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이기적이어도 괜찮아 - 좋은 사람보다 나다운 사람이 되기 위한 관계의 기술
미셸 엘먼 지음, 도지영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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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씩 마음을 관리하기 위한 책들을 찾아 읽는 편이다. 그만큼 정신건강이 피폐해지고 지쳐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은데 그 원인을 찾아보자면 대부분 인간관계에서 오는 것 같다.

어릴 적 나를 떠올려보면 소심한 아이, 감정 또는 원하는 것을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였다. 20대가 되어 하기 시작한 고민은 '나는 왜 거절을 잘 하지 못하는가'였는데, 서른이 지나고부터 좀 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어려움이 존재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가끔은 이기적이어도 괜찮아>라는 제목이 꼭 나에게 하는 말같이 느껴졌다.

먼저 책의 서두에는 간단한 테스트가 마련되어 있다. '네'로 답하는 문항이 많을수록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기 자신을 후 순위로 밀어두는 사람이라는 것인데, 나 역시 '네'라고 선택한 항목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시작부터 충격이었다.)

p.8

다른 사람을 위하려면 나를 돌볼 시간과 에너지를 희생해야 한다. 그래서 관계에서 선을 긋는 일이 중요하다. 선을 긋는 건 자기 사랑의 다른 표현이다. 하지만 누구도 이 방식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나보다 남을 우선으로 해야 '좋은 사람'이 된다는 믿음과 정면충돌하는 일인데다 내가 원하는 바를 중요시하면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비난받을까 두렵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우리는 타인을 배려하는 것이 미덕이라 배웠고, 배려 정도가 아니라 자신이 어느 정도 희생하는 것도 감수하라고 배우며 자랐다. 이렇다 보니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드러내기보다는 감추기에 익숙해졌고 타인에게 선을 긋는 것, 무언가 거절하는 것은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나를 제쳐두고 타인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 이게 되려 인간관계에 독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저자는 이타적인 사람의 이면에 대해서도 지적하는데 이런 유형의 사람들 대부분이 타인에게 인정받는 데에서 자존감을 얻으려 하고 남을 돕는 일에서 자신의 가치를 찾는다는 것이다.

p.32

나에게 필요한 건 스스로 채우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하자. 그렇게 했을 때 더욱 바람직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한층 자급자족적인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나의 존재의 이유를 타인에게서 찾으려 하면 안 된다. 온전한 내가 되는 방법을 찾고 나부터 사랑할 줄 알아야 다른 사람과도 건강한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저자는 타인보다 나를 먼저 생각하고 오롯이 나를 지켜나가는 방법으로 선을 그을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선 긋기'를 방해하는 요인들을 자세히 살펴보고 근본적인 문제부터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도록 돕는다.

무엇보다 와닿는 내용은 '감정'에 관한 조언이었다. 책 전반에 걸쳐 저자는 우리가 감정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우리가 흔히 부정적이라 여기는 화, 슬픔, 두려움 등의 감정을 느끼는 건 당연한 것이며 그러한 감정을 느끼는 것 자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다만 그것을 잘못된 행동으로 표출하는 것이 문제라 이야기한다. 또 이 감정들에 대해 정리하는 시간을 되도록 많이 가질 것을 권하며 그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책을 읽기 전, 제목의 '이기적'이란 단어가 조금 불편하게 느껴졌지만 책을 모두 읽은 후 저자가 선택한 어휘의 의미를 알게 됐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타인에게 피해를 줘도 상관없다는 의미의 '이기적'이 아니라 온전히 자기 자신을 지키고 그 결과로 타인과의 적절한 거리를 두며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본인의 감정을 다스리고 타인과 나를 구분하며 하나의 성숙한 인격체로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 바란다. 타인에게 휘둘리며 사는 것이 결국 자신의 선택이었음을, 문제는 외부가 아닌 내 안에 있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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