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사랑을 배운다
그림에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혼도 육아도 10년이 훌쩍 넘어서 쓰담쓰담이 필요했던 요즘 내 마음을 쓰담쓰담 해주는 책을 발견했다

마르지 않는 샘물이라 여겼던 사랑의 물줄기가 조금씩 줄어들려 할때쯤 더 말라버리기 전에 읽어보면 좋겠다

사랑을 받아야 사랑을 베풀 줄도 안다고 들었던 말을 떠올리면서... 너에게 사랑을 배운다

 

하나와 하나가 만나 둘이 되고 그 둘에서 다시 셋으로 넷으로 늘어나는 게 가족이라 여겼는데

가족이란 내 삶에 누군가를 초대하고 초대받는 거였구나

누군가에 초대를 받는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참 근사한 일처럼 느껴지듯 가족으로 묶여진 우리는 서로에게 충분히 근사할 수 있겠다

 

아이가 어느날 학교에서 다녀와 환한 얼굴로 말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칭찬을 들었다고 했다

배려심이 많은 친구라는 그 말이 너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문득 생각이 들었다

아이에게 나는 배려있는 엄마일까

남편에게 나는 배려있는 아내일까

이제까지 배려를 받지 못해 속상한 마음이 컸는데 내가 누군가에게 먼저 배려를 한다면...

가족은 사랑 그리고 배려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어른이 되듯

엄마도 처음부터 엄마는 아니었다

아이가 자라듯이 엄마도 함께 자라는 거였다

아이를 키우면서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들이 나를 키우고 있었다

그 시행착오들로 나는 더 마음이 단단한 엄마가 되어가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늘 건강해야 돼.'

이 말을 매일 아침은 아니더라도 가끔씩 이른 아침 잠든 남편보다 먼저 깨어나면 해주어야겠다

마치 주문처럼... 아이에게 그랬듯이 남편에게도 우리 아프지 말자

 

 

 

아이와 하루종일 씨름을 하느라 외로울 틈이 없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24시간이 어찌 지나가는지 몰랐던 그 시절에도 순간순간 찾아오는 외로움이 생각보다 진했다

아이를 낳고 보니 외로움 때문에 친해지고 위로받는 인연이 생겼다

그래도 가족에게 위로 받는 게 제일 큰 법

 

 

밤하늘의 별처럼 멀리 있어도 매일 밤 보아도 그리운게 자식이라고...

하늘의 별처럼 예쁘게 반짝 반짝 빛나길 바라는 것도 자식이라고...

 

 

'사랑은 주면 줄수록 깊어져 다시 돌아온다.'

아이를 사랑으로 키우면서 우린 어쩌면 깊어진 사랑을 돌려받는 게 아닐까

 

 

 

하루에도 몇번씩 하는 약속

나에게 하는 약속... 아이와 하는 약속...

오늘도 잘 지켜지지 않는 그 약속을 하고 있다

 

 

잠시 머물다 가지만 늘 그 자리에 있듯이 곧 떠나더라도 서운해하지 않기

버스가 돌고 돌아 다시 되돌아오는 것처럼 우리가 그 자리에 있으면 또 머물다 떠나겠지

 

 

 

너에게 사랑을 배운다

세가지 테마 중 가장 큰 위안과 감동을 받은 게 '아내의 마음을 읽다' 였다면

잠시 잊고 있었던 사랑받던 기억을 떠올려 주어 고마운 '사랑받던 기억은 사랑하는 법을 알게 한다'

그동안 함께 했던 시간과 남은 함께 할 세월을 같은 울타리 안에서 잘 지내야지 다짐케 한 '가족 안에서 논다'

책꽂이에 잘 꽂아 두고

잊을만 하면 다시 꺼내 읽고 싶은

마음을 어루어만져주는 에세이를 발견하게 되어

참 기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