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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빛
이스마엘 베아 지음, 송은주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책 표지에 아프리카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이 담겨있어 눈길이 갔다. 해 맑게 웃고 있는 아이들, 태어나면서부터 행복을 먼저 알고 배워야 할 아이들이 고통부터 알기 시작하는 곳, 최근 아프리카 쪽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TV에서 구호단체의 광고를 자주 접하게 되어서인지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곳 아이들의 처참한 광경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내전으로 인해 삶이 망가진 사람들, 아무 죄 없는 그들이 도대체 왜 그런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걸까.
이 책은 전쟁이 끝난 이후의 그들의 삶에 대해 쓴 책이다. 소설이지만, 저자가 직접 겪은 일을 토대로 한 현실적인 이야기이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자리, 고향이라는 따뜻한 이름이 어울리지 않을 만큼 피폐해진 그곳으로 돌아와 다시 삶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장을 넘기는 내내 어찌나 마음이 먹먹했는지 모른다. 전쟁으로 인해 한 순간의 소중한 가족을 잃어버린 사람들, 전쟁이 끝났다고 해서 모든 고통이 끝나고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들의 땅인데 정작 그들은 더 이상 설 곳이 없는 곳, 그들은 자신들의 고향으로 돌아와 예전의 삶을 찾을 권리도 없었다. 그곳을 이용하려는 외부인들에게 떠밀리고 점점 그들의 자리를 잃게 된다. 최소한의 안전도, 억울함을 호소할 곳도,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는 그곳에서 그래도 그들은 꿋꿋하게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도 전쟁을 겪은 나라이다. 종전이 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 우리나라의 모습을 보면 국가다운 모습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저곳은 언제쯤 그게 가능해질까. 아이가 학교에 가다가 피복이 벗겨진 전선을 밟고 죽었는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이 말이 되는 일일까? 책 속 내용은 믿기 어려울 만큼 처참했다.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고, 그들에게는 아무런 힘도 없었다. 최소한의 안전과 삶이 보장된 나라가 되는 것은 아직은 기대하기 힘들 듯하다. 하지만 삶을 이어가려는 그들의 모습에서 제목처럼 내일의 빛을, 작은 희망의 씨앗을 발견할 수는 있었다. 그들에게는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 하루빨리 그들의 삶이 안정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