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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누구니? ㅣ 비룡소 창작그림책 76
노혜진 지음, 노혜영 그림 / 비룡소 / 2022년 11월
평점 :
나의 어머니와 어머니의 어머니... 책 표지의 띠지의 문구가 벌써부터 뭉클한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고된 삶 속에 숨어 잇는 강인함과 아름다움, 세상 모든 어머니와 함께 보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
1922년, 나는 태어났습니다. 내 이름은 ‘정자’입니다.
아버지의 한약방이 놀이터가 되었고, 아버지 앞에서 글자를 읽으면 칭찬을 받았습니다.
정자는 꿈이 있었지만 일본 순사들이 처녀를 강제로 끌고가자 아버지는 정자가 19살이 되던 해 시집을 보냈습니다.
1940년, 나는 아무것도 꿈꿀 수 없었습니다.
시집을 가면서 아버지와는 이별하게 되었고,
아이를 낳아 지내고 있었습니다.
1945년, 우리나라를 되찾고 아버지에게 아이가 다섯 살이 되면 만나러 가겠다고 편지를 썼지요.
아버지를 만나지 못한 채 남북한 전쟁이 일어났고, 아이와 남편과 함께 배를 타고 피난을 갔습니다.
인천 강화도에서 장사를 하며 어렵게 모은돈으로 허름하지만 집도 마련하였습니다.
어느날부터 남편이 아무것도 먹지 못하더니 하늘로 떠났습니다.
아이들이 있어 숨 실 수 있었습니다........
“정자”씨의 이야기가 끝나자 다시 “월순”씨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정자씨와 월순씨는 작가님의 친할머니와 외할머니이다. 친할머니와 외할머니의 삶을 반추하며 그 삶 속에서 자신들의 모습을 찾는 두 작가의 첫 책으로, 언니가 글을 쓰고 동생이 그림을 그려 호흡을 맞춰 집필했다고한 다.
옛 앨범을 보는 듯한 흑백톤의 옛날 감성 사진이 스케치 되어 있는데, 나의 할머니가 생각이나 울컥한다. 우리 할머니 집에 가면 이런 사진을 볼 수 있었는데... 내가 초등학생 때 방학 때면 언니와 함께 할머니 집에 맡겨졌다. 아무것도 없는 시골에서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언니와 나! 이렇게 있으면서 옛날 옛적에~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그때도 궁금했던 6.25 전쟁 때, 할머니가 시집가던 때 나이, 할머니의 결혼 후의 혹독했던 삶... 10살이 되지도 않은 어린 나에게도 ‘할머니의 삶은 참 고됐겠구나’ 함이 느껴졌고, 내가 그 시절에 태어나지 않았음을 감사하게 생각하곤 했다. 어린 내 눈에서의 할머니, 고생 많이 하셨네요...... 하는 느낌이었는데, 어른이 된 지금 다시 할머니를 떠올리면 그 시절 그 시대 어른들은 어찌 그런
삶을 견뎌내셨을까? 나라면 잘 버텨냈을까? 받아들이며 살았을까? 머릿속으로 생각만해도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은 삶이고 인생이다. 우리 할머니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더 듣고 싶다. 어떻게 버티셨냐고, 얼마나 힘드셨냐고 위로도 해주고 싶고 지금의 우리가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경험시켜드리고 싶다. 그 시대의 어머니의 어머니, 아버지의 아버지 덕분에 우리가 잘 지내고 있음을, 감사함을 전해주고 싶다.
이 책은 어른을 위한 그림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옛 앨범을 들춰보며 과거로의 여행, 그리고 만나고 싶은 할머니, 잊으면 안 되는 과거의 역사, 모질고 굴곡진 인생이었지만 버텨낸 부모님께 본받을 가치!
너는 누구고, 나는 누구인지..... 우리가 어떻게 힘듦을 버티며 희망을 바라보며 살아내야 할지 생각을 머무르게 하는 여운이 깊게 남는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