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22.1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2년 10월
평점 :
품절


우리가 매일 마시는 커피에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가슴이 뭉클하기도 하고 아련한 추억이 떠오르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습관처럼 마시는 커피가 어떤 사람에게는 잊지 못할 순간으로 기억되기도 한다.

* 지상에서의 마지막 티타임

특히, 3년간 암과 사투를 벌이던 친구처럼 지내던 언니와의 카페에서 마지막 만남을 기록한 '지상에서의 마지막 티타임'에서 제대로 먹지 못하던 언니가 "이제 좀 힘이 드네" 말하는 장면에서 언젠가는 우리도 매일 마시는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조차 힘든 순간이 오겠구나 하는 생각에 묘한 기분이 들었다.

* 천 원짜리 커피

노량진 학원가에서 6년여 동안 십여 차례의 낙방을 겪던 분의 이야기도 눈물겹다. 시험을 치르고 복잡한 마음으로 고시원으로 향하다가 천 원이라는 금액에 용기를 내어 주머니에 있던 천 원 한 장을 내밀고 받아든 커피의 양이 너무 적어서, 직원이 잘못 주었다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하니 직원이 메뉴판의 '에스프레소'를 가리켰다는 대목. 그 때까지 고시원 총무일을 하면서 힘들게 생활한 그 분은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의 차이를 몰랐던 것이다. 고진감래하고 그런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이제는 이제는 서울에서 9년차 세무 공무원이 되었다는 소식이 참으로 반갑고 고마웠다.

* 커피 이야기

커피를 소비하는 입장과 달리 카페를 운영하는 분의 입장을 기록한 '잦은 이별과 재회 속 카페의 하루'에서 '나 같은 카페 주인은 매일 같은 하루를 산다. 이곳은 내가 만든 감옥이자 또 다른 나의 집.'이라는 문장을 읽으면서 손님과 다른 입장에서 카페라는 세상을 바라보는 분들의 입장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파주 탄현에서 4월 23일 '책방아지트'를 시작한 분의 이야기에서 그 날이 '세계 책의 날'이라는 내용을 읽고 깜짝 놀랐다. 우리 부부가 처음 만난 날이 4월 23일인데 그런 까닭인지 아직까지도 대책없이 책을 향한 구애를 멈추지 못하고 있다.

특이한 이름의 '아인슈페너' 커피가 오스트리아에서 '말 한 마리가 끄는 마차'라는 의미로 마부들이 흔들리는 마차 위에서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 커피 위에 생크림을 덮어 마셨다는 내용을 읽으면서 재미와 교양을 함께 얻는 느낌이었다.

10년 째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집안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던 최정일 주부의 '주부놀이'로 달라진 가족의 일상을 읽으며서 마음 한 편이 뜨끔했다. 일주일에 한 번은 물걸레 청소를 하리라 다짐했는데 어느새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다시 마음을 새롭게 다져야겠다.

특집 '커피' 이야기를 비롯해서 유익하고 알찬 일상의 기사가 넘쳐나는 샘터 11월호를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진다. 12월호 특집 '크리스마스'는 어떤 감동을 선사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 이 글은 샘터 물방울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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