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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미의 일본 가정식 요리 - 단순함, 간소함, 우아함 Everyday Harumi
구리하라 하루미 지음, 최경남 옮김 / 시그마북스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언제부턴가 우리나라에서 맛집 찾기 열풍이 불며 TV에 맛있는 식당을 찾는 프로그램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나 역시 친구들과 맛집을 찾아다니기를 좋아한다. 한때는 파스타를 좋아해서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주로 찾아다녔지만, 그도 이제 질리기 시작했고 뭔가 좀 더 색다른 음식이 필요했다.
마침 얼마 전 한 친구의 생일을 맞아 오랜만에 모여 밥을 먹기로 했는데 우리가 찾은 새로운 맛집은 바로 일본 가정식 요리를 하는 곳이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인테리어나 밥상의 느낌이 딱 내가 생각했던 일본식이었다. 일본의 가정식 음식이라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것처럼 깔끔함이나 소박함을 떠오르게 되는데 그곳의 느낌이 딱 맞아 떨어졌다.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친구들과 주문을 하고 음식을 기다렸다. 드디어 음식이 나온 순간, 한입씩 맛본 친구들의 입에서 같은 말이 나왔다.
"너무 짜다."
이런...이건 내가 생각했던 맛이 아니잖아. 이게 일본의 가정식 음식이라면 난 다시는 먹지 않겠다고 다짐할 정도로 짰다. 간소하고 뭔가 깨끗한 느낌의 이미지와 달리 음식의 간이 너무 셌다. 요리하시는 분 정말 일본 가정식을 제대로 하시는 것 맞을까?
그리고 얼마 뒤 이 책을 만났다. 일본 가정식 요리의 레시피가 담긴 책이라니, 일본 가정식에 대한 오해를 풀만 한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는 아주 소박한 느낌의 음식 레시피들이 가득 담겨있다. 아직 만들어보진 않았지만 음식들 모두가 부담스럽지 않은 느낌이다. 먹고 나서도 몸이 가벼울 것 같고 건강에 좋을 것만 같았다. 책의 앞부분엔 재료준비에 대한 소개도 자세히 하고 있어서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간혹 어떤 책들은 별다른 소개 없이 레시피만, 그것도 계량이 정확하지 않은 레시피만 담겨 있어 난감할 때가 있는데 이 책을 그렇지 않다는 점이 좋았다.)
다른 나라의 요리라는 것, 예전엔 그저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다. 그래서 레시피를 보고 배우기보다는 잘한다고 소문난 식당을 찾으려 애썼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정작 맛집 찾기엔 실패했고 이렇게 좋은 책을 만났다. 책에 나온 재료들 모두 쉽게 구할 수 있으므로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좋을 것 같다. (굳이 입에 맞지 않는 식당 음식을 먹을 필요가 없다.) 각 나라마다 음식의 특징이 그 나라의 이미지를 반영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에 나온 음식들은 일본 특유의 간소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잘 나타내는 것 같다. 이제 책을 다 봤으니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일본의 가정식 요리를 맛보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