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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설헌 - 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최문희 지음 / 다산책방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조선중기 천재 여류시인 허난설헌의 부활이다. 그것도 확실한 부활. 2011년 11월 초에 초판 1쇄를 찍고 같은 달에 24쇄까지 찍었다. 연일 베스트셀러 고공행진이다. 격세지감. 시댁의 구박을 받으며 한줄 한줄 써내려간 난설헌의 삶은 500년 뒤, 같은 땅에서 남녀노소를 울린다. 허씨 집안이 지하에서 껄껄, 웃을 일이다. 

뛰어나다
-아름다운 언어와 뛰어난 감정묘사
-조선시대를 사대부, 그리고 사대부가 여인의 삶으로 조명하다
-난설헌의 도교적 세계관에 대한 독특한 표현, 상상력

아쉽다 
시인으로서 당대 문인들과 수학하고 교류한 내용
시에 대한 난설헌의 관점에서의 해석
시대와의 얽힘
시점이 다소 혼란스러움
시댁 식구, 특히 시어머니를 좀 더 입체적인 인물로 설정해 타고난 품성은 고우나 자의식이 강한 난설헌과 시기심이 많으나 평범한 시어머니 간의 긴장관계를 좀 더 팽팽히 했더라면...
2400자 원고에서 1400자로 줄이면서 내용이 많이 빠지고 구성과 스토리가 듬성듬성해진 것이 느껴진다. 

그리고 몇가지 감상들
-허엽이 수많은 '올가미'를 이고 갔기에, 가족들 모두가, 특히 난설헌이 희생양이 됐다. 애초에 시집을 가지 않았더라면, 신분은 사대부가에 못미치나 학식과 인품이 높고 뜻과 정이 통하는 사내와 혼인했더라면, 안동 김씨가문이 아닌 사윗감을 보고 혼인했더라면...재능을 손질하고 꿈을 키워주었으되 자라서는 사대부 여인의 억압된 삷 속에 갇혀있기를 종용한 부모님 때문이다. 
-모든 삶의 고통을 문학에만 쏟아부엇기에 명작을 탄생시킨 시인이 되었겠지만, 좀 더 진취적이고 개혁적인 인물이었더라면 어떻게 했을까? 난설헌의 수동성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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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1 밀레니엄 (뿔)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살아숨쉬는 캐릭터
정의로운 (경찰), 시민불복종 성향: 소니아 모디그, 얀 부블란스키, 아니카 자니니, 안데르스 요나손
의리있는 사람들: 드라간 아르만스키, 홀예르 팔름그렌, 
사리사욕을 위해 악에 결탁하는 세력: 페테르 텔레보리안, 알렉산데르 살레첸코, 로날드 니더만, 리샤드르 엑스트룀  
가치관이 뚜렷하나 편향된 사람들: 에베르트 굴베리, 프레드릭 클린턴 
강한 여성: 하리에트 반예르, 모니카 피구에롤라, 수산네 린데르 
성도착증: 닐스 비우르만 

공권력에 대한 불신
아나키스트적 성향, 국경없는 해커 세계에 대한 생생한 묘사  
조직체계에 대해 높은 이해도
탐사 저널리즘에 대한 저자의 경험 
여성 및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
폭력, 성범죄에 대한 리얼리즘적 묘사 
자신들의 전문영역에서 활약하는 사람들의 공적인 생활과 사적영역에 대한 현실적인 묘사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을 효과적으로 배치하고 서술

영상매체에 잘 들어맞는 플롯 및 연출(서술)
-군더더기 없는 장면들, 집중력있는 스토리 전개방식, 클로즈업과 풀샷의 조화, 행동묘사와 심리묘사의 균형

100자평: 기자가 사명감과 정의감, 탐구정신으로 복잡하게 얽힌 사회적 불의를 해결해나가는 하드보일드 추리-수사물이자, 스웨덴 동시대에 대한 치밀한 묘사가 있는 사회소설, 그리고 한 여자가 어린시절부터 짊어져야 했던 어두운 운명과 폭력, 끔찍한 과거사를 능동적으로 해결해나가면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고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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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 - 안니바오베이 장편소설
안니바오베이 지음, 서은숙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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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작가 안니 바오웨이의 <연화>를 읽다. 중국에서 주목받는 젊은 작가인 바오웨이는 나에게 깊은 위안을 준다. 이건 말 그대로 위안이다. 확실한 영감이나 지적인 쾌감이 아닌 마음 깊숙한 곳을 어루만지는 위로다. 언젠가 작가 안니와 마주앉아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며 이야기를 나눈다면, 좀처럼 끝이 안날만큼 마음이 잘 통할 것 같은 사람. 상당히 관념적이어서 단순한 스토리에 끝없는 말들이 이어진다. 수술을 받고 회복중인 칭자오가 내면세계에 침잠에 스스로를 정화하는 시간들, 샨성이 오랜세월에 걸쳐 단단한 껍질을 서서히 부수며, 깊이 매료되었으되 결코 포용하지 못했던 쑤네이허에게 서서히 다가가는 이십여년의 여정. 베이징에서 티베트로, 티베트에서 험준한 모퉈로, 대자연에 목숨을 내놓을 때 비로소 포기할 수 있는 것, 깨달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한 담담한 읊조림.

 

연화를 읽고나니 나또한, 비로소 얼마간은 방황해도 괜찮겠다는 확신이 든다. 나는 오히려 샨셩에 가까웠다. 그 남자처럼 내면에 화산을 품고 태연한 척하며 흠없이 완벽한 삶을 추구했다. 그것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문득 보았다. 안니가 보여준 모퉈에 황량함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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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궤도 세트 - 전2권 신의 궤도
배명훈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배명훈의 '신의 궤도'는 읽을수록 놀랍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등 에 수많은 상상력을 빚지고 있으면서도, 전작보다 더 넓은 시야에서 사회와 인간, 삶과 관계에 대한 깊이있는 이야기를 전개함으로써(그러나 구성이나 시점, 플롯자체는 꽤나 간결하다. 이 소설은 어찌보면 한국이라는 특수한 사회문화적 공간에 대한 하나의 알레고리다.)  그 빚을 갚는다. 창작의 세계에선 그게 미덕이 아니겠는가. 한국식 고유명사를 과감하게 사용하고, 대한민국을 우주항공 분야의 초선진국으로 설정해놓고도 어색함없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뻔뻔함이 사랑스럽다. 유쾌함까지 닿지 않는 재기발랄함, 신파까지 미치지 않는 운명론이 이야기의 설득력을 더한다. 외교학을 오래 공부하고, 조금은 쌩뚱맞은 곳에서 직장생활을 경험하는 등, 저자의 다양한 경험과 흥미가 글에 녹아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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