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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화의 겉과 속 - 모든 문화에는 심리적 상흔과 이데올로기가 숨어 있다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저자가 방대한 분야에 대해 자신의 독단적인 생각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들을 참고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부분에서는 그의 내공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책에 실린 몇몇 글들은 우리가 ‘대충 이런 식 아닌가?’라고 논쟁을 종식시키며,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게 익숙해져 가는 것들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을 보여준다. 하지만 모든 글들이 이러한 날카로움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아쉽다. 저자가 전공 분야에 대해 쓴 다른 책들을 읽어보았기에 그 저작들과 비교가 된다(물론 이 책의 예상 독자는 전혀 다를 것이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겠으나, 예상 독자가 다름을 고려하더라도 아쉬운 부분이 남는다). 약간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내용 측면에서는 큰 불만은 없다. 책에 대한 불만은 이런 책을 양질의 종이를 사용하여 무거운 양장본으로 만들고, 적지 않은 가격표를 붙여서 독자들에게 내 놓은 점에서 더 크게 제기하고 싶다. 솔직히 이름에서부터 ‘무게’가 느껴지는 인문, 철학, 사회과학 고전처럼 책상 앞에서 노트 필기를 하면서 읽어야 하는 책은 아니다. 차라리 두 권으로, 좀 더 가볍고 저렴하게 만들어서 휴대성을 높이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 저자가 전달하는 말의 깊이가 낱장의 질이나 양장본의 무게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