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를 디자인하라
유영만.박용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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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유영만 교수는 시골에서 농사지으며, 초·중학교를 다니다 국비로 운영되는 한국전력이 운영하는 특성화 공고에 갔다. 거기서 전기용접을 전공으로 선택해 몸으로 용접기술을 배우고, 그분야 용어를 배우며, 그만의 특이한 언어세계의 변이를 배워간다.



“계절에 따라 정반대의 스펙트럼에서, 용접은 나의 청춘을 불태웠던 뜨거운 원망이자 분노의 상징이다.”


그러다 우연히 고시공부를 시작하게 되었고, 다시 성적에 맞춰 대학에 가서 사법이 아니라 교육공학과를 전공하게 되면서 교육언어를 물들어 간다. 


“교육을 통해 사람과 세상을 바꾸는 일이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지를 몸으로 깨닫게 되었다.”


나만의 주체적인 언어가 있는가?

“언어는 자기 정체성을 드러내는 상징이다. 그가 누구인지를 아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 가장 쉽고 정확한 방법이 언어로 판별하는 것이다. 

자기언어를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말을 듣거나 책을 읽고 나서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재해석한다.” 


내가 아는 언어만큼 내 세계가 열린다

나는 내가 사용하는 언어다. “언어는 존재의 집‘ 이라고 표현한 하이데거의 말처럼, 언어는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자세이자 태도이고, 그러므로 시선의 높이와 관점을 결정한다. 그뿐 아니라 사유하는 방식까지 결정한다. 언어를 잘 디자인하고 언어력을 갈고 다듬어야하는 이유다. 


<죽기 전에 만들어야할 7가지 개념사전>

1. 신념사전 

- 하루에 3개씩 나만의 개념을 써보자

” 용기 : 내가 살아가는 삶을 어제와 다르게 바꿔 나가는 작은 발걸음 “

한계 : 한계는 한 게 없는 사람들의 핑계

독서 : 메시지로 어루만져주는 애무나 책과 사랑에 빠지는 연애

2. 관점사전

” 세상을 다르게 보는 방법 중 하나는 본질에 더 가깝게 다가서는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그 질문은 핵심을 파고들어 남이 만든 수많은 개념을 나의 관점으로 재정의하도록 돕는다. 세상은 내가 정의하지 않으면 남이 내린 정의에 갇혀 살 수밖에 없다. 내가 내린 나의 정의는 내 사고의 핵심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 고깃집 간판의 글귀 ’사는 건 어차피 고기서 고가다.‘ 생맥주집 간판의 ’그 자식 씹고 싶을 때 노가리‘는 인생사 희로애락과 어렵고 힘든 일을 같이 풀어보자는 위로가 담겨있다.’망각을 줄이고 추억을 늘리는 방법‘을 카피로한 수첩광고, ’미흔은 두 번째 스무살‘이라는 백화점 광고에도 독특한 관점이 엿보인다.”


3. 연상사전

“모든 생각은 연상이다. ’아파트‘라고 하면 어떤 사람은 가수 윤수일의 노래가 떠오를 것이고 또 어떤 사람은 평수, 위치, 시세 등이 연상될 것이다.”


“ 시인의 상상력은 책상에서 나오지 않는다. 춥고 배고팠던 기억, 힘들고 아팠던 추억, 견디기 어려운 슬픔이 서린 지난 체험에서 시적 영감이 나온다. 용접하면서 철판에 구멍을 뚫어본 경험이 철판과 보름달을 연결하게 했듯이, 체험적 상상력은 창조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4. 감성사전

“감성사전을 잘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시인들을 따라해보는 것이다. 똑같은 현상이나 사물도 시인의 눈으로 본다. 그러면 다르게 보이고 다른 것이 보인다. 


당장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삼행시 쓰기를 추천한다.” 


5. 은유사전

“나는 ’사랑은 양초‘라고 하고, 너는 ’사랑은 빗물‘이라고 한다. 그러면 나와 너는 사랑에 대한 생각과 행동이 다르다. 이처럼 어떤 은유를 하느냐에 따라 생각과 행동이 결정된다. 그러므로 무언가에 대한 사유를 바꾸려면 그것에 대한 은유를 바꾸면 된다.”


“은유는 다리다.”


6. 어원사전

“단어를 쪼개야 숨은 의미가 보인다. 나이를 먹을수록 너그러워진다고 한다. ’너그러워진다‘도 내가 만났던 수많은 ’네가 그리워진다‘ 는 의미다. 그리움은 기다림속에서 잉태되고 자란다. 저마다의 삶에서 마주쳤던 소중한 추억들이 시간과 함께 한 장의 추억으로 기록되며 추억은 다시 그리움으로 환생한다.


7. 가치사전

”미국의 철학자 리처드 로티는 ’마지막 어휘‘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마지막 어휘‘는 우리가 자신의 행동과 신념, 그리고 삶을 정당화시키는데 필요한 단어다. 로티교수에 따르면, 부처님은 자비, 공자는 인, 플라톤은 이데아, 샤르트르는 실존, 스피노자는 코나투스, 니체는 아모르파티, 라캉은 욕망, 비트겐슈타인은 언어가 ’마지막 어휘‘라고 한다. 


저마다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는 한 단어, 죽음과도 맞바꿀 수 있을 만큼 자신의 삶에 중요한 단어다. 마지막 어휘는 지금 여기의 삶에 머무르지 않고 더 숭고한 삶, 자아를 넘어 타자와 공동체로 연결되는 삶을 꿈꾸게 만든다. “


그랜드피아노를 집안으로 들여놓고 싶다면

”새로운 앎은 언제나 깊은 상처 위에 생긴다. 건물의 구조 변혁없이 그랜드 피아노가 집으로 들어갈 수 없듯이, 기존 사유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전복시켜야 우리는 색다른 개념을 수용하거나 창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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