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 영화의 뒷모습이 좋다 - 이 책을 읽는 순간 당신은 그 영화를 다시 볼 수밖에 없다
주성철 지음 / 씨네21북스 / 2022년 7월
평점 :
품절
씨네 21 편집장 등으로 20여 년을 영화와 함께 보낸 주성철 영화평론가의 매력적인 첫 번째 영화평론집 <그 영화의 뒷모습이 좋다>는 영화라는 연결의 미학에 관한 내용으로 독자들을 유혹한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을 때, 극장문을 나서면서 낯선 세계에 떨어진 것 같은 착각에 빠지곤했던 어린시절이 떠올랐다.
* 감독관
박찬욱, 봉준호, 류승완, 나홍진, 김기영 등 시대를 풍미했고 현재 풍미하고 있는 감독들과 고레에다 히로가즈, 요르고스 란티모스, 마틴 스코세이지, 켄 로치, 쿠엔틴 타란티노까지 국내외 감독들을 망라한 감독관은 작가주의 감독들에 대한 헌사로 읽혀진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칸영화에제서 류성희 미술감독이 칸영화제에 초청된 작품들 중 가장 탁월한 기술적 성취를 이룬 작품에 수여하는 벌컨상을 받았다는 내용과 박찬욱, 김지운, 봉준호, 류승완 등의 작품에 류성희 미술감독이 공통적으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박찬욱 감독을 영화감독의 길로 이끈 영화가 김기영 감독의 '화녀 82'였다는 내용이나, 로케이션의 디테일에 대한 집요함으로 봉테일로 불리우는 봉준호 감독이 영화에서 끝임없이 매력적인 엇박자를 연주하면서, "빈틈없어 보이는 상황에서 균열이 생길 때 가장 아름다워 보인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봉준호 감독이 더욱 위대하게 느껴졌다. 죽기살기로 영화에 매달리는 '곡성'의 나홍진 감독도 매력적이다. '킬링 디어', '더 랍스터'를 연출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과 우리가 사는 세상의 불평등과 부조리함에 대하여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켄 로치 감독이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청바지 차림으로 걸어간 유일한 감독이라는 점도 흥미로웠다.
* 배우관
김기영 감독의 '화녀'가 첫 데뷔작이었던 윤여정. "한국 영화의 지나간 100년과 다가올 새로운 100년을 든든하게 이어줄 이름"의 헌사가 낯설지 않은 전도연. 2018년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더 포스트'로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며, 총 21회라는 최다 노미네이트 기록을 세운 메릴 스트리프. '로마의 휴일'로 신인 배우로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오드리 헵번 등 그 존재만으로 빛나는 스타들의 뒷이야기들이 펼쳐진다.
* 장르관
주윤발의 '영웅본색'으로 대표되는 홍콩 누아르. 켄 러셀과 존 워터스 등 B 무비의 거장들. '노예 12년'과 '셀마' 등 흑인 인권영화, 미국과 한국의 선거영화와 저널리즘 영화. 시대와 함께 아파한 이장호 감독과 영화계 개혁운동을 주도한 실천적 영화인 정지영 감독 등 영화의 장르는 세상의 다양한 만큼이나 다양하다.
*단편관
박찬욱 감독과 봉준호 감독의 단편영화들을 거론한다. 그 두 감독의 단편영화들을 통하여 '모든 감독은 단편으로부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실감할 수 있다.
영화는 감독과 연출, 배우, 장르를 넘나들면서 서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예술이다. 영화는 세상과 사람을 연결하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연결하는 예술 작품이다. 그래서 3시간 넘는 시간 동안 상영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힘든 줄도 모르고 일어서서 관람했나보다.
#그영화의뒷모습이좋다, #주성철,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4기_그영화의뒷모습이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