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의사 노먼 베순 - 개정판 청소년평전 1
이원준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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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태어나 유달리 모험심이 강했던 노먼 베순은 어릴 때부터 새로운 상황에 적극적이며 과감하게 행동하는 소년이었다. 한번 마음먹은 일을 끝까지 해내고야 마는 성격은 주위의 걱정을 샀지만 그것은 나중에 의사로써 맹활약을 할때 큰 도움이 되었다. 제 1차 세계대전에서 육군에 입대했지만 전쟁의 참혹함을 견디지 못하고 부상으로 군 복무 중 돌아와야만 했다. 전쟁터에서의 힘든 경험은 깊은 상실감으로 그에게 마음을 상처를 입혔고 그 때문에 나아가야 길을 찾지 못해 방황하기도 했었다. 그때 몸을 혹사시켜 얻은 폐결핵은 그를 또 한번 좌절시키는 듯 했지만 '폐결핵 수술'이라는 책을 접하고 노먼 베순은 눈이 번쩍 뜨였다. 그는 다시 어릴때부터 남달랐던 모험심을 내걸었다. 폐결핵 환자인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 강행했던 기흉 치료는 성공했고 건강을 되찾게 된 것이다. 죽음만 생각하고 있던 그에게 폐결핵 완치는 새로운 삶의 시작이 되어 주었다. 오랫동안 시간을 허비했던 지난날 반성하며 앞으로 두 배로 열심히 살아갈 것을 다짐했다.

본인이 결핵을 걸려 겪어봤던 경험은 많은 것을 느끼게 했으며 또 그를 달라지게 만들었다. 경험을 토대로 개발한 치료법과 수술 기구들은 큰 호응을 얻어 새로운 방법들을 개선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었다. 또 결핵은 가난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는 늘 고민했다. 결핵의 뿌리를 뽑을 수 있는데도 현실 속에선 그렇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노먼 베순을 힘들게 하고 분노하게 했다. 다 같이 잘 살 수는 없을까 하는 의문 속에 그는 사회주의 체제로 눈을 돌렸다. 가난해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없도록 그런 그의 생각은 러시아 결핵 발병률 감소가 확신으로 나타나 주었다. 그리고 그에게 당시 에스파냐와 중국의 위태로운 상황이 의사로서의 사명감에 더욱 불을 짚혔다.

에스파냐 내란 속 한복판에서 피를 많이 흘리며 죽어가는 부상병들을 보며 노먼 베순은 한번도 시도치 않았던 일을 진행시켰다. 전쟁터에서 가까운 곳에 이동 수혈대를 만들어 부상병을 즉시 현장에서 치료하게 하는 것은 정말 노먼 베순이었기에 생각하고 가능하게 했으리라. 수많은 마드리드 시민들의 헌혈 참여는 노먼 베순 뿐만 아니라 책을 읽는 우리에게도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다. 헌혈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고 비록 엄마는 몇 번 밖에 해본 적 없는 헌혈이지만 우리 중딩이는 커서 건강한 신체를 가진 남자로 헌혈에 적극 동참해 주었으면 좋겠다.

에스파냐의 상황을 알리며 도움을 요청하는 순회강연을 하던 노먼 베순에게 의사를 더욱 절실히 필요한 곳이 생겼다. 바로 일본이 베이징을 공격하며 전쟁이 벌어진 중국이었다. 참혹했던 에스파냐에서의 경험이 베순을 자연스럽게 중국으로 이끌었다. 중국의 정세는 노먼 베순의 입장에서 상세히 알려주었는데 우리는 그의 일대기를 통해 세계사도 함께 알아볼 수 있는 1석 2조의 효과까지 얻었다. 제 1차 세계 대전 이후 격변하는 중국의 정세가 책을 통해 좀 더 쉽게 이해 됐다.


중국에서 노먼 베순의 의료 활동은 에스파냐의 활약을 훨씬 뛰어넘었다. 포탄이 터지는 전장 속에서 죽음을 각오하고 부상병들의 치료하는 모습은 마치 영화속 한 장면처럼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것은 책을 읽은 우리는 물론 수십억 중국인들에게 각인이 되고도 남았으리라. 피를 뽑는 행위 자체가 처음인 중국인들 앞에서 직접 시범을 보이며 중국의 첫 헌혈로 이끌었다. 이때 노먼 베순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부상병들의 빠른 치료만 있을 뿐이었다. 하나를 마음 먹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매진하는 그의 성격이 여실히 들어났다.


전쟁 속에서 의료 물품은 금새 동이 났고 열악하기 짝이 없는 중국의 공중 보건과 의료 시설을 보며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전혀 관계없던 다른 나라 사람이 자신의 나라 일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애를 쓰는 모습을 보니 아! 바로 이런 게 의사의 사명감이오, 뜨거운 인류애라는 것이 느껴졌다. 그의 열정에 감명 받은 건 비단 우리 뿐만이 아니었다. 의약품이 거의 바닥 나고 보급이 되지 않아 부상병들이 진통제도 없이 아픔을 참아 낼때 중립의 입장이던 선교사에게 도움을 청하며 간절한 마음으로 설득시켰다.


노먼 베순은 생명과 직결된 환자를 위하는 일이라면 정말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무모하기 짝이 없는 그의 행동에 오히려 중국 군인들이 말릴 정도였으니까. 일에 몰두한 나머지 턱없이 부족한 수면양에 건강을 염려해 억지로 휴식을 취하게 했지만 아무도 그의 고집을 꺽을 수 없었다. 또한 노먼 베순은 의료 행위 뿐만 아니라 의료 종사자들을 위한 교육도 병행했다. 환자를 위한 그의 가르침은 중국의 의료 종사자들 뿐만 아니라 많은 중국인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


포격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수술을 끝까지 이어가는 노먼 베순. 환자를 대할 때 최선을 다하지 않는 의료인이 있다면 참지 못하고 불같이 화를 내는 성질은 오롯히 환자를 위한 마음 뿐이기 때문이었다. 일본군의 맹렬한 공격에 부상병들은 날로 늘어나만 가고 의료 사정은 점점 더 나빠졌다. 전쟁이 주는 참혹함은 그 옛날이나 지금 우크라이나의 상황이나 달라진 게 없네. 하루 열여덟 시간 이상 일을 하고 건강을 잃어가던 그를 결국 쓰러뜨린 건 수술 중 메스에 베인 상처였다. 상처에 세균이 감염되어 패혈증으로 생을 마감했던 노먼 베순.


"의사들이여! 아픈 사람들을 기다리지 말고 먼저 찾아가라!" 노먼 베순이 남긴 이 한마디는 비단 의사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깊은 여운을 주었다. 마지막으로 <노먼 베순 연보>를 읽으며 그의 일대기를 되짚어 보았다. 다시 봐도 의사로써 정말 많은 일들을 해낸 인물이구나. 문득 지금 환자가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 활동하고 있는 국제 인도주의 구호단체 '국경없는 의사회'가 떠올랐다. 가까이는 지난 몇 년 동안 코로나19 시기에 현장에서 애쓰는 의료인들이 있고.... 여전히 세상엔 노먼 베순 같은 훌륭한 의료인들이 많이 있어 참 감사하다.


우리는 보통 업적이 뛰어난 위인들을 떠올릴 때 우리와 다르게 어떤 특별한 점이 있다고 생각 한다. 하지만 위인도 인간이기에 자신의 꿈과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방황하기도 한다는 것을 청소년 평전 시리즈를 읽으면서 종종 깨닫고 있다. 그래서 진로를 고민하는 질풍노도의 시기 청소년들에게 진짜 강추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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