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는 괜찮다 - 그동안 몰랐던 가슴 찡한 거짓말
이경희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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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을 읽고.... 사투리 때문에 너무 힘들어 ....어휴....아이고.... 이런 반응을 보였다. 책 속에 끼어있던 전시회 표도 늦게서야 발견해 결국 가지 못했는데, 책 까지 너무 힘들어서 읽기가 힘들었다. 이유는 바로 사투리 때문이다. 충청도 사투리로 쓰여진 이 책을 읽으려면 평소 안그래도 늦게 읽는데 더 시간이 오래 걸렸다. 원래 책 한권을 읽으면 영화찍은 것 처럼 읽는 편인데 이 책은 그렇게 읽으려면 정말 몇날 몇일이 걸릴 것 같았다.

게다가 속독할 수도 없는 문체이니 조금 짜증이 났다. 전라도 태생인데도 전라도 사투리로 쓰인 글귀도 어려운데, 충청도 사투리는 단어도 모르는 것도 있고, 한번 더 생각해보면서 읽어야 해서 머리가 너무 복잡할 지경이었다.

엄마랑 전화통화 한 것을 실제로 요약정리(?) 했다고 생각하면 쉬운 책인데, 그래서 어찌됐든, 엄마랑 통화한다고 생각하고 읽었다.

실제 엄마랑 잘 통화를 안하는 나라서, 이 책이 생소하게 느껴졌다. 이 책 저자의 어머니는 말이 많다고 해야할까? 아니면 저자가 전화 끝나고 엄마의 속 마음까지 적은 것인가? (설명 보면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아무튼. 그때그때의 전화통화를 적어두면 이렇게 훌륭한 작품이 될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최근에 시아버님으로부터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 나로서는 그 전화를 이런식으로 적어두는 것도 의미있겠다 싶었다. 이미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하면 좋지 않을까? 그런데 정말 3-5분 정도 통화인데 끝나고 나면 나만 계속 말을 한 것 같고, 안부는 묻지도 않고 그냥 할말만 하고 들을 말만 듣고 훅. 빨리도 끊으신다. 그러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남편한테 그날밤 이야기 하고 나면 끝나는 것이다.

물론 이 책 처럼 친정엄마와의 대화는 다를지도 모르겠다. 딸과 엄마는 뭔가 남다르다고 하니 말이다.

난 엄마의 잔소리가 싫어서 전화통화를 잘 하지 않는데, 잔소리 말고 다른 거라면 할만도 하겠다 싶다가도. 이 책처럼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다 듣고 있으려니 또 성격에 안 맞아서 못하겠다는 이야기가 먼저 나온다. 이 책은 혼자 사는 어머니이기때문에 아마 더 이야기가 구구절절할지도 모르겠다.

특히 수의를 맞추는 것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영정사진 찍으러 간 날의 이야기 등에 서는 새삼스럽기도 하고 섬뜩하기도 하고. 나도 미리 준비해야하는데 ...걱정도 되면서 엄마의 이야기가 그런거구나. 싶기도 하고...

엄마를 통해 다른 형제의 소식도 듣는구나...우리처럼....

그런 생각도 드는 책이었다.

안타까운 것이 있다면, 책을 사투리로 썼다는 점이고,

엄마의 입장에서 쓰려다 보니 딸의 입장도 있었으면 좋겠다 싶다. 예를 들어 '남자 / 여자 이야기' 이런것처럼 말이다. ^^

사투리만 거슬리지 않았다면 좀 더 감동적이거나 혹은 실생활에 대입해 본다거나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고보면 울 엄마도 사투리를 쓸텐데, 난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으니.이 책의 저자도 그랬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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