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22.10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2년 9월
평점 :
품절


가을이다. 가을하면 생각나는 노래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해마다 노벨상 시즌이 되면 방송사 카메라가 생중계를 하고 했었던, 그러나 지금은 성추행 의혹으로 모습을 감춘 고은 시인이 작사하고 김민기가 작곡한 명곡이다. 그리고 또 한 곡은 '하이얀 종이위에 곱게 써내려간 너의 진실 알아내곤 난 그만 울어 버렸네~'라는 가사로 유명한 어니언스의 '편지'다. 가을이라는 계절에 맞추어서 <샘터> 10월호의 특집은 '편지'다. 특집 기사를 읽으면서 잊도 있었던 다양한 추억이 떠올랐다. 그래 예전에는 펜팔을 했었지. 국내 뿐만 아니라 영어를 배운다는 명목으로 해외 펜팔이 유행한 시절도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문자와 카톡으로 소식을 전하다 보니 불과 몇 십년 전에 손으로 쓴 편지를 주고 받으며서 우체부 아저씨를 기다렸다는 추억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특히, '천국에서 온 편지'라는 제목의 사연에서 돌아가신 아버지와 동명이인인 나평강님이 보낸 편지를 엄마가 마치 아버지가 보낸 편지인 양 자주 꺼내어 읽으신다는 대목에서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저려왔다. 홍화정님의 해외에서 자신에게 편지를 보낸다는 사연을 그린 '다시 보고 싶은 편지'도 마음에 남는다. 그래 편지는 꼭 남에게만 보내는 것이 아니구나. 내가 나에게 전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되었다.

천국에서 온 편지의 연장선으로 국립 현충원과 호국원에 있다는 하늘에 편지를 띄우는 하늘나라 우체통이 있다는 기사도 눈에 띄었다. 그 사연들이 정말로 하늘나라에 도착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그리고 살면서 가족이나 친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속 이야기를 실명을 적지 않고 주소만 적어서 보낼 수 있는 '온기우편함'도 마음 따뜻한 기사였다. 서울에서 매주 120통 정도가 회수된다고 하고 170명의 자원봉사자가 답장을 보내준다고 하니 나름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그런 '온기우편함'이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확대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풍성한 계절 10월 답게 <샘터> 10월호에는 알차고 가슴을 울리는 따뜻한 내용이 가득하다. 그 중에서도 '여사님의 은밀한 소원'은 감동적이다. 방문 판매 화장품 매장에서 가장 실적이 좋은 여사님께서 인적사항 등을 본인이 작성하지 않고 경리사원인 필자에게 시켜서 못마땅했는데, 실은 그 여사님께서 한글을 깨치지 못해서 필자에게 한글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을 해서 한글을 깨우쳤고 결혼 60주년에 남편에게 편지를 쓰게 되었다는 내용이 아름다웠다. 사무실이 문을 닫았지만 그 여사님은 딸 같은 경리 선생님을 잊지 못해서 편지를 남겨 놓았다는 사연이 영화의 한 장면같은 느낌이 든다.

'아이가 가르쳐준 평범함의 기적'을 읽으며서는 차마 말하지 못하는 사연을 갖고 살아가는 이 땅의 수많은 부모들이 생각났다.

'이 세상에는 감사한 일들이 너무나 많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 우리 부부는 몰랐다. 아기가 태어나서 혼자 서고, 밥을 먹고, 말하고, 뛰어다니며 다치고 하는 지극히 평범한 일들이 기적 같은 순간들이라는 것을 말이다. 장애를 가진 딸이 처음으로 "아빠! 엄마!"라고 말을 했을 때 눈물을 흘리면 감격했고, 혼자 5초간 서 있었을 때도 우리 부부는 서로를 부퉁켜안고 대성통곡을 하며 감사해했다.'

<샘터> 9월호의 감동을 뒤로 하면서 10월호 '커피'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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