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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숙이의 숙제 ㅣ 책 읽는 어린이 연두잎 10
유순희 지음, 오승민 그림 / 해와나무 / 2023년 3월
평점 :
유명숙! 버들 유, 밝을 명, 맑을 숙! 밝고 맑은 예쁜 이름을 가진 ‘명숙’이는 이 책의 주인공이다.
명숙이는 1970년대에 10살쯤 되는 소녀로 나오고 그녀의 가족사와 매일 힘겨운 나날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룬 동화이다.
명숙이는 두 살 때 엄마가 돌아가셨고, 위로는 언니가 있다. 어린 시절 언니가 엄마처럼 보살펴 주었지만, 언니는 학업을 포기하고 공장으로 돈을 벌러 기숙사로 향하였고, 명숙이는 오매불망 언니를 기다린다. 아버지는 재혼하셨지만, 여전히 가장으로 해야 할 역할을 하지 못하고 술만 마신다. 새엄마는 억척같이 일을 하며 돈을 벌지만, 가난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것 같다. 새엄마가 아이를 출산하면서 명숙이에게는 이복동생이 생겼지만, 아이를 출산한 후 새엄마는 시름시름 앓다가 세상을 등지고 만다. 명숙이는 이복동생을 위해 엄마의 역할까지 떠맡아야 했다. 학교를 계속 나가면서 학업을 이어가고 싶은데 이복동생을 돌봐줄 사람이 없다. 명숙이는 집안일을 하고 동생을 돌보며 하루하루 고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 와중에 학교 선생님이 내어주신 이름의 뜻을 알아 오라는 숙제의 답을 알게 되면서 자신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며 힘을 얻는다. 숙제를 완수했다는 기쁨에 다시 학교 갈 날을 기다리지만, 어린 동생 때문에 학교에 가는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
이 책은 동화지만 실화 같은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다.
명숙이의 시대상을 따라가면 1960도에 태어난 우리 엄마와 아빠가 있다.
아빠와 엄마의 어린 시절 가난함 속에서 어떻게 성장했는지에 대해서 대략 알고 있다.
아빠는 명숙이처럼 육성회비를 제때 내지 못해서 학교 선생님께 많이 혼나셨다고 하셨고, 매일 2시간 왕복 걸어서 등하교했다고 하셨다. 엄마의 형제는 7남매이다. 엄마가 맏이는 아니지만 줄줄이 있는 동생들을 돌봐줘야 하기에 편하게 공부만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다. 여자였기에 공부를 지속할 수 없어 일찍 학업을 마치고 돈을 벌러 일하러 가셨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나의 어린 시절 “너희는 정말 편하고 좋은 환경에서 자라는 거야!” 라고 자주 하셨던 말씀이 생각난다. 그때는 그냥 ‘옛날에는 다들 가난해서 그렇지~’ 라고 부모님의 어린시절에 대해서 가볍게 여겼는데... 『명숙이의 숙제』를 보니 명숙이가 엄마 아빠라고 생각하니 슬프다.
명숙이의 삶이 너무 고되고 혹독하고 가족의 사랑을 받지 못해서 보는 내내 안타까웠다.
지금은 나보다 더 나이가 많은 우리 엄마 나이 즈음 되었을 명숙이를 위로해주고 싶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잘 자라주었다고, 부모를 대신해서 동생도 잘 돌보고 자신의 삶을 의미 있게 생각해줘서 고맙다고, 그리고 사랑한다고......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