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조건 - 철학이 진실을 구별하는 방법
오사 빅포르스 지음, 박세연 옮김 / 푸른숲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Alternative Facts : On Knowledge and Its Enemies, by Asa Wikforss

2019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스웨덴 한림원의 평생회원 18명 중 한 명으로 선출된 오사 빅포르스의 <진실의 조건>은, ABBA의 멤버이자 스웨덴의 국민 가수인 비에른 울바에우스가 설립한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사회 진출을 앞둔 11만 명의 고등학교 졸업반 학생들에게 배포된 작품이다.

2017년 1월 20일, 트럼프 취임식에 모인 군중 규모를 놓고 백악관 대변인 숀 스파이시는 워싱턴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군중이 집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실이 아니었다. 그 후에 백악관 선임 고문 켈리앤 콘웨이는 스파이시가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s)을 말했을 뿐이라고 언급했다. 사실을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그들의 태도에 화가 난 작가는 철학자가 나서야 할 때라고 느껴서 이 작품을 저술하였다.

* 거짓과 진실

- 믿음은 아무리 강력하다 해도 지식과 같지 않다.

- 그렇지 않은 것을 그렇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이고, 그러한 것을 그렇다고 말하는 것은 진실이다.(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

- 이론적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1. 믿음(머릿속 심리 상태) 2. 진실(세상의 실제 모습)

3. 좋은 근거(심리상태와 세상을 연결)

* 의도된 합리화

- 우리는 믿을 만한 근거를 갖춘 것이 아니라, 자신이 믿기 원하는 것을 믿는다.

- 양극화된 사회일수록, 그리고 문화적, 정치적으로 서로 다른 이념적 집단으로 뚜렷하게 분열된 사회일수록, 정치적으로 의도된 합리화의 위험은 더 크게 드러난다.

* 객관적 진실

- 한 진술이 객관적으로 진실이라는 것은 그 진술의 진실 여부가 우리 믿음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리 강하게 확신하더라도 나는 틀릴 수 있다. 이는 반독단주의의 핵심이며, 여기에는 객관적 진실이 필요하다.

* 전문가들의 예측 실패

- 뉴욕타임스 같은 매체는 선거를 몇 주 앞두고 클린턴이 승리할 가능성을 85퍼센트로 내다봤다. 트럼프는 퉁명스런 표정으로 여론조사원들이 자신의 지지자들을 만나지 않았으며, 이는 자신을 향한 음모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투표 이전에 이뤄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확실할 수 있는 그 어떤 근거도 찾아볼 수 없었다. 더불어 트럼프 승리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측 실패가 지나치게 협소한 관점의 근거였다고 볼 수 있는 근거도 있다. 전문가들은 그와 같은 사람이 대통령으로 선출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것으로 여겼다.

* 사고의 왜곡

- 모든 사람은 자신의 방식대로 해석한다. 그렇다고 해서 사실이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데이터를 그 어떤 오래된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 우리가 믿음을 대부분 다른 이들에게서 얻는다는 사실은 우리가 애초에 이러한 믿음이 왜 정당화되는지에 대해 대체로 모호하게 이해할 뿐임을 의미하기도 한다.

- 왜 우리는 타당한 반대 증거가 있음에도 뭔가를 계속해서 믿는 것일까? 그것은 자기 믿음에 대한 반론을 이해하고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한 지식을 충분히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 양극화가 양극화를 부추긴다.

- 정치인들은 그들의 '기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결집하기 위해 자연스레 양극화를 부추긴다.

- 우리는 다른 사람과 똑같이 생각할 때 편안함을 느낄 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의존하고는 한다. 이러한 점에서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멀어지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 자신의 집단에 속한 사람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내집단 편향에 따르면, 피해자가 어떤 집단에 속해 있느냐에 따라 동정 여부가 결정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 멀어지는 진실

- 확증 편향(내 편 편향)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우리가 진실한 믿음을 가지려는 것보다 자신이 이미 믿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을 말해준다.

- 사람들이 진정 신경쓰는 것은 자신이 생각하는 무언가가 아니라 스스로를 방어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 현재 우리의 양극화는 재앙과도 같다. 상반된 입장에 선 사람들이 서로를 멀리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지 않을수록 우리가 진실에 도달할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다.

- 우리는 자신이 많은 것을 알지 못하는 주제와 관련해 우리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 가짜 뉴스는 양극화를 강화하고 정치적 선전을 확산시키기 위해 사용된다.

*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 비판적 사고 : 비판적 사고에는 지식이 필요하다. 비판적 시선을 활성화하기 위해 우리는 세상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그것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

- 출처 비평 : 비판적 사고의 핵심으로 발언의 유형을 확인하고, 출처가 얼마나 탄탄한지, 1차 출처인지와 출처의 진위를 확인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독립된 여러 출처를 검토해야 하는 것으로 각 출처들은 서로 독립적이어야 한다.

- 전문가 신뢰 : 전문성을 평가할 때 , 그 사람이 공식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언급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반드시 해당 분야의 전문 자격을 갖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 토론과 팩트 체크 : 정치 토론에서도 합리적 논의를 위해 최소한의 요구를 따라야 한다. 지식의 적, 다시 말해 진실이나 합리적 주장에 조금도 관심이 없는, 혹은 민주적이고 열린 사회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과는 결코 논쟁할 수 없다.

--- 2017년 미국의 상황에 대한 작가의 관점이 우리가 처한 상황과 너무 유사하다. '우리는 상반된 주장이 난무하는 현실에서 쉽게 무력감을 느끼고, 이성에 대한 믿음과 진실을 찾을 기회를 포기하게 된다.' 동일한 사안에 대하여 미국의 캔디스 오웬스는 트럼프를 지지하면서 <블랙 아웃>을 저술하였고, 스웨덴의 철학자 오사 빅포르스는 <진실의 조건>을 저술하였다.

김민하 정치 평론가는<저쪽이 싫어서 투표하는 민주주의>를, 강준만 교수는 <좀비정치>를 저술하였다. 그렇지 않은 것을 그렇지 않다고, 그러한 것을 그러하다고 말하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세상이다.

#진실의조건 #오사빅포르스 #푸른숲 #철학 #포스트트루스 #리터러시 #언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