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100세 노인 - 죽음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의 인생 수업
에디 제이쿠 지음, 홍현숙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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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무런 희망이 없어도 기적은 언제나 일어나는 법이다. 만일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우리가 직접 기적을 일으키면 된다.

- 에디 제이쿠 -

아우슈비츠 생존자, 에디 제이쿠는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3년에 브뤼셀에서 11개월 동안 숨어 살다가 이웃의 밀고로 가족과 함께 아우슈비츠로 강제 이송된다. 그곳 가스실에서 부모를 잃고 1945년 5월까지 1년 3개월간의 생지옥을 경험하고 종전 후 벨기에 난민으로 살다가 결혼 후 호주로 이주하여 살아가면서, 노년이 되어서야 시드니 유대인 박물관에서 홀로코스트 경험담을 털어놓고 비로소 마음의 안식을 찾게 된다.


"고통에서 벗어나면서 내가 얻은 교훈은 이것이다. 바로 행복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 행복은 우리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행복은 우리 내면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온다. 그리고 건강하고 행복하다면, 내가 바로 백만장자와 같다."


"텅빈 들판일지라도, 내가 힘을 쏟아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면 머지않아 아름다음 정원이 될 수 있다. 인생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당신이 먼저 무언가를 주어라. 그러면 되돌아 올 것이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돌아오지 않는다. 당신의 정원에 꽃한송이를 피워라. 그것은 기적의 시작이다. 당신이 피운 꽃한송이는 그냥 꽃한송이가 아니다. 그것은 바로 드넓은 정원의 시작이다."


포기하면 그걸로 모든게 끝이다. 삶이라는 끈을 놓아버리면, 나라는 사람이 더 이상 살 가치가 없다고 느끼며, 오래 버티지 못한다.

나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몇 번이고 말했다.

“에디, 지금 포기하면 안돼. 하루만 더 버텨보자. 하루만”


나치와 파시즘에 의해 철저히 망가지는 사람들....

내가 나치에 대한 배운 것 중 하나는 이것이다. 나치체계에서 독일인들은 나약했고 쉽게 조종당한 것이지 즉시 사악한 인간으로 전락한 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나약한 자들은 서서히 그렇지만 확실하게 모든 도덕성을 잃어갔다. 그리고 곧 인간성마저 잃어버렸다. 이들은 다른 사람을 고문하고 나서 아무렇지도 않게 집으로 돌아가 아내와 아이들의 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인간이 되어갔다....



...유대인을 돕다 적발되면 독일인일지라도 무사하지 못했다. 박해하는 자들이 박해받는 자들만큼이나 두려움에 떠는 것. 이것이 바로 모든 사람을 희생자로 만드는 파시즘 체제의 실상이다....


일의 중요성을 강조한 아버지 덕에 취득한 기계공학 기술도 현실적 받침이었고, 숨어지낸 다락방속에서 나눈 가족들과의 소중한 추억, 수용소의 경험을 오롯이 함께한 친구 쿠르트와의 우정, 음식과 생필품을 몰래 챙겨주던 이들의 인간적 마음들.


지금까지 살면서 알게 된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바로 이것이다. 그것은 바로 누군가의 사랑을 받는 것이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가치라는 것이다. ...우정이 있었기에 나는 불가능한 생존을 이어 나갈 수 있었다.


...체코슬로바키아를 지날 때 여자들이 우리 열차를 따라 달리며 빵을 던져주고는 했다. 많은 양은 아니었다. 서른 명에 빵 한덩어리뿐이었지만, 빵 한입이라도 전혀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나는 다시 한번 세상에는 아직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자 마음속에서 조그마한 희망이 싹텄다. 희망이야말로 인간의 몸에 힘을 주는 강력한 연료였다.....희망이나 다른 인간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 몸은 결국에는 망가져서 무너져 내리고 만다. 내가 살아남은 것도 마음속에 희망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로를 돕는 마음 덕분에.


인생에서 가징 처참했던 시기에서 벗어날 때, 나는 남은 생을 웃으며 살겠다고, 최대한 행복하게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내가 먼저 웃으면 세상이 함께 웃어주기 마련입니다.


마지막으로 부탁이 있습니다. 이 책을 내려놓은 후에, 부디 시간을 내서, 삶의 모든 순간에 감사하길 바랍니다.....당신이 먼저 나서서 이 세상과 친구가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와 사랑과 희망의 아이콘이 되어준 에디 제이쿠는 2021년 10월 12일 102세의 나이로 시드니에서 세상과 작별했다.


- 죽음의 수용소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에디 제이쿠처럼,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시대에 우리들도 결코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살아남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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