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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노의 산책
쁘띠삐에 지음 / 노란돼지 / 2022년 8월
평점 :
첫째 아이가 두 돌 전후로 좋아했던 <리노의 산책>이라는 책이 있다. 코뿔소 ‘리노’가 혼자서 집을 나서며 길에 떨어진 단추도 줍고, 새 깃털도 발견하고, 하늘에 떠있는 구름과 놀고~ 마지막엔 엄마가 “리노야 밥 먹자~” 하며 엄마 곁으로 달려가며 이야기가 끝이 나는 그림책이다. 리노의 모험정신이 돋보였고, 마지막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당시 두 돌 전후 아이에게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이야기였고, 집 밖의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책을 통해서 상상해보았기 때문에 틈만 나면 읽어달라고 가져왔던 책이었다. 그 책의 표지와 닮아 있는 『도노의 산책』, 훌쩍 자란 우리 첫째 아이가 이 책을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너무 궁금했다.
『도노의 산책』은....
화창한 날씨 아래 도노는 기쁜 마음으로 공원으로 산책을 간다.
누가 떨어뜨린 모자를 보고 주인을 찾아주지만, 모자가 찌그러졌다며 오히려 도노에게 화를 낸다.
다시 길을 나선 도노! 이번엔 강아지가 도노의 가방에 있는 먹을 것을 달라고 부탁한다.
도노는 역시 호의를 베풀지만, 맛이 없다며 강아지는 “퉤”하고 뱉어 버린다.
다시 산책을 가고 이번엔 오리 한 마리를 만난다. 오리와 인사를 나누며 이름을 교환하는 그때, 어디선가 다른 오리 한 마리가 나타나더니 ‘내 여자친구에게 말걸지 마!’하며 역정을 낸다.
이렇게 도노는 산책하는 길에 계속 누군가를 만나게 되고, 도노의 의도와는 다르게 마주치는 누군가로부터 상처를 받게 된다.
결국엔 ‘그냥 집에 있을걸.’하며 속상한 마음을 안고 힘없이 걸어가고 있을 때 ‘비비’라는 친구를 만나게 된다.
‘비비’는 도노에게 어떤 친구 되었을까? 다른 친구들처럼 도노의 친절을 상처로 갚아줬을까? 아니면 따뜻한 마음을 베풀어 줬을까? 이야기의 결말은 책을 통해서 확인해 보기를 바란다.
도노의 멋진 모험 이야기가 있을 줄 알았는데, 도노의 친절함을 비난과 상처로 돌려준 친구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니 마음이 무겁고 도노가 너무 안쓰러웠다. 아이도 그런 도노가 매우 불쌍해 보였는지 “친구들 미워!”, “내가 도노랑 놀아줄래?~” 라며 엄마에게 속삭여주었다. 사실 이런 도노의 산책 속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 늘 일어날 수 있는 일상이다. 나는 누군가에게 친절을 베풀었지만, 누군가는 나의 친절이 과도하여 싫을 수도 있고, 서로 마음이 맞지 않을 수도 있고, 내가 상대방을 위해 노력하는 만큼 상대방은 같은 크기의 노력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 나도 도노와 같은 경험을 하고 있고, 우리 아이들도 유치원에서 만나는 친구들과도 상호작용을 하며 역시 이런 경험을 했다.
나는 우리 아이에게 『도노의 산책』에 등장하는 비비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
아이가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때 나는 아이의 안식처가 되어 마음을 보듬어주고 곁을 지켜줄 것이다. 누가 뭐래도 엄마는 항상 이곳에 있고, 너를 기다리고 있으며, 너의 상처를 어루만져 줄거야! 엄마는 힘든 하루를 보낸 너를 위해 ‘비비’같은 친구가 되어 줄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아이가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늘 행복하고 즐거운 일만 생기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날은 가족과 우리집이라는 울타리안에서 충분히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
내 기대와는 다른 책이었지만 잔잔한 여운을 주는 그림책이었다. 도노처럼 힘든 하루를 보내고 지쳐있는 당신, 위로가 필요한 아이들! 내 주변에 ‘비비’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 누군인지 생각해보며 감사한 마음을 가져보았으면 좋겠다.
위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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