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시절 - 당신도 가끔 내 생각하시나요?
신철 글.그림 / 초록비책공방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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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람이 누군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일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어찌 생각해보면 또 신기한 일이다. 몇십 년을 넘게 이름도 얼굴도 모르고 산 사람들이 어느 순간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텐데.

 

요즘 들어 사랑이 무얼까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렇게 저렇게 스쳐 간 사람들을 뒤로한 채 현재엔 연애와 사랑 모두 쉬고 있다. 해야 할 일이 많다는 핑계로, 귀찮다는 핑계로 쉬고 있지만 때때로 사랑이 그리울 때가 있다. 정확히 말하면 사랑감정이라고 해야 할까? 그리고 점점 더 사랑에 자신이 없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과연 내가 다시 사랑이라는 걸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어쩌면 이대로 영영 사랑을 다시는 못할지도 모른다.

 

이 책은 제목에 맞게 아주 순수한 사랑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말 다른 조건 따지지 않고 오로지 사랑 감정만을 생각하는 것. 말 그대로 순수 그 자체의 사랑 말이다. 순수한 사랑이라고 하면 흔히 첫사랑을 떠올릴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도 첫사랑을 한 번 떠올려봤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체 무엇 때문에 그렇게 좋았을까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그땐 마냥 좋았다. 눈만 마주쳐도 설레고 말 한마디 건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던 정말 순수하게 좋아했던 때이다. 결국엔 끝나버린 사랑이었지만 그래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책 속 이야기는 간결한 듯하면서도 사랑의 전 과정을 담고 있다. 사랑의 시작, 그 설렘도 보이고 또 이별을 겪는 과정에서 느끼는 슬픔, 이별 후의 담담한듯한 그리움까지. 사랑을 하고 끝낼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다음엔 더 잘할 수 있겠지.' 사랑의 시작과 함께할 때의 즐거움은 누구나 같지만, 이별을 겪을 때의 모습은 천차만별이다. 물론 누구나 힘들겠지만, 이별 또한 사랑의 한 과정인데 받아들여야지 어쩌겠는가. 간혹 사랑과 집착을 구분 못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책에 담긴 내용을 보면 진짜 사랑이 뭔지 알 수 있을 듯하다. 내 감정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까지 헤아리고 배려할 줄 아는 것. 그게 진짜 사랑이지 않을까.

 

처음 책을 보고 표지의 그림이 뭔가 단순하다고만 느꼈는데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뭔가 좀 달라 보인다. 그림에서 정말 '순수' 라는 단어가 느껴진달까. 이 책을 보고 나니, 나도 순수한 사랑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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