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인의 우주 살기 - 달 기지부터 화성 테라포밍까지, 과학자들의 지구 이전 프로젝트! 인싸이드 과학 1
실뱅 채티 지음, 릴리 데 벨롱 그림, 신용림 옮김 / 풀빛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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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원자력위원회의 천체물리학자 실뱅 체티(sylvain Chaty)의 <지구인의 우주 살기>는 198쪽 분량에도 불구하고 인간과 우주에 대해서 깊은 고민을 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작품이다.

* 우주에 대한 환상

토끼가 살고 있다는 보름달을 바라보면서 소원을 빌었던 것처럼, 프랑스의 천문학자 카밀 플라마리옹은 과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미래에는 다른 세계 사이에 다리를 건설하여 행성 간의 여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천문학자의 예상이라 기대감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달나라에 토끼가 살고 있다는 환상보다 더 비현실적이다.

*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생명체가 번성한 지구

거대한 먼지구름 속에서 태양이 탄생한 지 45억 7천만 년이 흘렀다. 태양이 탄생하고 얼마 안 되어 지구가 생기고, 지구의 위성인 달이 생겨났다. 원시 지구에는 물이 전혀 없었지만, 소행성과 혜성의 파편들과 끊임없이 충돌하면서 물이 만들어지고 생명도 탄생시켰다. 태양의 수명을 약 100억 년으로 추정하면, 태양은 수명의 절반을 산 것이다. 아, 가까운 미래의 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영원한 나의 태양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분명한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바로 우리가 별들의 집합체, 먼지, 항성에서 떨어져 나온 '잔재'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놀라운 사실은 우리가 태양이 태어나기도 전에 죽은 거대한 항성에 의해 만들어진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우리의 원자 나이는 45억 년을 훌쩍 넘었다.'

--- 길어도 100년을 넘기 힘든 인간의 수명을 생각해 보았을 때, 태양이 탄생한 지 45억 7천만 년이 흘렀고, 인간은 항성의 충돌로 만들어진 원자로 구성되어 원자 나이가 45억 년을 훌쩍 넘었다고 하니 상상이 가지 않는다. 도대체 이런 사실을 어떻게 알아냈으며, 얼마나 정확한지 의문이 들지만 그럼에도 인간의 수준에서는 지구도, 태양도 인간의 원자 나이도 영원에 가깝게 느껴진다. 영원이란 무엇일까.

* 우리는 지구를 떠나야만 할까?

지난 5억 년 동안 지구에서 총 다섯 번의 대멸종이 발생했으며, 그 기간에 동식물을 포함해 살아 있는 종의 75퍼센트 이상이 매번 사라졌다. 거대한 운석과의 충돌로 인한 지금까지의 대멸종과 달리 여섯 번째 대멸종은 지구 온난화을 초래한 인간이 원인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따라서 현재 지구 표면을 지배할 만큼의 지능을 가진 '슈퍼 포식자' 종인 인간은 태양이 적색 거성이 되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멸종시키기 훨씬 전에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자업자득이라고 하겠지만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미래다. 인간이 지구를 떠나야 한다면 생존이 가능할까?

'지구는 거대한 우주의 암흑 속에 있는 외로운 하나의 점이다. 그 광대한 우주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보잘것 없는 존재인지 안다면, 우리가 스스로를 파멸시켰을 때 우리를 구원해 줄 외부의 도움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지구가 생명이 살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다.'

* 달, 수성, 금성, 화성까지

달은 극한 온도(밤에는 -170도에서 낮에는 130도까지 14일간 지속)를 보이고 있고, 태양과 가장 가까운 암석 행성인 수성의 표면온도는 -150도에서 450도 사이다. 태양과 두 번째로 가까운 암석 행성인 금성의 표면 평균 온도는 470도이다. 태양에서 4번째 위치에 있는 화성은 -63도인데, 적도 부근은 -100도에서 0도로 낮과 밤의 온도 차가 극심하다. 게다가 대기는 우리가 전혀 숨을 쉴 수 없는 상태이다.

* 테라포밍(Terraforming)

지구화라고 칭하는 이 용어는 행성이나 위성에 적용할 수 있는데, 그곳의 대기, 온도, 표면, 생태를 인위적으로 변화시켜 지구 환경과 유사하게 만들고 지구와 같은 생명체, 이상적으로는 인간이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인류 차원에서는 아주 오랜 시간이 더 필요하다. 적어도 몇 만 년의 시간, 시간 그리고 시간이 필요하다.

* 트랜스 휴머니즘

유전 공학, 생명 공학 또는 사이버네틱스를 통해 인간을 변형시켜 적대적인 환경에 완전히 인공적인 방식으로 적응시키는 방법이다. 식민지로 삼을 행성에 해당하는 중력, 온도, 압력, 대기 구성에서 생존할 수 있는 유전자 변형 인간 유기체를 만드는 것이다. 이런 인간 변형이 어디까지 가능할까, 그리고 이런 인간 변형이 바람직한 것일까?

80억 인류가 더 이상 지구를 훼손하지 않고 공존하면서 푸른별 지구에서 살아갈 수 있기를 보름달을 바라보며 빌어본다. 그러나 유한한 인간이 죽으면서 다른 형태로 변화하는 것처럼, 언젠가는 인류도 그 동안 지구상에서 사라진 수많은 생명체처럼 종말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우주 차원에서 인간의 생존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것은 우리의 소리, 우리의 과학, 우리의 이미지, 우리의 음악, 우리의 생각 및 감정의 표시로, 작고 먼 세상에서 온 선물입니다. 우리는 당신의 집에서 살기 위해 우리의 시간에서 살아남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보이저 1호, 2호 탐사선에 담긴 외계인에게 보내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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