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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보지 않을 권리 - 당신의 숨통을 조이는 부모, 연인, 상사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법
닐 라벤더 & 알란 카바이올라 지음, 최승희 옮김 / 미래의창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내가 이 책을 펼친 이유는 단 하나였다. 작년 몇 달간 누군가로부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서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던 게 그 이유이다.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었고 사람들 앞에서 모욕감을 주는 말을 하거나 뒤에서 내 험담을 하는 등 여러 가지로 나를 힘들게 했다. 물론 이제는 만날 일이 없어서 괜찮아졌지만, 언젠가 또 비슷한 유형의 사람을 만나면 나만 상처를 받을 것 같아서 그 해결방법을 얻기 위해 이 책을 펼쳤다. 책의 표지에 있는 토끼가 마치 그때의 내 모습을 표현하는 듯하다. 나의 숨통을 조이는 모든 이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법이라.
이 책에서는 눈치를 주는 사람의 유형을 '통제적 완벽주의자' 라 칭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눈치를 주는 사람의 대부분이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독단적이며 엄격하고 다른 사람의 사소한 것들까지도 자신이 관리해야 직성이 풀리고, 굉장히 예민하다. 그들은 자신이 완벽함을 추구한다고 자랑스러워 하지만, 절대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한 마디로 사람의 숨통을 조이는 그런 성격들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얼마나 불안정하고 위태롭게 만드는지 그들은 모르는 것 같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 때문에 상처만 받다가 결국 나를 포기해버릴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그렇다면, 내가 사랑하는 이가 '통제적 완벽주의자' 일 때 우리의 대처법은? 그에게 상황을 알리고 대화로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가 놀라지 않게 말이다. 그들 스스로는 자신이 정신적으로 결함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을 테니까. 저자는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세 가지 자아 상태가 있다고 말한다. 부모자아, 성인자아, 아동자아.
p.147
협력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최상의 방식은 성인자아 대 성인자아상태의 행동방식이다. 하지만 통제적 완벽주의자는 엄하고 비판적인 부모자아 혹은 삐치고 지나친 요구를 하는 아동자아의 모습만 보여주는 경향이 있어 그들과 최상의 의사소통을 실현하기는 확실히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통제적 완벽주의자가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하든 개의치 않고 성인자아의 상태를 유지한다면 분명 더 나은 상황을 이끌어 낼 수는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절대 쉬운 게 아니다. 특히 나 같은 사람은 대화를 시작도 하기 전에 화가나고, 눈물부터 주르륵 흐른다. 굉장한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물론 내가 작년에 겪은 상대는 사랑하는 사람이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할 사람이 아니었으므로 그런경우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무시해버리면 그만인 것이다. 이 책에서는 눈치 보는 사람들에게 자존감을 높이고 그가 무례하게 굴 수 없는 경계선을 만들어 자신의 권리를 지키라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그때의 나 역시 자존감이 굉장히 낮아져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더욱 컸던 것 같다.
사람들이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 받는 스트레스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인은 업무보다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나면 그 스트레스를 조금은 덜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 책은 눈치를 주는 입장의 사람 또한 꼭 읽어야 한다. 책을 읽으며 스스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나의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망치고 있는지... 그들이 스스로 느끼고 변화하는것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양측 모두의 심리를 짚어주기 때문에 눈치를 받는 사람, 주는 사람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언젠가 이런 유형의 사람을 만난다면 난 잘 해낼 수 있을까? 글쎄... ... 그때가 오면 이 책을 한번 더 꺼내 읽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