삑사리까지도 인생이니까 - 조금 어긋나도 괜찮아
장해주 지음 / 북라이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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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땐 나이를 먹으면 자동으로 무엇이 되는 건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어느덧 나이만 먹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에 사로잡혔고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갈수록 자존감은 바닥을 향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디부터 잘못된 걸까, 나라는 인간은 왜 사는 걸까 등등 온갖 부정적인 생각만 드는 요즘이다. 그런 나의 눈에 들어온 이 책, <삑사리까지도 인생이니까> 괜찮다고 토닥여주는 듯한 제목에 마음이 끌렸다. 저자는 어떤 내용들로 나를 위로해 줄까.

p.42

마음도 마찬가지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디톡스가 필요하다. 매일 쌓이는 마음의 찌꺼기와 오물 같은 감정을 그때그때 잘 버려야 한다. 독소가 되지 않도록. 내가 나에게 못된 마음을 품지 않도록. 내가 나를 미워하지 않도록.

솔직히 나는 요즘 내가 밉다. 왜 이 나이에 겨우 이것밖에 못하고 사냐고 수없이 나 자신을 질책한다. 그런데 이런 부정적인 마음들이 쌓이고 커질수록 나를 더 아프게 공격하는 무기만 될 뿐 나아지는 것은 없다. 그래서 요즘 나름 명상도 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보려 노력 중이다. 마음에도 디톡스가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 100% 공감한다.

p.132

누군가를 미워할까 말까 애매한 감정이 든다면 내일쯤 미워하는 걸로 잠깐 미뤄 두고 그 지옥 같은 감정의 소용돌이에 나를 몰아넣지 말길 바란다. 미움받을 용기도 필요하지만 어쩌면 미운 마음을 미뤄 둘 수 있는 용기가 더 절실히 필요하기도 하니까.

사실 누군가가 밉다는 생각이 들면 애매한 감정 정도가 아니라 그 즉시 '미움'이 되어 버린다. 그럼 어떻게 될까? 표현하면 미움받는 대상과 나 모두에게 상처가 남을 것이고, 표현하지 않고 미워만 한다면 나만 괴롭겠지...? 결국 이러나저러나 미워하는 마음을 품는다는 건 내가 괴로운 일이다. 저자의 말처럼 미워하는 마음을 살짝 미뤄둘 수만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당장엔 '미움'으로 마음이 정해진 것 같아도 시간이 지나면 점점 사그라들 테니까.

p.207

나의 지금은 계속해서 흘러가고 있다는 것. 그래서 지금 이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고 애틋하다. 앞으로 내 인생 계획표에는 후회보다는 위로의 온기가, 아프고 쓰라린 눈물보다는 잔잔한 미소가, 가시 돋친 말보다는 사랑의 밀어가 채워지길.

나에게 주어진 시간도, 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도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는 건 아니지만, 어쩐지 매일 잊어버리고 사는 것 같다. 요즘 들어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것인지에 대해 종종 고민하게 되는데, 하루는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말이 있듯 매일매일 나에게 주어진 그 하루를 충실히 산다면 결국 그날들이 모여 잘 사는 인생이 되는 거 아닐까.

책을 읽으며 어쩐지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 내용이 많았다. 아마도 저자의 이야기가 꼭 나의 이야기 같기도 해서 그런 거 아닐까 싶다. 마치 나와 비슷한 친구의 일기장을 읽는 느낌이었다. 인생에는 분명 크고 작은 삑사리들이 존재한다, 당시엔 좀 감당하기 벅차고 어려울지 몰라도 시간이 흐른 뒤엔 그 또한 하나의 '지난 이야기'가 되는 것뿐이니까 너무 힘들어하진 말자는 생각이 든다. 인생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읽어보기를 권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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