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 인 더블린

원스 인 더블린 - 헤어나올 수 없는 사랑의 도시, 더블린. ㅣ Fantasy Series 2
곽민지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4년 5월

재미있게도 이 책을 펴 들은 지금, 나는 책의 저자와는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당분간은 어디로도 떠날 수 없이 내 발을 꽁꽁 묶어두는 길을 택했다(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정신없이 새로운 일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 책을 읽는 순간 나도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들었다. 왠지 모를 설렘과 함께.

 저자는 다니던 직장에 용기 있게 사표를 던지고 여행길에 올랐다. 열심히는 살았지만 정작 자신을 위한 삶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 아닐까.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텐데. 주위에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때때로 부럽기도 하고, 나는 왜 그렇게 하지 못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올해엔 꼭 어디든 다녀오겠다는 다짐을 했지만 벌써 올해의 반이 다 가도록 다녀온 곳이 없다. 어디를 가볼까 생각은 많이 했지만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처음 책 제목을 보고 더블린은 나에게 매우 생소한 곳이었다. 아일랜드의 수도였다니 놀랍다. 언젠가 아일랜드에 관한 책을 읽었고 공부도 했었는데 잊고 있었나 보다. 게다가 그곳이 영화 '원스' 의 배경이 된 곳이라니. 난 아직 그 영화를 보지는 못했다. 유명한 것도 알고, 노래도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지만 영화는 아직이다.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와 함께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남겨둔 영화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고 영화를 본다면 또 다른 느낌이 들지 않을까. 영화의 감동이 몇 배 더 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 책을 알게 된 게 반가웠다.

책을 읽으며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책의 내용이 단순히 작가 개인의 이야기로 들리지는 않는다는 점이었다. 어떤 여행기들을 보면 너무나 개인적인 내용들이라 공감하기도 힘들고 흥미도 떨어지는데, 이 책은 여행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싶은 깨알 같은 여행정보가 담겨있다. 아주 소소하고 일상적인 내용들이 주를 이루어서 정말 그 도시에 녹아들어 진짜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나잇대가 비슷하고 성별이 같아서인지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 많았다. 낯선 곳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낯섦을 갖고 있는 나로선 마음이 많이 가는 책이다.

올해가 가기 전에 나도 이런 여행을 할 수 있을까. 새로 시작한 일이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면 잠시의 짬을 내서라도 여행을 가볼까 했지만

여전히 이런저런 걱정이 많아 망설이고만 있었는데 이 책이 나에게 조금은 용기를 준 것 같아 고맙기도 하다. 마지막 장, 사진 속 저자의 미소가 참 아름답게 보인다. 올해가 가기 전에 나도 그런 추억 한 장 남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