신의 마음에서 오는 것이란 것도 잘 안다. 잘 알면 행복한 마음을 가지면 되겠네 라고 쉽게 말할 수 있겠지만 그게 쉬운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책은 일단 '추천' 부터 하고 싶다. 나에겐 너무나도 와닿는 내용의 책이었기 때문인데 아마도 요즘 사람들 대부분에게 필요한 조언이라 생각한다. 너무나도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속에서 중요한 걸 놓치고 사는 이가 나뿐만은 아닐테니.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왜 이렇게 마음이 어지러운가, 크게 하는 일 없이 왜 마음만 바쁜가, 왜 늘 시간이 부족하다 느끼는가...

그렇다고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48시간이면 더 잘 살 수 있을까? (아닐걸...)

p.122

사유란 내 손에 쥐어져 있는 정과 망치를 통해 어제까지 내가 알게 모르게 습득한 구태의연함을 쪼아버리는 작업이다.

늘 반복되는 이 잘못된 생활패턴을 깨기 위해선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용히, 차분하게 오로지 내 내면의 소리를 듣기 위해 집중하는 것, 돌이켜보면 내 생활엔 그런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게 뭘까, 무엇부터 해야하는 걸까.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나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고 있는데 그 또한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다. 아마도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듯 하다. 차츰 나아지겠지 믿고 있다.

p.162

묵상을 할 때도 달리기를 할 때도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순간순간 나를 주저앉히는 괴물이다. 이 괴물은 내게 패배의 쓰라림을 안겨준다. 이 괴물은 바로 내 안에서 나를 조정하는 또 다른 '나'다.

내 마음의 소리를 듣고 해야하는 것을 깨닫는 것에 그치면 결국 사유의 시간도 아무것도 아닌게 되어버린다. 깨달은 것을 행해야 무언가 이루어지는 것인데 누구에게나 있는 바로 저 '괴물'이 늘 발목을 잡는다. 아마도 게으른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부지런한 사람보다 그 괴물의 힘이 더 센 것 아닐까. 나 역시 부지런한 쪽 보다는 게으른 쪽에 가까운 사람인데 이도 잘 생각해보면 결국 내가 마음을 바꿔먹으면 될 일이다. 이 리뷰를 쓰는 지금도 오늘 하루를 돌이켜 보면 그 괴물한테 참 많은 순간 졌구나 싶다. 그래도 내 안의 괴물을 알아보았으니 이제 차츰 죽여가면 되는거겠지. 오늘 하루도 조용히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그런 책이 있다. 옆에 두고 오래오래 천천히 조금씩 읽고 싶은 책, 이 책이 그렇다. 마치 맛있는 음식은 조금씩 그 맛을 음미하며 아끼고 싶은 것처럼, 읽어내려가며 페이지 한 장 한 장 줄어드는 것이 아쉬울 정도였으니.

물론 책의 내용대로 실천하고 싶다면 어느정도의 수련이 필요하겠지만 일단, 적어도 이 책을 읽고 그 의미를 곱씹는 동안은 마음이 차분하고 고요해졌다. 그리고 분명 약간의 깨달음을 얻은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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