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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훨 올라간다 - 배삼식 희곡 그림책
배삼식 지음, 노성빈 그림 / 비룡소 / 2023년 1월
평점 :
배삼식 작가님은 동아연극상, 대산문학상, 김상열연극상을 수상한 한국 대표 극작가에요.
작가님의 첫 희곡 그림책이 『훨훨 올라간다』입니다.
이 책은 진안 ‘마이산 탄생 설화’를 바탕으로 재창작한 아름다운 이야기에요.
마이산 탄생 설화까지 배경지식으로 알고 책을 보면 더 유익하겠지만 유아기 아이들이라서 엄마의 장황한 배경을 설명하면 아이들이 보기도 전에 지칠 듯하여 그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었어요.
평소 그림책을 즐겨보는 아이들이었지만 희곡 그림책은 처음이라서 어떻게 읽어줄까? 보여줄까? 고민이 많았지만 엄마의 육성 보다는 먼저 QR코드를 찍어 배우들의 목소리로 듣는 <생생 오디오 북>을 먼저 들려주었습니다. 엄마가 폰을 들고 있으니 영상을 보여주는 줄 알고 한 껏 들뜬 아이들! 책보다는 폰으로 그림책을 먼저 접하게 되었습니다.
배우들의 목소리며 효과음까지 생동감 있게 읽어주니 아이들은 금세 그림책(영상)속으로 빠져들게 되었고, 영상이 끝난 후 아이들이 그림책을 다시 찬찬히 훑어보며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하더라고요.
“엄마, 조금 무서워요.” →둘째 아이는 그림과 배우의 힘 있는 목소리, 으르렁~ 효과음에 무섭다고 표현하였습니다.
“엄마, 이 책은 조금 이상해!”
“아, 이상했어? 그런데 어떤 게 이상하지??”
“음..... 그게 ... 이상한데...”
아직 뭔가 다르긴 다른데 어떻게 다름을 표현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 생각에 잠긴 8살 아이.
이제 엄마가 이 책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를 해줘도 될 때가 왔습니다.
“우리 작년 가을에 수원 화성에 갔을 때 정조가 화성 행궁을 왜 세웠었는지 이야기 봤던 인형극 기억나니?”
“아, 맞다~ 응~, 그 내용이야?”
“아니, 그 내용과는 달라, 하지만 여기서 나오는 글씨들이 연극하듯이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놀이를 하는 거야. 서로 이야기하는 말들이 책에 적혀있어. 그래서 엄마가 이 책을 읽을 때는 혼자 하면 재미가 없어. 엄마가 ‘송동이’ 역할을 하고 수인이가 ‘백단이’ 역할을 하며 책을 다시 읽어볼까? 혜인이가 무서워하니까 덜 무섭고 재미있게 다시 읽어보자.” 하며 아이와 대사 주고받기 낭독 연습을 처음 하였습니다. (이제 글씨를 제법 읽기 시작한 아이와 낭독 연습하기 매우 좋았습니다. )
대화에서 리듬을 타며, 비슷 비슷한 글자에 아이의 혀가 꼬이기도 했지만 그 마저도 재미있는 상황 연출이 되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대화의 호흡을 맞춰보니 “우리 정말 못한다, 성우들처럼 안된다.” 하며 또 깔깔깔.....^^
솔직히 6살과 8살 아이에게 희곡 그림책은 어려운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처음 접해본 첫 희곡책!
QR코드로 전문 성우들의 생생한 목소리!
엄마와 아이의 주고 받는 역할극!
함께 호흡을 맞춰보며 읽는 대화문!
엄마와 아이의 어색하고 이상한 책읽기!
다 같이 배꼽잡고 웃음을 멈출수가 없었던 매력이 가득한 책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대화 주고 받으며 읽기가 독서가 아닌 놀이로 받아들이며 한동안 희곡 그림책을 따라한 ‘동극 놀이’를 아주 오랫동안 즐기게 되었습니다.
아이와 역할놀이 책읽기가 끝난 후 아이와 함께 호흡을 맞추어 읽어본 소감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오늘만큼은 엄마와 놀이를 한 기분이라며 다음에 읽을 때는 동물 역할을 하겠다며 자처하는 아이! 책의 이야기에 집중하기보다 아이는 엄마와의 역할극이 신이 났는지 한동안 동극놀이를 하였습니다.
아이들에게 책의 메시지를 꼭 전달해줘야 의미 있는 독서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책속 내용이 의도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아기 어린이들은 책을 놀이로 받아들이며 즐거운 경험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집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서 독서의 경험이 역할극 놀이(동극)로 한층 업그레이드 되어 아이들의 상상력을 무한 자극 시키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책이 하나의 놀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희곡 그림책!
색다른 매력을 한 번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