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책방 1 - 그, 사랑을 만나다
마쓰히사 아쓰시 지음, 조양욱 옮김 / 예담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천국의 책방 1... 그, 사랑을 만나다

 

천국에 책방이 있다.

아니, 천국 얘기부터 우선해야 할 것 같다.

여기서 천국은 종교의 의미에서 말하는 거창하고 경건하고 또,,,착하거나 옳은 일을 한 사람들만 선택되어 가는 그런 곳이 아니다.

그냥 누구나 가야하는 곳, 조건은 거의가 죽으면 가는 곳이다.

그리고 그 곳에서의 생활은 거의 이곳의 일상과 다를 바 없다.

쉽게 말하면 일상의 연장인 셈이다.

그러니 그 곳에 책방이 있다고 해서 전혀 어색할 건 없다.

생활 속에 책이 필요하듯 그렇게 책방도 필요하다.

단지 어느 책방은 서비스가 좋아서 책을 조심스레 들고 가 넌지시 요구하면 그 책의 일부분을 읽어준다.

읽어주는 이는 특별히 목소리가 좋을 필요도 없고, 책 읽어주는 기술이 뛰어날 필요도 없이 책을 바라보며 글자를 새기듯 읊으면 된다.

어느 새 듣는 이들은 주위에 몰려와 빙 둘러서서 가만히 귀를 기울인다. 왜?

사실은 읽어주는 이조차 이유는 모른다.

그들은 아마도 책 내용의 어느 한 지점에서 천국이 아닌 이곳의 한 시절과 한 추억과 조용히 살짝 들이치는 햇살을 만끽하듯 해후하고 즐기는지 모른다.

그저 흐뭇한 표정으로 그 시간이 지나면 돌아서는 걸로 봐서 짐작하건대 만족감에 젖어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 남자 사토시는 얼떨결에 천국에서 눈을 뜬다.

이곳에서의 되는 일 없이 시름에 겨워하던 어느 날의 일이었다.

책방에서 점장 대리라는 직함으로 아르바이트까지 해야 했는데 뭔지 모르지만 일을 하면서 그는 점점 그 시간이 좋았다.

아마도 곁에 무뚝뚝하고 말다툼을 자주 하는 유이라는 아가씨가 있어서 더욱 그런지 모른다.

 

[천국의 책방]은 아주 가볍고 얇은 책이다.

나같이 책을 굼뱅이처럼 읽는 사람도 몇 시간 만에 끙~거리며 다 읽을 정도다.

그리고 읽는 동안 복잡한 일도 잊은 채 가벼이 머리를 식히는 청량감마저 들었다.

 

다 읽고는 속으로 난 생각했다.

그런 천국 있었으면 좋겠네.

도피처라고 해도 좋다.

마치 세상살이가 만만치 않아 고달프다는 푸념이 입 밖으로 삐질삐질~ 삐져나올 때 즈음에 누군가 “자 좀 쉬지 그래~”하며 작은 위로의 말과 함께 천국행 티켓을 손아귀에 살짝 쥐어주면 좋겠다. 작은 휴가인 셈이다.

바리바리 가방이 터지도록 짐을 쌀 필요도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잔뜩 찌푸리고 투덜거리며 도착해도 어느새 나는 다른 작은 세상에 또 다른 여유를 갖고 게으르게 그곳을 어슬렁거리며 거리를 누비리라.

그러다 눈에 띄는 책방에 들어서겠지?

책을 좋아하는 습성이 그곳이라고 달라지지는 않을 테니까...

가볍게 책장을 넘길 수 있는 책을 하나 꺼내 값을 치르고 돌아서려던 차에 그곳 젊은 점장 대리인 사토시의 책을 읽어주는 음성에 자석처럼 끌려갈 것이다.

만약 내가 건넨 책에 그가 당황하며 쭈뼛 거리다 “저기~!!전 한글을 못 읽습니다.”하는 말 한마디를 듣게 될지도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천국이니까 모든 말이 모두에게 통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상상으로 해본다.

 

그리고 이 모든 상상에 기분이 좋아진다.

사토시 그가 천국에서 사랑을 만난다면, 나는 그저 천국을 방문해도 좋고, 그것마저 가당치 않을 일이라면 다시 생각을 되돌리겠다.

이곳에서 봄날의 나른한 꿈처럼 천국을 꿈꾸다 어설프게 눈을 비비고 일어나서 즐겁게 [천국의 책방]을 뒤적여 보는 거지.

그런 나른한 시간과 꿈을 선사한 어여쁜 책이었다. [천국의 책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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