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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셀렉트 북 - 패션지 편집장이 직접 고른 서울의 그곳
이정금 지음 / 낭만북스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오 마이 갓! 나 서울에서 헛살았구나...?!!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책을 펴기 전 내심 기대했던 내 마음은 산산조각이 났다. 그래도 친구들과 간간이 '핫 플레이스'라 불리는 곳들을 찾아다녔는데 어쩜 이 책에 나온 장소들은 대부분이 내가 모르는 곳들일까. 친구들과 지금까지 찾아다닌 곳들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서울을 구역별로 나누고, 그곳에서도 정말 트렌디한 곳만 모아 모아 놓은 책이다. 자신감에 차서 책을 펼친 나는 책장을 넘길수록 그 자신감이 바닥을 향해감을 느꼈다. 세상에나, 여기가 서울이라고?! 난 왜 지금까지 이곳들을 못보고 지나친 걸까. 분명히 내가 아는 동네인데 책 속에 소개된 곳들은 대체로 처음 보는 곳들이다. 서울에 이렇게 분위기 좋은 곳이?! 이렇게 예쁜 옷을 파는 가게가?! 사진 속 장소들은 외국인 것만 같았고, 예쁜 디저트들은 어디에서 듣도 보도 못한 '신세계'의 맛일 것만 같았다.
책을 넘기다가, 너무 어이가 없어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책 속에 소개된 몇몇 장소들의 이름을 대며 "너 OOO 알아? 그럼 OOO 은? " 몇 군데 물어보았는데, 친구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역시 "몰라"였다. 다음에 친구들을 만날 때 이 책을 가지고 나가서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씩 콕! 집어서 다음 만남을 계획해야겠다. 이 책은 지친 일상에서 작은 즐거움을 줄 '선물'같은 존재이다.
한때 그런 걱정을 한 적이 있다. 외국의 친구가 오면 난 그 친구를 어디로 데려가야 하나? 물론 우리 역사가 담긴 고궁들은 기본 코스겠지만, 한국에 머무는 내내 그곳만 보여줄 수는 없지 않을까? 그런데 이 책 하나면 걱정 끝이다! 해외여행책을 볼 때와 같은 설렘이 느껴진다. 새로운 장소에 대한 두근거림?! 내가 오랫동안 살았던 곳인데 낯설게 느껴진다는 게 재밌다.
서울에서 트렌디한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매일 가는 똑같은 카페들과 샵이 지겹다면 이 책을 꼭 보길 바란다. 아! 여자친구와의 데이트 때문에 고민하는 남자들에겐 꼭 필요하겠다. 한동안은 친구들과 새로운 장소 찾느라 인터넷 검색에 열을 올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멀리 갈 필요없이 온전히 서울 안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서울의 핫한 플레이스를 하나하나 '정복'해 나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