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을 지워드립니다 - 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모닝
마에카와 호마레 지음, 이수은 옮김 / 라곰 / 2022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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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라는 단어는 너무나 가까이하기 싫은 말이지만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므로 가까이하기 싫어도 영원히 생각을 안해 볼 수 는 없다. 몇 달 전에 죽음을 이야기 해야 한다는 책인 오십부터 시작하는 나이공부책을 보고 난 후 무겁고 두려운 이야기책은 당분간 멀리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또 궁금해졌다. 죽음을 소재로 삶의 의미와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주는 책이라고 하니 삶의 존재와 죽고 난 후 발자취, 흔적에 대해서 알고 싶어졌다.

 

흔적을 지워드립니다_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모닝은 죽은 사람들의 집을 청소하는 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모닝을 중심으로 의뢰가 들어 온 5가지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1.생선초밥

2.흙 묻은 등산화

3.반짝이는 전신 거울

4.Special Blend Coffee

5.딸기 생크림 케이크

 

스물한 살 와타루는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청년이다. 고향에서 할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돌아온 날, 와타루는 평소 자신을 아껴주던 할머니가 홀로 돌아가셨다는 생각에 바로 집으로 가지 못하고 꽃병이라는 이름의 술집에 들러 맥주 한 잔을 마시기로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과 비슷한 검은색 양복을 입고 있는 사사가와를 만나 죽은 사람들의 집을 청소하는 특수청소 아르바이트를 제안받는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만나게 된 죽은 자들의 집 청소를 아주 자세하게 묘사가 되어 있는데, 고인의 마지막과 죽은 후 흔적을 청소하는 과정들이 머릿속으로 자꾸 상상되어 소름 돋았지만 그들이 왜 그렇게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는지 이유들이 궁금했다. 소설책이라서 그런 것일까? 이전에 죽음을 다룬 책은 너무나 사실적이고 내가 겪을 일들이라서 매우 슬프면서 생각하고 싶지 않은 그런 답답한 느낌이 너무 많이 들었었다. 하지만 이 책은 뭔가 나랑 거리가 먼 이야기(고독사 혹은 자살) 같아서 지난번 보다 죽음에 대해서 고민에 고민, 걱정에 걱정을 하면서 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삶과 죽음의 관점보다 나는 오히려 특수 청소 전문 회사의 직업에 대해 호기심이 증폭했던 것 같다. 일전에 유재석의 TV프로그램 유퀴즈 온더 블록에서 유품정리사나온 편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고인의 흔적을 정리하는 일을 처음 접하게 되었었다.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직업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었는데 이번 소설책을 통해서 그 분들의 직업환경과 노고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 직업체험을 한 것 같은 기분이다. 처음에는 고독사, 자살 등등 사회적으로 무거운 이야기가 전개 되는데, 고인의 유품 정리와 집 청소 과정을 읽으며 나의 머릿속은 그 순간을 상상을 하며 호기심과 이야기의 재미(?)를 느꼈다. 그러면서 내가 싸이코패스인가?’, ‘왜 죽음이라는 슬픔에 공감을 못하고 있지?’하는 섬뜩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마지막 에피소드인 딸기 생크림 케이크이야기는 너무 슬펐다. 이 이야기가 너무 슬프게 생각되어 정말 다행이기도 했다. 같은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라 동반 자살을 선택했던 엄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지만 그냥 그 상황이 안타깝고 처참했다. 데드모닝의 사장님인 사사가와의 이야기도 너무 슬펐던 이야기 중 하나였다. 나와 조금은 다른 세상 같은 이야기에는 영화보듯 공감이 안되었는데,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와 관련된 내용에서는 왜 이렇게 슬픈지,,,, 내가 읽은 이야기가 소설이라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실제는 이보다 더 잔혹하겠지만,,,)

 

누군가는 죽었고, 슬퍼할 겨를 없이 죽은 현장은 다음 사람을 위해 흔적을 지우고 냄새를 없애는 사실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결과적으로 슬픈 이야기이다. 내가 죽으면 나는 남은 사람을 위해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흔적을 남기고 싶지 않다. 내가 어떻게 마지막을 마주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고독사와 자살은 피하고 싶다. 먼 훗날 죽음을 맞이할 때는 꼭 미니멀라이프를 실현해야겠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나에게 이번 책은 삶과 죽음보다는 유품 정리사의 입장에서 관점에서 내 죽음을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딱 하나 알게 된 건 완전히 독같은 죽음은 없다는 거야, 죽음을 맞이한 상황도 다르고, 유족의 반응도 모두 달라. - P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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