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 여자 넷이 한집에 삽니다 - 프로 덕질러들의 슬기로운 동거 생활
후지타니 지아키 지음, 이경은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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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함께 사는 건 불편하지만 혼자 사는 건 외로워서 또 싫다는 사람들이 많다, 당신은 어떠한가? 이 책의 저자이기도 한 후지타니 역시 마찬가지이다. 돌아보니 집안은 정신없이 어지럽혀 있고 혼자 살려니 감당하기 힘든 생활비에 갑자기 다친 어깨까지... 게다가 연인과도 헤어진 상태이다. 본가에 들어가 살자니 너무 멀기도 하고 별 볼일 없이 홀로 나이 먹는 딸을 불쌍하게 보는 엄마의 시선도 불편하다. 그렇게 우울과 불안, 슬픔 등에 눈물로 하룻밤을 지새운다. 그러던 중 혼자는 너무 외롭고 그렇다면 무엇과 함께 살아야 하나를 고민하다가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정신적 불안 해소'와 '생활비 감소'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로 그녀는 셰어하우스 생활을 추진하고 결국 네 명이 모여 함께 살기로 결정한다.

2020년 어느 여름밤, 기다리던 애니메이션 신작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으로 들뜬 그녀들, 거실에서 고기를 굽는 모습으로 본격적인 30대 덕후 여자 넷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친구 사이라는 게 사실 격이 없다 보니 너무 느슨해서 선을 넘으면 결국 크고 작은 불만들이 쌓이고 관계가 틀어지기 마련인데 그녀들은 적당한 규칙들을 만들고 서로 배려하며 셰어하우스 생활을 슬기롭게 이어 나간다.

책을 읽으며 난 이런 관계의 동거 생활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10년 정도 알고 지내 어떤 사람인지 어느 정도 검증도 되어있는 상태이고 (아예 처음 보는 사람들과의 셰어하우스는 여간 불편한 게 아니라 정말 추천하고 싶지 않다. 생활패턴이며 기본적인 사고방식, 게다가 국적이 달라 문화적 차이가 크면 정말 여러모로 힘들어진다.) 또 가족이나 연인은 사실 소속감과 어느 정도의 의무감이 있어서 되려 불편한 부분이 있고, 감정 소모가 클 수밖에 없는데 비슷한 취미를 가진 친구라면 오히려 서로 이해하는 부분도 있고 또 나름의 재미가 있을 것 같다.

딱 이 정도 (마음의) 거리의 친구들과 함께 하는 동거 생활이란, 나처럼 개인생활도 철저히 존중받고 싶고, 또 한편 취미는 공유하고 싶은 사람에게 딱 좋은 형태의 동거인 듯하다. 언젠가 한 번쯤 이런 생활을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진지하게 생각해 봤다. 30대 후반의 여자로서 후지타니의 마음이 왠지 공감이 간다. 귀여운 표지만큼이나 내용도 나에겐 너무나도 예쁘고 기분 좋은 책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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