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윤동주가 노래한 별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들은 마당에서 멍석을 펴고 잔다. 별을 쳐다보면서 잔다. 그러나 그들은 별을 보지 않는다. 그 증거로는 그들은 멍석에 눕자마자 눈을 감는다. 그러고는 눈을 감자마자 쿨쿨 잠이 든다. 별은 그들과 관계없다.' 이 글을 보니 이상은 이상주의자가 아니라 현실주의자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상이 2025년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본다면 무어라고 할까? 아마도 '그들은 낮에도 밤에도 스마트폰을 본다. 별은 그들과 관계없다.'라고 하지 않을까 싶다.
지식여행 출판사의 <시인의 말 시인의 얼굴>은 우리가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 백석, 이상의 필사하고 두고 두고 새기고 싶은 아름답고 눈부신 우리의 글들이 살아있다.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겨울밤 찡하니 익은 동치미국을 좋아하고 얼얼한 댕추가루를
좋아하고 싱싱한 산꿩의 고기를 좋아하고
그리고 담배 내음새 탄수 내음새 또 수육을 삶는 육수국 내음새
자욱한 더북한 삿방 쩔쩔 끓는 아르굴을 좋아하는 이것은
무엇인가.(백석 <국수> 중)
시대는 변하고 사람도 변하고 생각도 변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지만, 암울한 시대를 살다간 천재 시인들의 풍부한 어휘와 감수성은 마냥 그리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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