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찬 노년과 빛나는 죽음을 맞으라 - 헬렌 니어링이 뽑아 엮은, 나이듦과 죽음에 관한 지혜의 말들
헬렌 니어링 엮음, 전병재 옮김 / 빈빈책방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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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세 이어령 교수님은 마지막 인사말로, "잘 있으세요, 여러분들 잘 있어요." 라고 말씀하셨다. 며칠 전에는 인권변호사로 유명한 한승헌 전 감사원장이 88세로 작고하셨다. 우리는 죽음을 생각하지 않으면서 일상을 살아가지만, 불현듯 죽음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우리 주변을 찾아오고는 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우리 모두 이 세상과 작별 인사를 하게 될 것 운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이 없을 것처럼 살아가고 있는 스스로가 대단히 무모하게 느껴진다.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살아도 되는걸까?


<조화로운 삶>,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로 유명한 헬렌 니어링과 스콧 니어링은 53년을 함께 살았다. 그리고 100세를 맞이해서 쇠약해지고 기력을 잃어갔지만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젠 물만 있으면 돼." 스콧 니어링은 그가 소망한 대로 삶을 유지하면서 죽음을 맞이하였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연명치료를 하면서 의식도 불분명한 고령의 환자에게 링거와 호스를 연결해서 죽음을 준비할 최소한의 시간도 허용하지 않는 우리의 의료현실.


'어떻게 늙어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프랑수아 드 라 로슈푸코, 1664)고 하지만,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늙음과 죽음에 대해서도 미리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나이듦과 죽음에 관해서 헬렌 니어링이 깨달음과 영감을 얻었던 내용을 엮은 <활기찬 노년과 빛나는 죽음을 맞으라>는 늙음과 죽음에 대한 준비서로 적절하다. 스콧 니어링을 만나기 전 20세기의 가장 훌륭한 철학자이자 정신적 스승으로 간주되는 크리슈나무르티와 교재하기도 했던 헬렌 니어링은 50년 이상 모아온 고대와 현대 작가들의 책을 인용하고 있다.

* 죽어가는 사람은 승리의 기쁨에 찬 사람이다.<티베트 사자의 서>


* 훌륭한 노년

- 인생의 마지막 순간은 예상보다 빨리 찾아오기에,

되도록 일찍부터 삶을 즐기며 많이 웃고 울어야 합니다.

이것을 깨닫는 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입니다.(린 헬튼, 1972)

- 가족 중에 노인이 있다면 그 가족에게는 보석이 있는 것이다.(중국 속담)

- 당신이 막 태어났을 때 당신은 울었고 온 세상은 기뻐했습니다. 당신이 죽을 때 세상은 울고 당신은 기뻐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사십시오.(작자 미상)

- 나는 힘닿는 한 계속 일하며 살아가고 싶다. 내가 양배추를 심고 있을 때 죽음이 찾아오기를 바란다.(미셀 드 몽테뉴, 1580)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우아하게 죽는 기술은, 많은 사람이 알고 싶어하지만 어디에도 언급되어 있지 않다.(밀턴 메이어, 1965)

-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은 바로 죽어가는 모습이기도 하다. 삶과 죽음은 모두 하나의 과정에 속해 있다.(스탠리 캘러먼, 1974)

- 나는 성장할 수 있는 한 계속 살고 싶다. 그러나 성장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을 때는 기꺼이 떠날 것이다.(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1857)

- 나 죽거든 발코니 문을 열어 두세요.(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1935)

- 죽음은 삶처럼 자연스런 것이기에, 달콤하고 우아해야 한다.(에머슨, 1844)


* 죽음, 굉장히 좋은 일

- 나는 죽음이 우리가 생각하듯 끝이 아니라 오히려 진정한 시작임을 알고 있다. 영혼뿐만 아니라 물질도 사라지거나 죽지 않는다.(월트 휘트먼, 1871)

- 강과 바다가 하나이듯 삶과 죽음도 하나이다.(칼릴 지브란, 1934)

- 죽고 나면 우주의 모험이 우리의 모험이 된다. 그러니 "우리는 거기에 가지 않을 텐데, 그게 무슨 상관이냐."라고 말하지 말자. 우리는 언제나 거기에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것이 거기에 있을 터이기 때문이다.(모리스 메테를링크, 1913)

- 우리가 두려움에 떨면서 최고의 악으로 받아들이는 죽음이 최고의 선이 될 수 있는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소크라테스)


--- 어린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면 먹을 것, 입을 것, 배우는 것 등 모든 부모들은 사랑하는 아이가 이 세상에서 잘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준비를 한다.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우리 아이가 이 세상에서 잘 살 수 있다면 아까울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세상을 마치고 다음 세상을 향해 떠나가는 마지막 길인 죽음에 대해서 우리는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으려고 하고 외면하기까지 한다. 늙고 병들면 자연스럽게 노인병원이나 노인 요양원이라는 창살 없는 감옥에 갇혀서 죽음을 맞이한다.


활기찬 노년과 빛나는 죽음!

우리는 정말로 온 힘을 다 쏟았을 때야 즐겁게 죽을 수 있다.(칼렌, 1928)


가족 중에 노인이 있다는 것이 무거운 짐이 아니고 빛나는 보석이기를!


최선을 다해 이 세상을 살아온 우리의 죽음이 찬란히 빛나기를!


@빈빈책방 #활기찬노년과빛나는죽음을맞으라 #헬렌니어링 #전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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