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면접
박정현 지음 / 블랙페이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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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희에게

늙은 꽃에 물을 주었다. 너는 다시 개화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시든 꽃에 미련을 부어주어라. 미련이 낙으로 바뀌는 순간. 너도 온전하게 지게 될 테니.

- 영화 장수상회가 생각난다. 우리는 치매에 걸렸다고 하면 걱정을 앞세운다. 그런데 치매에 걸린 당사자 세희가 바라보는 세상은 우리가 보는 세상과 얼마나 다를까?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는 세상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살면접

2014년에 발표된 김경욱 작가의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늙고 병든 주인공 '그'는 자살면허를 취득하기 위하여 학원에 등록한다. 자살면접에서는 취준생이 자살면접을 본다.

- 역설적으로 자살면허나 자살면접 제도가 실제로 생겼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무도 그 면허나 면접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한다면 자살율 세계 1위라는 불명예도 벗어버릴 수 있지 않을까? 현실적으로는 누구도 자살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알루미늄

나의 다채로움을 그들이 다 채갔다.

그들은 내 색을 갈취했고 그 색으로 구색을 갖춰냈다.

인류의 서열은 인공지능 로봇을 관리할 수 있는 최상위 계층과 그 다음 계층인 인공지능 로봇 그리고 최하위 계층은 로봇을 고용할 돈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차지하는 세상이다.

- 그런 세상이 멀지 않아 올지도 모르겠다. 인간이 메타버스에서 아바타로 변신하는 것처럼 언젠가는 알루미늄 로봇이 사람처럼 변신하는 것도 이상할 것이 없는 세상.

호셰크, 오르

속인 사람은 악, 속은 사람은 선. 결국, 우리의 속은 다 사람

주인공은 악한 마음을 품고 있는 사람에게는 '오셰크'가 보이고, 선한 사람에게서는 '오르'가 보인다. 나이가 들어 치매에 걸린 것이 아니고 마약이라는 환각물질을 통해 바라본 세상은 선과 악이 혼동스럽다.

- 극심한 고통의 순간에 마약을 처방하기도 한다고 한다. 의사의 처방 없이 스스로 마약에 매달리는 사람들의 극심한 고통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 1,478,629,972

로또 당첨으로 실 수령액이 1,478,629,972원을 받게 된다면, 그런데 그 당첨이 누군가 가진 자의 기획된 유희라면.

우리는 종종 천국에서 가장 나쁜 자리를 놔두고 지옥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택한다. 그리고 주위를 보며 위안 삼는다. 두리번거리며 안심한다. 그것이 행복이다.

'나는 행복에 속은 것이 창피해 행복하게 우는 가면으로 반쯤 얼굴을 가렸다. 아니, 불행하게 웃는 가면인가? 내 눈엔 구원의 눈물이 고였다.

- 로또는 인생역전인가 아니면 가진 자의 약자 길들이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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